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우,우,우리가 마,마,말하는 방식입니다"… 말더듬에 관한 편견을 깨다
"이게 우,우,우리가 마,마,말하는 방식입니다"… 말더듬에 관한 편견을 깨다
  • 김수경
  • 승인 2022.10.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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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말더듬 협회 스태마(STAMMA)의 'It's How We Talk' 캠페인
"말더듬, 고쳐야 할 장애 아닌 몇몇 사람의 말하기 방식일 뿐"
VMLY&R 대행

"이게 우,우,리가 마,마,말하는 방식입니다."

말을 할 때 시기와 리듬이 부적당한 패턴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유창성 장애인 말더듬과 관련한 편견을 깨부수기 위한 강렬한 영상이 공개됐다.

25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 Age) 보도에 따르면 영국 말더듬 협회인 스태마(STAMMA)는 말더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스톱모션 영상과 감각적인 음악, 말더듬을 형상화 한 문자와 내레이션이 어우러진 'It's How We Talk'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 광고는 말더듬 증상을 겪는 17명의 사람들이 등장해 말하는 중간 중간 말을 더듬는 모습과 함께 그들이 경험한 말더듬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을 지적한다.

이들은 "저는 취한 게 아닙니다. 저는 말하다 재채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무언가를 강조하기 위해 말을 멈추는 게 아닙니다. 저는 비트박스를 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말벌을 삼킨 게 아닙니다. 저의 뇌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와 같이 말을 더듬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그러나 "저는 고칠 필요도 없고, 요가 수업에서 배우는 심호흡 방법 또한 필요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며 "제가 남들과 조금 달라 보인다는 걸 압니다. 제가 말하는 게 조금 달리 들린다는 것도 압니다. 저는 말더듬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말하는 방식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영국 'STAMMA'의 'It's How We Talk' 캠페인. ⓒSTAMMA

스톱모션으로 촬영된 이번 캠페인은 초상화 전문 사진작가인 데이비드 빈타이너(David Vintiner)가 촬영했으며, 6명의 목소리가 입혀진 내레이션은 말을 더듬는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를 잘개 쪼갠 박자에 맞춰 절묘하게 포현해냈다.

이를 통해 말더듬을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다양한 말하기 방식 중 하나로 소개하며 말더듬에 대한 세상의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는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를 보여준다. 

영국 'STAMMA'의 'It's How We Talk' 캠페인. ⓒSTAMMA

STAMMA의 제인 포웰(Jane Powell) 최고경영자(Cheif Executive Officer, CEO)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59%의 사람들이 TV나 영화 속 말을 더듬는 등장인물을 알지 못했다"며 "(미디어 속) 말더듬에 관한 표현력의 부재는 일상 속 말더듬에 관한 인지도를 부족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캠페인은 말더듬에 관한 일반 대중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가시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말을 더듬는 것은 그저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캠페인은 스티커 스튜디오(Sticker Studios)가 제작, 다니엘 리아크(Daniel Liakh)가 감독을 맡고 광고대행사 VMLY&R이 대행했다. 

영국 'STAMMA'의 'It's How We Talk' 캠페인. ⓒSTAM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