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겨냥한 레고, '어린이' 없는 최초의 광고 공개
'어른이' 겨냥한 레고, '어린이' 없는 최초의 광고 공개
  • 김수경
  • 승인 2021.11.12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레고(LEGO), 성인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글로벌 캠페인 'Find your flow' 선봬
바쁜 삶 속에서 '진짜 나를 찾는 시간' 발견하게 해주는 레고의 메시지 담아
레고 인하우스 크리에이티브 팀 제작

세계 최대 장난감 제조업체 레고(LEGO)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글로벌 캠페인을 선보이며 '키덜트(kidult, 어린이와 어른의 합성어)' 시장을 겨냥하고 나섰다.

12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 보도에 따르면 레고는 '진짜 나를 찾는 시간(Find your flow)'을 주제로 한 3편의 유머러스한 광고를 제작했다.

각 광고에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3명의 어른들이 등장한다. 소문난 멋쟁이 '브라이스'와 우아한 '마리', 완벽주의자 '나빌'은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며 뜻하지 않은 예외의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찬장에 머리를 부딪히거나,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나 있거나, 간발의 차로 버스를 놓치는 등 하루종일 제대로 되는 일이 없고, 실수를 연발하며 짜증을 내던 그들은 집으로 돌아와 차분히 레고 브릭을 조립하기 시작한다.

레고 브릭이 제대로 맞춰지는 순간, 이들은 곧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라 자신만의 행복한 레고 조립 시간을 보낸다.

광고는 "가끔 이런 날도 있잖아요. 그럴 땐 레고를 해보세요. 진짜 나를 찾는 시간. 레고는 어른을 환영합니다(Adults Welcome)"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끝난다.

레고그룹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91%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77%는 직장이 아닌 곳에서도 회사 메일을 확인하고 64%는 직장이 아닌 곳에서도 회사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고 측은 "레고 조립의 율동적이면서도 반복적인 움직임은 어른들이 온전히 휴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도록 돕는 힘이 있다"고 주장하며, 해당 아이디어를 광고에 담기로 했다.

광고를 제작한 레고의 인하우스 크리에이티브 팀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레고를 조립하며 휴식을 취하는 실제 성인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광고의 태그라인인 '진짜 나를 찾는 시간(Find your flow)'도 이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레고는 이전에도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별 광고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이번 광고는 성인 고객이 레고의 새로운 핵심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레고 브릭을 활용해 다양한 예술품과 건축물을 제작하는 일명 '레고 마스터(Lego Masters)'들이 유튜브와 SNS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다, 지난해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레고에 대한 성인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레고가 성인 고객을 적극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줄리아 골딘(Julia Goldin) 레고그룹 최고 제품·마케팅 책임자는 "우리 비즈니스의 중심은 어린이들"이라면서도 "레고 조립에 대한 사랑이 나이를 초월한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긴 하루 끝에 레고를 꺼내곤 한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온 가족이 레고 조립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의 연구 결과, 어른들은 긴장을 풀고 여유를 즐기는 방법을 잘 모른다고 한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많은 어른들이 긴장을 푸는 자신만의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레고는 18세 이상 성인을 겨냥한 제품을 90개 이상 판매하고 있지만 어른용 제품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동안 레고 판매량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레고가 올 3월 발표한 2020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16억 달러(한화 약 1조8952억원)였으며, 올 9월 발표한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