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 64년 써 온 대표 슬로건을 중단하다… "코로나 시대에 부적절"
KFC, 64년 써 온 대표 슬로건을 중단하다… "코로나 시대에 부적절"
  • 김수경
  • 승인 2020.08.2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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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을 빨 만큼 맛있다' 표현, 코로나19 시대에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사용 잠정 중단
"적절한 때 오면 다시 사용할 것"
Mother 대행

"손가락을 빨 만큼 맛있다(It’s finger lickin' good)"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KFC가 64년 동안 사용해 온 기업 대표 슬로건에 모자이크를 입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생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해당 문구 사용을 잠정 중단키로 한 것이다.

26일 CNN방송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KFC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고 손씻기와 손세정제 사용이 필수가 된 요즘, 'It’s finger lickin' good' 슬로건의 내용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광고에서 이 문구를 빼기로 했다.

KFC가 새로 공개한 영상 광고 속에는 치킨을 담는 KFC 고유의 버킷(bucket)이 등장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KFC의 버킷에는 'It’s finger lickin' good'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지만 광고에서는 'finger lickin(손가락을 빨 만큼)' 부분이 모자이크 처리 돼 있고 'It's good'만 남아있다.

광고 영상 마지막 부분에는 "우리가 늘 말해오던 그 말을, 지금부터는 무시하라"고 말하며 "KFC, It's good"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KFC는 영상 광고와 함께 옥외 광고도 공개했다. 옥외 광고는 KFC 치킨이 담긴 버킷을 통해 "요즘에는 손가락을 빠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손가락을 빨기 전 손가락을 깨끗하게 씻으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광고는 광고대행사 마더(Mother)가 대행했다.

캐서린 탠쥬세피 KFC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성명을 통해 "KFC의 상징적인 슬로건은 현재 환경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64년 간 사용해 온 '손가락을 빨 만큼 맛있다'라는 광고 슬로건을 잠정적으로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치킨을 먹을 때 손가락을 빠는 것이 코로나19 시대에 맞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해당 문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KFC는 적절한 때가 되면 해당 슬로건을 다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KFC의 대표 슬로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올해 3월 영국에서부터 시작했다.

지난 2월 말 영국KFC는 광고 모델들이 자사의 치킨을 맛있게 먹은 뒤 손가락을 빠는 장면이 담긴 광고를 내보냈다. 이후 150여명의 시민들은 영국 광고표준위원회(ASA)에 단체로 항의 전화를 걸어 "무책임한 광고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당시 영국 KFC 측은 "정말 자랑스러운 광고지만 지금으로서는 잠시 중단하고 광고를 내보내지 않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문구를 광고에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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