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CMO, 다음달 회사 떠난다… "다양성·포용성·공평성에 평생 바칠 것"
페이스북 CMO, 다음달 회사 떠난다… "다양성·포용성·공평성에 평생 바칠 것"
  • 김수경
  • 승인 2020.08.27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토니오 루치오 페이스북 CMO, 2년 간 몸 담은 페이스북 9월 18일부로 떠나
페이스북 최초의 슈퍼볼 광고 집행, 소비자 신뢰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 펼쳐
안토니오 루치오 페이스북 CMO. ⓒ브랜드브리프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Facebook)의 마케팅을 총괄해 온 안토니오 루치오(Antonio Lucio) 최고마케팅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가 2년 만에 회사를 떠난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포브스(Forbes)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오 루치오 CMO는 오는 9월 18일자로 페이스북에서의 업무를 마친다. 그는 올해 말까지 페이스북이 후임 CMO를 찾는 것을 도울 예정이다.

안토니오 루치오 CMO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지금은 다양성과 포용성에 관해 국가와 우리 업계를 심판해야 할 시간"이라며 "마케팅 및 광고 회사들이 변화를 가속화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모두에게 매우 힘든 한 해 였다. 락다운이 시작되기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며 "인종 간 정의에 관한 역사적인 변화적 시점을 감안해 앞으로 내 시간의 100%를 다양성과 포용성, 공평성에 바치기로 결심했다. 물론 이는 수 년 동안 내 개인적인 목적의 핵심이었고 내 일의 중요한 요소였음에 틀림없지만, 이제 앞으로는 온전히 이 문제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5월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사건에서 촉발된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페이스북은 인종차별과 증오 발언을 이어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했다가 거센 반발을 불렀다. 그 여파로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유니레버, 코카콜라 등 400여곳의 기업이 7월 한 달 간 페이스북 광고를 중단했고 일부 기업은 페이스북 광고를 아예 보이콧(Boycott, 불매) 했다.

페이스북 보이콧 사태가 안토니오 루치오 CMO의 퇴직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퇴직 후 남은 시간을 다양성과 포용성, 공평성을 위해 살고 싶다는 그의 발언에 업계는 크게 주목하고 있다. 

ⓒ페이스북

지난 2년 동안 안토니오 루치오 CMO는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유출 사고와 콘텐츠 정책 등과 관련한 문제로 인해 잃어버린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해왔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Instagram), 메신저(Messenger), 왓츠앱(WhatsApp) 등의 리브랜딩 작업을 총괄하며 모기업인 페이스북과 자회사의 다양한 플랫폼을 구분하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그는 페이스북의 다양한 기업 광고 집행에도 공을 들였다. 올 2월에는 페이스북 최초의 슈퍼볼(Super Bowl) 광고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으며 3월에는 '네버 로스트(Never Lost)' 광고를 통해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소통하는 동안 텅 비어있는 전 세계의 거리를 보여줬다. 5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맞이한 어머니의 날을 기념해 '자가격리 기간의 출산(Born In Quarantine)' 캠페인을 선보여 큰 감동을 선사했다.

안토니오 루치오 CMO는 2018년 페이스북에 합류하기 전 HP CMO와 비자(Visa) 글로벌 최고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책임자, 펩시코(PepsiCo) 최고 혁신·건강·웰니스 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안토니오는 회사가 변화무쌍한 시기를 겪는 동안 우리의 스토리를 훌륭하게 전달하는 업무를 잘 해냈다"며 "현재 회사 내·외부에서 그의 후임 CMO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