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광고비 25% 줄인 아마존, 틱톡 광고비만 30% 늘렸다… 왜?
소셜미디어 광고비 25% 줄인 아마존, 틱톡 광고비만 30% 늘렸다… 왜?
  • 김수경
  • 승인 2023.09.1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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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아마존의 '바이럴 쇼핑'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
아마존, '아마존 인스파이어' 통해 크리에이터 생태계 구축
틱톡, '틱톡숍' 오픈하고 이커머스 시장 진출
아마존과 틱톡, '경쟁' 상대이자 '공생' 관계로 주목
틱톡 관련 사진. ⓒTikTok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자 세계 최대 광고주 중 하나인 아마존(Amazon)이 타 소셜미디어 채널 광고비를 모두 줄인 반면, 숏폼(short form, 짧은 형태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에는 오히려 더 많은 광고비를 쏟아 붓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강자 아마존은, 왜 틱톡에 공을 들이고 있을까.

1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의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소셜미디어 채널 광고비는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반면 틱톡 광고비는 같은 기간 30%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의 미국 내 전체 광고비 중 틱톡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5%에서 8%로 확대됐다.

최근 틱톡에서 바이럴되는 동영상 콘텐츠들이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며 '소셜 쇼핑'의 트렌드를 주도하자, 소비자들이 틱톡에서 본 물건을 아마존에서 바로 살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해 틱톡에 광고비를 쏟아 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틱톡이 아마존 '바이럴 쇼핑'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R/GA의 알렉시스 드브러너(Alexis DeBrunner) 전략 부문 부 디렉터는 "'TikTok Made Me Buy It(틱톡이 그걸 사게 만들었다)'는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사람들이 제품을 발견하는 하나의 방식이 됐다"고 설명했다.

'TikTok Made Me Buy It'는 틱톡에서 유행하는 최신 트렌드 중 하나로, 크리에이터들이 특정 제품을 추천하는 동영상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Amazon Finds(아마존에서 발견한 것들)' 트렌드도 604억 뷰를 생성하며 틱톡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트렌드를 주제로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은 아마존에서 구매한 독특한 패션 제품이나 청소 도구, 전자 기기 등을 리뷰하며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들이 큰 인기를 얻자, 틱톡은 지난해 자체 이커머스 서비스인 '틱톡숍(TikTok Shop)'을 론칭했다. 틱톡 영상 속 제품 태그를 클릭하면 곧바로 '틱톡숍' 내 제품 구매 페이지로 이어진다. 틱톡 콘텐츠에 등장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아마존으로 보내는 대신, 틱톡 내에 붙잡아두고 직접 판매까지 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인앱 쇼핑 서비스인 '트렌디 비트(Trendy Beat)'도 선보였다.

틱톡숍 관련 사진. ⓒTikTok

현재 '틱톡숍'은 미국과 영국, 인도네시아 등 8개 국가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지난해 총거래액(GMV)은 44억 달러(한화 약 5조8432억원)를 기록했고 올해는 4배 이상 증가한 200억 달러(약 26조5600억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틱톡숍'에 제품을 등록한 판매자는 20만 명을 넘어섰으며, 그 중 90% 이상은 중국이 아닌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을 거치지 않고 틱톡 내에서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는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틱톡숍'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낮은 품질은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으며 연간 GMV 3670억 달러(약 487조3760억원)에 달하는 아마존과 비교해 상품 구성이나 품질, 배송,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존 인스파이어 관련 사진. ⓒAmazon

틱톡이 '틱톡숍'을 오픈하고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사이, 아마존은 틱톡 스타일의 동영상 피드를 제공하는 '인스파이어(Inspire)'를 론칭하고 틱톡이 주도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쇼핑 콘텐츠 영역에 욕심을 내고 있다.

아마존은 '인스파이어'에 업로드되는 동영상 1건 당 25달러(약 3만3000원)를 지급한다고 밝히며 타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을 유혹했지만, 대부분은 아마존이 제시한 낮은 가격을 비판하며 '인스파이어'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틱톡은 높은 콘텐츠 조회수에도 불구하고 제품 판매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고, 아마존은 방대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로 풀어내는데 실패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틱톡과 아마존은 경쟁자인 동시에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알렉시스 드브러너(Alexis DeBrunner)는 "아마존은 틱톡의 최대 광고주 중 하나"라며 "광고주와 척을 지지 않는 선에서 소비자들을 인앱 구매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존에게 있어서도 틱톡은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이커머스 전략의 핵심이자,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와 숍 아마존(Shop Amazon) 등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는 훌륭한 수단"이라며 "틱톡과 아마존, 크리에이터 간 공생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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