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조원 규모 옥외광고, 디지털과 만나 새로운 힘 얻었다"… 톰 고다드 세계옥외광고협회 회장
"54조원 규모 옥외광고, 디지털과 만나 새로운 힘 얻었다"… 톰 고다드 세계옥외광고협회 회장
  • 김수경
  • 승인 2023.08.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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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 키노트 스피치
"OOH, 글로벌 광고 시장 비중 5%대서 정체… 디지털이 혁신 주도할 것"
8월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려
톰 고다드(Tom Goddard) 세계옥외광고협회 회장(좌), 우창훈 전광방송협회 회장. ⓒ브랜드브리프

[부산 = 김수경 기자] 전세계 광고 시장의 약 5%를 차지하는 옥외광고(OOH)가 올해 사상 최초로 405억 달러(한화 약 54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통 매체로 치부되던 OOH가 디지털과 최신 기술을 만나면서 새로운 힘을 가진 강력한 매체로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MAD STARS) 키노트 무대에 선 톰 고다드(Tom Goddard) 세계옥외광고협회(World Out of Home Organization, 이하 WOO) 회장은 글로벌 OOH 시장 현황과 함께 OOH 광고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WOO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OOH 시장은 2022년 362억 달러(약 48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성장한 405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OOH가 전세계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기준 5.1%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글로벌 평균보다 조금 높은 6.2%를 기록했으나 팬데믹 전인 2019년 7.2% 보다는 감소한 수치다. 한국은 전세계 OOH 시장 규모 7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3위를 차지할 정도로 OOH 퍼포먼스가 좋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OOH 시장 1위는 미국, 2위는 중국, 3위는 일본이다.

톰 고다드(Tom Goddard) 세계옥외광고협회 회장. ⓒ브랜드브리프
톰 고다드(Tom Goddard) 세계옥외광고협회 회장. ⓒ브랜드브리프

톰 고다드 WOO 회장은 "OOH 점유율은 수년째 5% 대에서 멈춰있다"며 "디지털 옥외광고(DOOH)가 전체 OOH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5.4%, 올해는 37%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OOH 시장에서도 디지털에 대한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엔 50% 이상의 OOH 광고가 디지털로 전환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디지털이 OOH 광고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맥도날드의 2018년 옥외광고. (Cossette 대행) ⓒ맥도날드

빅테크 시대를 맞은 OOH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톰 고다드 회장은 먼저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기기 과다 사용으로 인한 온라인 피로감(online fatigue)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광고는 심플한 메시지로 사람들의 눈길을 빠르게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한 미디어 형식인 OOH에서는 최대한 간결하고 심플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명품 브랜드와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도 OOH 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톰 고다드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OOH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럭셔리 브랜드들이 OOH로 돌아오고 있다"며 "디지털과 결합한 OOH의 힘을 재발견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시 OOH 캠페인을 선보인 디올, IWC, 아디다스, 이케아, 아마존, 현대자동차, 코카콜라, 삼성, 구찌, KFC, 디즈니, 룰루레몬 등의 사례와 함께 태그호이어가 런던, 서울, 뉴욕, 싱가포르, 마드리드, 멜버른 등에서 선보인 3D 아나모픽(anamorphic, 입체적 광고 표현 기법) 캠페인 'The race never stop'을 소개했다.

톰 회장은 "태그호이어 캠페인처럼 멋진 DOOH를 집행하면 소비자들이 이를 직접 SNS에 올려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추가적인 광고 혜택이 따른다"며 "최근에는 오디언스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OOH와 3D 기술, 드론을 활용한 DOOH 캠페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지털 세계를 포용하고 그 세계와의 연결을 통해 OOH는 더욱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OOH를 집행하는 도시와의 협업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 부분들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까지 OOH의 진정한 가치가 발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디지털과 결합한 OOH의 크리에이티비티와 혁신은 광고 시장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톰 고다드(Tom Goddard) 세계옥외광고협회 회장(좌), 우창훈 전광방송협회 회장. ⓒ브랜드브리프

키노트 스피치가 끝난 뒤엔 톰 고다드 회장과 우창훈 전광방송협회 회장의 대담이 이어졌다.

우창훈 회장은 먼저, 초대형 매체의 등장으로 중소 사업자들이 겪는 사업적 어려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톰 회장은 "시장에서의 자유 경쟁은 민감한 주제다. 대형 브랜드와 대형 에이전시는 큰 규모의 광고 집행을 원한다. 미디어사나 광고를 집행하는 도시에서도 다수의 개별 계약보다는 소수의 대규모 계약을 원한다"며 "이는 자유 경쟁이며 자연의 섭리와도 같다.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소규모 기업들은 공동 컨소시엄을 만들거나 공동 거래 플랫폼을 만들어 대응하는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우 회장은 이어 OOH 효과 측정 표준화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톰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성과 측정을 표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에이전시와 브랜드가 측정 시스템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최근 CFO와 CBO들은 미디어 ROI에 신경을 많이 쓴다. 오디언스 측정으로 매체의 가치와 효과, 다른 미디어보다 더 뛰어나다는 증거를 보여줘야만 한다. 때문에 OOH뿐만 아니라, 전체 미디어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챗GPT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의 신기술 도입이 OOH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톰 회장은 "OOH에도 신기술이 반영되겠지만, 단기간 안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며 "M2M(Machine to Machine, 사물지능통신), M2H(Machine to Human, 사물·인간간통신)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가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2023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는 오는 25일까지 '리부트!(REBOOT! 팬데믹 이후 새로운 전략으로 다시 시작)'를 주제로 부산 벡스코 및 해운대 일원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전세계 마케팅·광고·디지털 콘텐츠 업계 전문가들과 인기 크리에이터 등 총 58인의 연사가 참여한다. 전체 콘퍼런스 일정 및 자세한 정보는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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