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안녕"… 슈퍼볼 떠난 버드와이저의 브랜드 아이콘 '클라이즈데일'
"잠시만 안녕"… 슈퍼볼 떠난 버드와이저의 브랜드 아이콘 '클라이즈데일'
  • 은현주
  • 승인 2021.02.08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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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즈데일, 제품 노출 없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훌륭한 장치로 평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슈퍼볼 광고 건너 뛰기로 결정

[칸 뉴노멀] 코로나19 위기 상황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경제와 문화가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으며 사람들의 생활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칸 라이언즈에서 공개된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뉴노멀 시대를 위한 다양한 영감(inspiration)을 제안합니다.

바야흐로 지금은 캐릭터 전성시대다. 상황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한 인물을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으로 나누는 '본캐'와 '부캐'는 더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유산슬, 지미유, 만옥, 천옥 등 사람들에게 이미 익숙한 '부캐'도 많다. 유명 연예인들도 '부캐'라는 명목으로 그들의 본래 이름을 바꿔서 활동할 만큼 상징적인 캐릭터가 주는 몰입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브랜드에 있어서 캐릭터는 어떤 역할을 할까.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시스템1(System 1 Group)은 브랜드를 대표하고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는 브랜드 캐릭터들을 '능수능란한 장치'(fluent devices)라고 불렀다. 훌륭한 브랜드 캐릭터는 제품을 굳이 드러내놓고 보여주지 않아도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충분히 전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칸 라이언즈 코리아는 역대 수상작 중 브랜드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를 소개한다.  

4. 버드와이저(Budweiser)
수상내용: 2004 필름(Film)부문에 출품했으나 수상하지는 못했다.
출품사: 굿비 실버스타인&파트너스(GOODBY SILVERSTEIN & PARTNERS, SAN FRANCISCO)
광고주: 버드와이저(BUDWEISER)

한국에 '거위의 꿈'이 있다면, 미국에는 '당나귀의 꿈'이 있다. 맥주를 수레에 가득 싣고 멋지게 달리는 말 '클라이즈데일'(Clydesdales)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당나귀에 대한 이야기다.

태어날 때부터 버드와이저의 클라이즈데일이 되고 싶었던 그에게는 치명적 단점이 있었는데, 바로 당나귀 라는 것. 그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클라이즈데일처럼 걸었고 클라이즈데일처럼 버드와이저를 싣고 수레를 끌었으며 클라이즈데일처럼 보이기위해 다리에 길고 풍성한 털도 붙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 왔고 버드와이저의 클라이즈데일 앞에서 면접을 보게됐다. 그는 과연 면접을 통과했을까. 결과는 위 영상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버드와이저 브랜드 홈페이지에 소개된 클라이즈데일 소개. ⓒBudweiser.com
버드와이저 브랜드 홈페이지에 소개된 클라이즈데일 소개. ⓒBudweiser.com

지난 2004년,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클라이즈데일이 되고 싶은 당나귀의 귀여운 도전기를 다룬 캠페인 영상을 선보였다. 칸라이언즈 출품기록에 따르면 버드와이저는 당시 21-27세 정도의 젊은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고전적인 버드와이저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시각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고민했다.

광고에서 버드와이저 제품의 노출 시간은 단 5초도 되지 않는다. 칸라이언즈 콘텐츠 팀은 "당나귀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훌륭한 브랜드 캐릭터는 제품 노출 없이도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약 300년 전, 스코트랜드의 클라이즈데일 지역에서 농장일을 위해 길러지면서 지역 이름인 클라이즈데일로 이름 붙여진 이 말은 무려 1933년 부시(Busch)가문 아들들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선물로 보내며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버드와이저는 "클라이즈데일은 버드와이저 맥주를 상징하는 것 그 이상이며 이들은 미국의 위대한 산업정신의 실체"라고 홈페이지에 소개할 만큼 브랜드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대단하다. 

굿비 실버스타인&파트너스 샌프란시스코 팀이 대행한 이 캠페인은 2004년 칸 라이언즈 필름 부문에 출품 했으나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소비자들에게 클라이즈데일은 곧 버드와이저로 통할만큼 오랜 세월 신뢰를 쌓아오고 있는 캐릭터다.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슈퍼볼 경기에서도 인기있는 광고로 손꼽히는데, 올해는 아쉽지만 슈퍼볼에서 클라이즈데일을 볼 수 없게 됐다.

버드와이저는 2021년 수퍼볼 경기 기간 중 브랜드 광고를 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Budweiser.com
버드와이저는 2021년 슈퍼볼 경기 기간 중 브랜드 광고를 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Budweiser.com

미국 경제뉴스 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버드와이저가 37년만에 처음으로 미국 슈퍼볼 경기 기간에 방영되는 광고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버드와이저의 모기업인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는 올해 슈퍼볼 마케팅 비용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중요성을 알리고 공급하는데 지원할 계획이다. 2022년에는 버드와이저 클라이즈데일의 슈퍼볼 복귀작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2021년 칸라이언즈 페스티벌은 오는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열린다. 2020년, 2021년 칸라이언즈 어워즈 출품은 4월 15일까지 마감하며 칸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접수 할 수 있다. 

다음은 보험회사 Aflac의 특별한 오리 이야기(My Special Aflac Duck)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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