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위에 새빨간 립스틱 자국… 파리 시내에 초대형 립스틱이?
아스팔트 위에 새빨간 립스틱 자국… 파리 시내에 초대형 립스틱이?
  • 김수경
  • 승인 2023.09.1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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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 파리, 립스틱 신제품 홍보 위해 CGI 캠페인 공개
초현실적 영상, SNS서 큰 화제 모아
CGI 사용 광고, 해당 내용 표기 의무 둘러싼 논쟁 일기도

프랑스 파리에 거대한 립스틱을 매단 채 달리는 자동차가 등장했다. 대형 립스틱은 아스팔트 도로 위에 빨간색 립스틱 자국을 선명하게 남기며 놀라운 발색력과 지속력을 뽐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뷰티 기업 로레알 파리(L’Oreal Paris)는 립스틱 신제품인 '인팰리블 마테 리시스턴스 리퀴드 립스틱(Infallible Matte Resistance lipstick)'을 홍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공식 채널에 초대형 립스틱 영상을 공개했다.

파리 시내 도로를 붉은색 립스틱으로 물들인 로레알의 과감한 캠페인은 곧바로 광고 업계 내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립스틱 신제품의 특징인 '최대 16시간 지속', '번짐과 마찰에 강함'을 시각적으로 완벽하고 대담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레알이 신제품을 매우 효과적으로 홍보한 것은 분명하지만, 파리 시내를 립스틱으로 오염시킨 것은 교통 법규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로레알 파리의 CGI 립스틱 캠페인. ⓒL’Oreal Paris

그러나 로레알이 선보인 이 캠페인이 실제가 아닌, 컴퓨터그래픽이미지(CGI)로 완성한 디지털 영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논쟁이 일고 있다. 광고에 CGI를 사용할 때, 그 사실을 해당 광고에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할 윤리적 책임이 기업에 있는가 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일부에서는 CGI가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가짜 광고를 양산해낸다고 지적하는 반면, 업계 전문가들은 "CGI는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라고 맞서고 있다.

최근 로레알뿐만 아니라, CGI를 활용한 가상 광고를 선보이는 브랜드가 줄을 잇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에 맞먹는 거대 바비(Barbie) 인형, 파리 시내를 쌩쌩 달리는 자크뮈스(Jacquemus) 대형 핸드백, 뉴욕 지하철에 등장한 메이블린(Maybelline) 대형 마스카라 등 눈을 의심케하는 초현실적인 광고가 등장했다.

로레알은 자사 뷰티 브랜드 중 하나인 메이블린의 대형 마스카라 광고가 큰 성공을 거두자, 이번 대형 립스틱 광고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 기사 : 거대 바비와 달리는 자크뮈스 핸드백… 초현실적 디지털 광고 'FOOH' 시대 열릴까)

CGI를 활용한 옥외광고를 의미하는 'FOOH(faux out of home, 가짜 옥외광고)'라는 용어까지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CGI 광고임을 표기해야 할 법적 의무는 전 세계적으로 없는 상태다. 새로운 디지털 광고 영역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CGI가 광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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