"기발한 크리에이티비티, 공감 얻으려면"… 하이네켄이 밝힌 '전략 사다리'
"기발한 크리에이티비티, 공감 얻으려면"… 하이네켄이 밝힌 '전략 사다리'
  • 은현주
  • 승인 2020.05.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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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뉴 노멀]위기 상황에 주목해야 할 크리에이티비티
2015 칸 라이언즈 세미나
하이네켄만의 특별한 크리에이티브 프로그램 소개

[칸, 뉴노멀] 코로나19 위기 상황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경제와 문화가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으며 사람들의 생활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칸 라이언즈에서 공개된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뉴노멀 시대를 위한 다양한 영감(inspiration)을 제안합니다.

2015 칸 라이언즈에서 하이네켄 세미나 연사로 무대에 오른 소렌 헤이(좌) 마케팅 이사와 젤루카 디 돈토(우) 시니어 브랜드 디렉터가 하이네켄 맥주로 건배를 제안하고 있다. ⓒCannes Lions
2015 칸 라이언즈 세미나 연사로 무대에 오른 소렌 헤이(좌) 하이네켄 마케팅 이사와 젤루카 디 돈토(우) 시니어 브랜드 디렉터가 하이네켄 맥주로 건배를 제안하고 있다. ⓒCannes Lions

지난 2015년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는 글로벌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Heineken)의 소렌 헤이(Soren Hagh) 글로벌 마케팅 이사와 젤루카 디 톤도(Gianluca Di Tondo) 시니어 브랜드 디렉터가 무대에 올라 하이네켄 브랜드에 있어 크리에이티비티가 갖는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이네켄은 칸 라이언즈에서 1995년 올해의 광고주상에 이어 2015년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맥주회사는 어떻게 칸 라이언즈에서 두번이나 마케터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 하이네켄이 왜 여전히 크리에이티비티에 목말라 하는지 이들의 세미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무리 독창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브랜드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소용없는일이다. 소렌 헤이는 하이네켄의 애플 사이다(Apple Cider) '스트롱보우'(Strongbow)제품 캠페인을 소개했다. 

사과를 발효해 만든 제품에 맞게 광고 화면은 사과로 가득 차 있다. '스트롱보우' 즉, 강력한 활의 의미를 담아 고대 전사의 모습을 한 남자들이 사과를 향해 화살을 쏘아대고 그 활에 맞은 사과들은 술통으로 모아진다. 이후 '폭발하는 자연의 풍미'라는 카피로 광고는 끝난다. 

광고를 보여주고난 뒤 그는 "이 광고는 영상미가 뛰어난, 기교를 발휘한 작품이며 다방면에서 크리에이티브한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그러나 단 하나의 문제가 있다"고 고백한다.

이어 "이 광고를 본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브랜드 메시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스트롱보우의 영웅(Hero) 캠페인이 전세계에 소개됐을 당시 완전히 아무런 반응도 없는 침묵이라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그는 이 캠페인에 분명한 브랜드 메시지가 담겨있지 않은것을 꼬집으며 "이건 우리의 실수"라며 "사람들에게 회자 되지 않는 지루함과 혼란스러워하는 소비자는 하이네켄에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캠페인은 크리에이티비티에 대한 기회비용"이라며 당시 실수를 통해 배운점을 얘기했다.

하이네켄은 이러한 실수를 줄이고 싶었다. 그리고 때로는 주관적일 수 있는 크리에이티비티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 결과 하이네켄만의 특별한 크리에이티비티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소렌 헤이는 1부터 10단계로 나눠진 크리에이티브 사다리를 소개했다.

하이네켄 브랜드만의 크리에이티브 사다리. ⓒCannes Lions
하이네켄 브랜드만의 크리에이티브 사다리. ⓒCannes Lions

1. Destructive (사람들이 당신의 브랜드를 싫어하게 만드는 아이디어)
2. Hijacked (모방하는 아이디어)
3. Confusing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디어)
4. Cliche (진부한 아이디어)
5. Ownable (소유 할 수 있는 아이디어)
6. Fresh (신선한 아이디어)
7. Groundbreaking (획기적인 아이디어)
8. Contagious (사람들 사이에 확산되는 아이디어)
9. Cultural Phenomenon (문화적 현상을 일으키는 아이디어)
10. Legendary (죽을때까지 생각나는 아이디어)

10가지 크리에이티브 단계로 구분해 하이네켄만의 언어를 만든것이다. 하이네켄 안에서는 아이디어에 대한 토론을 하고 타사 캠페인을 스터디할 때 이 10가지 기준을 가지고 서로의 의견을 전달한다. 내부적으로 크리에이티비티에 대한 오해와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다.

소렌 헤이는 가장 위험한 단계는 4번째 진부한 아이디어라고 말하며 하이네켄이 추구하는 지점은 7단계 즉 획기적인 아이디어 그 이상을 지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크리에이티브 위원회'와 '크리에이티브 마스터 클래스'를 소개했다. 브랜드의 마케팅 및 영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생각하고 결정한 아이디어를 서로 질문하게 하며 10개의 사다리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이네켄 만의 4가지 크리에이티브 원칙을 밝혔다. 

하이네켄이 적용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네가지 원칙. ⓒCannes Lions
하이네켄이 적용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4가지 원칙. ⓒCannes Lions

1. 위대한것을 관찰하라 (Squint greatness)
2. 모호성의 힘을 수용하라 (Embrace the power of ambiguity)
3. 합리적으로 비합리적이되라 (Be reasonably unreasonable)
4. 일찍 실패하고, 빠르게 배워라 (Fail early, and learn quickly)

소렌 헤이는 "4가지 크리에이티브 원칙은 마케팅 뿐 아니라 조직 내 여러 부분에 걸쳐 적용될 수 있다"며 그는 그중에서도 마지막 원칙에 대해 강조했다.

"항상 좋은 결과를 만들순 없습니다. 우리는 실수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실수를 통해서 배우기도 하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요. 그래도 한 사람의 실수를 통해 다른 팀원들은 그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더 고민할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위험을 감수하며 계속해서 모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여러사람을 거쳐서 크리에이티비티는 탄생하게 됩니다."

크리에이티비티는 한 사람의 슈퍼스타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이네켄 세미나 전체영상은 칸 라이언즈의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인 '크리에이티브 무브 어스 포워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칸 라이언즈는 2020년 오프라인 페스티벌을 진행하지 않는대신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공식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칸 라이언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954년 개최 이래 처음으로 올해 페스티벌을 취소하고 오는 2021년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Cannes)에서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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