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퍼 주문, 수화로도 가능합니다"… 버거킹이 만든 브랜드 최초의 수화 '와퍼사인'
"와퍼 주문, 수화로도 가능합니다"… 버거킹이 만든 브랜드 최초의 수화 '와퍼사인'
  • 은현주
  • 승인 2021.0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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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 브랜드 캐릭터 '킹'(King) 활용해 청각장애 커뮤니티와 소통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최초의 미국수화(ASL) '와퍼사인'

[칸 뉴노멀] 코로나19 위기 상황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경제와 문화가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으며 사람들의 생활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칸 라이언즈에서 공개된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뉴노멀 시대를 위한 다양한 영감(inspiration)을 제안합니다.

바야흐로 지금은 캐릭터 전성시대다. 상황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한 인물을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으로 나누는 '본캐'와 '부캐'는 더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유산슬, 지미유, 만옥, 천옥 등 사람들에게 이미 익숙한 '부캐'도 많다. 유명 연예인들도 '부캐'라는 명목으로 그들의 본래 이름을 바꿔서 활동할 만큼 상징적인 캐릭터가 주는 몰입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브랜드에 있어서 캐릭터는 어떤 역할을 할까.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시스템1(System 1 Group)은 브랜드를 대표하고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는 브랜드 캐릭터들을 '능수능란한 장치'(fluent devices)라고 불렀다. 훌륭한 브랜드 캐릭터는 제품을 굳이 드러내놓고 보여주지 않아도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충분히 전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칸 라이언즈 코리아는 역대 수상작 중 브랜드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를 소개한다.  

 

3. 와퍼 사인(WHOPPER SIGN)
수상내용: 2016 미디어 라이언즈, 브론즈 라이언 & 아웃도어 라이언즈, 브론즈 라이언 캠페인 (Media Lions, Bronze Lion & Outdoor Lions, Bronze Lion Campaign )
출품사: 데이비드 마이애미(DAVID MIAMI)
광고주: 버거킹(BURGER KING)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 버거킹(Burger King)의 브랜드 캐릭터 킹(King). 사실 거의 말을 하지 않는편에 더 가깝다. 그런 그가 2016년 4월 오랜 침묵을 깨고 세상에 나왔다. 

대행사 데이비드 마이애미(DAVID MIAMI)가 공개한 버거킹 영상은 킹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2분 남짓하는 인터뷰 시간동안 작은 숨소리도 하나 들리지 않는다. 모든 대화는 수화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킹은 "나는 말을 하지 않는데, 정말로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것이 너무 오랜만"이라며 "그러나 이제 나는 내 침묵을 깨려고 한다"고 첫 마디를 꺼냈다.

버거킹은 이례적인 킹의 수화 인터뷰에 담긴 두 가지 의미를 설명했다. 첫번째는 2016년 4월 15일은 미국 수화의 날(National American Sign Language Day) 199번째를 기념하는 해라는 것. 두번째로 버거킹은 50년 넘게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브랜드로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대표 메뉴인 와퍼를 나타내는 공식 수화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수화로 단어 스펠링을 연결해 만든 버거킹 메뉴. ⓒCannes Lions
미국 수화로 단어 스펠링을 연결해 만든 버거킹 메뉴. ⓒCannes Lions

대개 미국수화에 있어 고유명사는 특별한 사인(Sign)으로 나타내지 않고, 단어의 철자 하나하나를 손가락 언어(Fingerspell)로 표현해야한다. 수화 언어의 특성상 새로운 단어를 만들 수 있는 언어의 규칙성이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새로운 사인을 만들면 다시 청각장애 커뮤티니에서 서로 사용하며 자연스레 전파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킹(King)은 "미국 수화의 날을 기념해 와퍼의 공식 수화를 만들고자 한다"며 청각 장애 커뮤니티에 아이디어를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2016년 4월 15일 버거킹의 수화 영상은 단 하루만에 소셜 미디어상에서 12만회 이상 공유됐으며 약 200여개의 새로운 와퍼 사인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모였다.

수화는 손가락 모양과 손바닥의 방향 그리고 수화를 전하는 사람의 표정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고 한다. 와퍼는 수화로 어떻게 전달 할 수 있을까.

미국 청각장애 커뮤니티가 제안하고 버거킹이 공식적으로 지정한 공식 와퍼 사인은 아래 사진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브랜드가 제작한 최초의 미국 수화 '와퍼 사인'. ⓒCannes Lions
브랜드가 제작한 최초의 미국 수화 '와퍼 사인'. ⓒCannes Lions

와퍼 사인은 브랜드가 공동으로 제작한 최초의 미국 수화다. 버거킹의 와퍼 사인 캠페인은 2016년 칸라이언즈서 브랜드 캐릭터가 브랜드의 보다 목적성 있는 이니셔티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와퍼 사인 캠페인은 2016년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미디어 부문 브론즈 라이언과 아웃도어 부문 브론즈 라이언을 수상했다. 

2021년 칸라이언즈 페스티벌은 오는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열린다. 2020년, 2021년 칸라이언즈 어워즈 출품은 4월 15일까지 마감하며 칸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접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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