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광고대행사 WPP 위기… 계열사 오길비, 정리해고 강행
세계 1위 광고대행사 WPP 위기… 계열사 오길비, 정리해고 강행
  • 김수경
  • 승인 2020.0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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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길비, 美 직원의 3.7%인 80명 정리해고
구글·페이스북에 위협당하는 전통 광고회사의 위기
오길비 로고. ⓒOgilvy
오길비 로고. ⓒOgilvy

세계 1위 광고대행사 WPP의 계열사 오길비(Ogilvy)가 미국 내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최근 광고 시장이 디지털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구글(Google)과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과 같은 IT 기업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전통 광고대행사들의 입지가 계속 좁아지고 있다. WPP도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글로벌 광고 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AdAge)가 입수한 존 세이퍼트(John Seifert) 오길비 글로벌 CEO의 회사 내부 메모에 따르면 오길비는 최근 미국 내 직원의 3.7%에 해당하는 80명을 해고했다.

정리해고 대상엔 오길비 미국의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레슬리 심스(Leslie Sims)도 포함됐다. 

세이퍼트 CEO는 "구조 조정 노력의 일환으로 레슬리 심스 CCO는 회사를 떠나게됐다"며 "오길비는 재무 및 인사 부서 외에 미국 전역에 근무하고 있는 관리직군을 없애고 있다"고 밝혔다.

레슬리 심스(Leslie Sims) 오길비 미국 CCO. ⓒ애드에이지
레슬리 심스(Leslie Sims) 오길비 미국 CCO. ⓒ애드에이지

그는 "우리는 다양한 고객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지를 계속 경험하고 있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확장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예산 삭감, 가격 압박, 급변하는 업무의 형태, 단발성 프로젝트 기반 비즈니스 등의 영향으로 연간 재무 관리나 예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이퍼트 CEO는 "심스 CCO는 업계가 변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당시 오길비에 합류해 훌륭한 파트너십과 성공적인 캠페인 기획을 이끌었다"며 "그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12월 오길비에 합류한 레슬리 심스 CCO는 WPP의 다른 계열사인 VMLY&R과 인터퍼블릭그룹(IPG)의 계열사 맥칸(McCann)에서 근무한 크리에이티브 업계 전문가다.

세이퍼트 CEO는 "오길비는 올해 말까지 더 강력한 비즈니스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지역 리더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리드(Mark Read) WPP CEO.ⓒWPP
마크 리드(Mark Read) WPP CEO.ⓒWPP

오길비의 이번 정리해고는 전통적인 광고 업계가 처한 위기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광고주들의 예산 삭감, 기업이 소유한 인하우스 광고대행사 체재로의 변화는 기존 광고대행사의 비즈니스를 큰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WPP의 최대 광고주인 프록터앤갬블(P&G)도 매년 광고비를 줄이고 있다. 

최근 하바스(Havas) 계열의 광고대행사 아놀드 월드와이드(Arnold Worldwide)도 미국 보스턴 직원의 5%를 해고했다.

마크 리드(Mark Read) WPP CEO는 광고 산업이 직면한 위기 상황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를 구글과 페이스북 등에 의해 위협받는 오래된 광고회사로만 인식한다는 것이 좌절스럽다"며 "2020년엔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인터넷 광고 비용이 사상 최초로 전체 광고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통 광고대행사들은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