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과 퍼포먼스 구분 없어진다"… 초개인화 TV 광고를 꿈꾸는 사람들
"브랜딩과 퍼포먼스 구분 없어진다"… 초개인화 TV 광고를 꿈꾸는 사람들
  • 유다정
  • 승인 2023.10.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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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레서블TV광고, 가구별로 다른 광고 제공
알고리즘 기반 프로그래매틱 광고 비중 커져
"2년 후 방송 광고 시장에서 10% 차지할 것"
애드아시아 2023 서울 세션
(왼쪽부터) 백원장 애니포인트미디어 대표, 제이슨 반즈 퍼브매틱 APAC 최고수익 책임자, 배준수 그룹엠코리아 이사, 김봉수 SK브로드밴드 어드레서블TV광고 팀장, 김태훈 LG유플러스 상무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애드아시아 2023 서울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브랜드브리프

TV 광고는 이제 단방향으로 노출되는 광고가 아니다. 기존의 시청률 기반이 아닌, 고객 데이터 기반으로 TV 광고를 구매함으로써 시청자에게 더욱 개인화되고 연관성 높은 광고를 전달하게 된 것이다.

어드레서블TV(이하 'ATV') 광고는 시청하는 가구의 특성과 관심사에 따라 가구별로 각기 다르게 송출하는 맞춤 광고를 말한다. 셋톱박스 이용자의 IP 주소를 통해 인터넷 검색기록이나 사용패턴, 성향, 취향 등을 기반으로 각 이용자가 관심을 둘 만한 상품의 광고를 선별해 제공하는 프로그래매틱 광고(Programmatic Ad)의 일종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IPTV 가입자 수는 2000만명이 넘는다. 전체 가구를 2300만으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보급률을 자랑하는 셈이다.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애드아시아 2023 서울'에서 백원장 애니포인트미디어 대표가 좌장을 맡아 제이슨 반즈 퍼브매틱 APAC 최고수익 책임자, 배준수 그룹엠코리아 이사, 김봉수 SK브로드밴드 어드레서블TV광고 팀장, 김태훈 LG유플러스 상무가 ATV 광고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각기 다른 회사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ATV다. 애니포인트미디어는 2016년 ATV 광고를 국내에 최초로 선보인 애드테크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가 개발한 플라워(FLOWER)는 구글과 오픈 옥션 방식으로 연동돼 있어 유튜브가 서비스되는 PC와 모바일에 더해 TV의 대형 화면에서도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애니포인트미디어 '플라워' ⓒ애니포인트미디어
ATV 광고 플랫폼인 애니포인트미디어의 '플라워'. ⓒ애니포인트미디어

퍼브매틱은 공급 경로 최적화(SPO) 솔루션 '액티베이트(Activate)'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프로그래매틱 플랫폼에서 비입찰 직거래를 실행해 프리미엄 동영상 및 대규모 CTV(커넥티드 TV, 인터넷과 연결되는 기기) 인벤토리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빼놓을 수 없다.

김태훈 LG유플러스 상무는 자사 데이터관리플랫폼(DMP)에 '다이나믹 세그멘테이션'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고객을 비슷한 성향과 특성별로 그룹핑한 것을 세그멘테이션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정형화된 세그멘테이션을 사용하는 반면, 유플러스는 브랜드나 상품별 맞춤 세그멘테이션을 사용한다. 37개였던 세그멘테이션은 현재 570개로 늘어났으며, 하루 단위로 변경된다는 것의 김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브랜딩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나눠놓고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두 개는 절대 나눠질 수 없다"고 말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측정과 성과 개선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방법으로, 개인별 트래킹이 용이한 모바일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다. 이제 모바일과 TV라는 이종간 디바이스의 확장을 통해 브랜딩과 퍼포먼스까지 통합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김태훈 상무는 "초개인화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예측해 모바일에서, 또 IPTV에서, 그리고 다시 모바일에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며 "통신회사로써 가장 적합한 매체와 솔루션을 가지고 초개인화 광고를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김봉수 SK브로드밴드 팀장은 "SK브로드밴드는 셋톱박스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려고 한다"며 "타기팅(targeting)과 미디어 효과 측정(메저먼트)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2년 후에는 방송 광고 시장에서 최소 10%는 ATV가 차지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브리프
발언하고 있는 제이슨 반즈 퍼브매틱 APAC 최고수익 책임자(왼쪽에서 두번째). ⓒ브랜드브리프

다만 ATV에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준수 그룹엠코리아 이사는 여러 사업자가 함께하다 보니 효과 측정에 있어 어려움이 있음을 지적했다. 배 이사는 렌즈 브랜드 '바슈롬'의 광고를 고정된 노출수를 보장받는 프로그래매틱 개런티드 방식으로 제작한 경험이 있다.

그는 "당시 예상 고객의 연령대 보다 조금 높은 결과를 받아 의아했던 경험이 있다"며 "일반 TV 광고의 경우 시청률만 조사하면 되지만 ATV 광고는 효과 측정을 하는 도구가 상이해 리포트를 쓸 때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을 키우기 위해선 사업자 간 경쟁이 아닌 통합이 필요할 때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백원장 애니포인트미디어 대표는 "2년 전만 해도 ATV 광고에서 프로그래매틱으로 구매하는 비중은 0.5%도 되지 않았는데, 올해 12월에는 1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광고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광고주들도 ATV 광고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백 대표는 "TV가 따로 떨어진 섬이 아니라 기존의 디지털 광고 생태계에 연결된다면 가장 중요한 프리미엄 비디오 인벤토리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대담을 마무리했다.

AFAA(아시아광고연맹)가 주최하고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 서울특별시가 후원하는 애드아시아 2023 서울은 지난 25일 공식 개막식을 시작으로 27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된다. 광고, 디지털 콘텐츠, 미디어, 홍보, 크리에이티브, 마케팅 등 분야별 글로벌 전문가 총 130여명의 강연과 컨퍼런스, 워크숍, 관련 부대행사 등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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