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인하우스 광고조직 없애고 세계 1위 광고대행사 WPP와 손 잡았다
인텔, 인하우스 광고조직 없애고 세계 1위 광고대행사 WPP와 손 잡았다
  • 김수경
  • 승인 2020.03.04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PP 계열사 VMLY&R, 인텔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로 선정
인텔 글로벌 마케팅 비용, 연 14억 달러… "업계 최대 규모 계약"
ⓒIntel
ⓒIntel

세계적인 IT 기업 인텔(Intel)이 인하우스 광고대행사 '에이전시 인사이드(Agency Inside)를 정리하고 세계 1위 광고대행사인 WPP와 손을 잡았다.

4일 글로벌 광고 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AdAge)와 애드위크(Adweek)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WPP의 계열사인 VMLY&R을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로 선정했다.

인텔은 지난해 글로벌 마케팅 비용으로 14억 달러(한화 약 1조6702억원)를 쓴 것으로 추산되며 올해는 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과 VMLY&R의 이번 계약은 지난 몇 년 간 광고업계에서 성사된 계약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데비 반데븐(Debbi Vandeven) VMLY&R 글로벌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가 인텔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부문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WPP의 다른 광고 계열사들도 VMLY&R을 중심으로 인텔의 브랜드와 제품, 마케팅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WPP는 산하에 AKQA, BCW, 에센스 글로벌(Essence Global), 그레이(Grey), 그룹엠(GroupM), 힐앤놀튼(Hill+Knowlton Strategies), 칸타그룹(Kantar Group), 마인드셰어(Mindshare), 오길비(Ogilvy), 웨이브메이커(Wavemaker), 원더맨(Wunderman), 제이 월터 톰슨(J. Walter Thompson) 등의 광고 계열사를 두고 있다.

카렌 워커(Caren Walker) 인텔 CMO(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WPP는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를 브랜드 포지셔닝을 통해 강력하게 보여주며 증명했다"며 "WPP의 '디지털 우선' 접근방식과 창의적인 발상,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글로벌적인 접근 방식 등이 우리의 고객과 파트너들에 영감을 줬다"며 WPP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마크 리드(Mark Read) WPP CEO.ⓒWPP
마크 리드(Mark Read) WPP CEO.ⓒWPP

마크 리드(Mark Read) WPP CEO(Chief Executive Officer, 최고경영책임자)는 "인텔은 글로벌 혁신과 동의어로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라며 "인텔이 이뤄나갈 창의적인 혁신의 다음 단계를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WPP의 재능이 집약된 VMLY&R만의 독보적인 크리에이티비티 전문가와 기술 전문가들의 결합은 강력하다"며 "우리가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이 글로벌 고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WPP는 2019년 4분기 및 연간 매출이 모두 하락했다고 밝혔으며 WPP의 주가도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형 광고주인 인텔과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WPP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지만 그만큼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의 이번 계약은 직접 운영해오던 인하우스 광고대행사를 정리한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인텔은 지난 2014년, 당시 CMO였던 스티브 펀드(Steve Fund)의 주도 하에 인하우스 광고조직인 '에이전시 인사이드'를 꾸려 인텔의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했다.

'에이전시 인사이드'는 B2B 반도체 제조업체라는 인텔의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 대신 혁신적이면서도 고객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탈바꿈시키는데 공을 들였다.

테레사 허드(Teresa Herd) 인텔 전 GCD(Global Creative Director,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에이전시 인사이드'를 이끌면서 짐 파슨스(Jim Parsons) 글로벌 제품 캠페인, 2016년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함께 한 그래미 프로그램, 제 51회 슈퍼볼 통합 캠페인 등을 성공적으로 펼쳤다.

'에이전시 인사이드'는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지만 인텔은 돌연 2018년 11월 조직을 정리한다고 밝히고 90명의 직원 중 60명을 해고했다. 당시 인텔은 당분간 고객 접점 마케팅보다 B2B 마케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테레사 허드 전 GCD는 '에이전시 인사이드'가 해체된 후 지난해 초 인텔을 떠났다. 이후 인텔은 지난 9월, 기술 기반의 마케터인 시스코(Cisco) 출신의 카렌 워커를 새로운 CMO로 고용했다.

인텔이 인하우스 광고 조직을 없애고 광고대행사 WPP와 손을 잡은 만큼, 올해 어떠한 성과를 내게 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텔은 WPP와의 계약 후에도 다른 에이전시와의 협력 관계는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인텔의 미디어 업무는 덴츠 이지스 네트워크(Dentsu Aegis Network)가 맡고 있으며 올 초엔 독립 광고대행사인 페레이라 오델(Pereira O'Dell)을 고용해 프로젝트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