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광고에 역대 美 대통령들의 '반려견'이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저격"
정치 광고에 역대 美 대통령들의 '반려견'이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저격"
  • 김수경
  • 승인 2020.10.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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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하는 정치 광고, 반려견에 대한 그의 사랑 강조
100년 백악관 역사상 반려견 기르지 않는 유일한 대통령 트럼프 저격
미국 내 반려견 가족들에게 '바이든-해리스' 투표 독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키우던 반려견들이 광고에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경쟁 상대인 조 바이든(Joe Biden)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한 단체가 광고를 통해 미국 내 반려견 가족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부탁했다.

6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후보의 지지 단체인 'Dog Lovers for Joe'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그들의 반려견을 광고에 담았다.

30초 분량의 이 광고에는 미국의 전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과 그의 반려견 럭키(Lucky)를 비롯해 조지 H.W. 부시(George H.W. Bush)와 밀리(Millie), 빌 클린턴(Bill Clinton)과 버디(Buddy), 조지 W. 부시(George W. Bush)와 바니(Barney),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와 보(Bo)가 함께 찍은 사진이 연달아 등장한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 ⓒ유튜브 캡처

이후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 연설에서 "내가 백악관 잔디밭을 가로지르며 개를 산책시키는 모습을 보면 어떨 것 같으냐"고 말한 뒤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흉내내며 조롱한다.

광고는 "트럼프는 지난 100년 동안 백악관에서 반려견을 기르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밝히며 조 바이든과 그의 반려견 챔프(Chanmp)의 사진을 띄운다.

마지막으로 "사람을 현명하게 선택하고, 11월 3일에 투표하세요"라고 투표를 독려하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민주당 부통령 후보를 지지한다.

이 광고는 TBWA\Chiat\Day 뉴욕(New York)의 CEO인 로브 슈와르츠(Rob Schwartz)와 전 직장 동료였던 패트릭 오닐(Patrick O'Neill)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패트릭 오닐은 TBWA\Chiat\Day L.A.의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와 오길비(Ogilvy)의 카피 책임자(Copy Chief), 조지 테넌바움(George Tannenbaum)의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 제작 전문 임원) 등을 역임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로 애플(Apple)의 상징적인 광고인 'Think Different'를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로브 슈와르츠 CEO는 "TBWA 뉴욕의 로브 슈와르츠 CEO로서가 아니라, 미국 시민을 염려하는 로브 슈와르츠로서 이 광고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Joe Biden) 민주당 대선후보. ⓒDogLoversforJoe.com

그는 애드버타이징 위크(Advertising Week)의 글로벌 CEO이자 스틸웰 파트너스(Stillwell Partners)의 CEO인 매트 쉐크너(Matt Scheckner)를 통해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를 소개받은 뒤, 조 바이든을 지원할 수 있는 광고 아이디어를 고민하게 된다.

로브 슈와르츠 CEO는 "조 바이든 후보가 개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인터넷으로 보면서 흥미롭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와 리더십 간의 과학적 상관 관계를 조사하게 되고 "개들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가장 좋은 면을 이끌어 낸다"는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기사를 찾아냈다. 또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공화당 지지자들과 표심이 고정되지 않은 경합주를 통합할 수 있는 요소가 반려견에 대한 깊은 애정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빌 클린턴(Bill Clinton) 미국 전 대통령과 그의 반려견 버디(Buddy). ⓒ유튜브 캡처

그 과정에서 트럼프를 제외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모두 개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들은 곧바로 아이디어를 구체화 해 광고로 제작했다.

로브 슈와르츠 CEO는 이 광고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DogLoversforJoe.com'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웹사이트는 "공화당을 지지하든 민주당을 지지하든 우리 모두 개가 주는 힘을 믿는다. 백악관에 반려견을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되돌아 올 시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조에게 투표하세요. 그는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애드위크 측은 "미국 내 반려견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전략은 매우 타당하다"고 평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재선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30%대로 떨어졌고, 조 바이든 후보가 14%P 차로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자체 모델 예측치를 토대로 바이든의 승리 확률은 89%,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은 11%라고 밝혔다. 다만 애리조나 주와 플로리다 주 등 경합주에선 여전히 두 사람의 우열을 판가름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