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골드만삭스 광고가 포르노 사이트에"… 못 믿을 구글 검색 광고?
"애플·골드만삭스 광고가 포르노 사이트에"… 못 믿을 구글 검색 광고?
  • 김수경
  • 승인 2023.1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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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테크 리서치 회사 '애덜리틱스', 구글 GSP 허점 지적
"구글 검색 광고, 포르노 사이트와 이란·러시아 기업 등 부적절한 사이트서 발견"
GSP 관련 정보 불투명, 광고주·마케터 고민 깊어져
구글 로고. ©Google
구글 로고. ©Google

구글 검색 광고(Google Search Ads)가 포르노 사이트를 포함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 이란, 러시아의 웹사이트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구글 검색 광고를 사용하고 있는 애플(Apple)과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 대형 브랜드들도 일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글로벌 애드 테크 리서치 기관인 애덜리틱스(Adalytics)는 구글 검색 광고가 집행되는 웹사이트들을 모은 '구글 검색 파트너(Google Search Partner, 이하 GSP)'가 구글의 자체 방침을 어긴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애덜리틱스는 구글의 GSP에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약 3만6000개 이상인 것으로 확인했으며, 그 중 390개는 포르노 사이트, 4개는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은 단체에 속한 웹사이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작권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이트도 2200개 이상 발견했다고 애덜리틱스 측은 덧붙였다.

애플과 골드만삭스 등 대형 브랜드가 집행하고 있는 구글 검색 광고가 이같은 사이트에서도 버젓이 집행되고 있었다고 애들리틱스 측은 지적했다. 수십여개의 광고주와 수백개의 브랜드 광고가 부적절한 사이트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광고주들은 인지하는 못하는 사이 부적절한 사이트에 광고비를 지출하게 되며, 브랜드의 이미지와 신뢰도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광고주의 몫으로 남게 된다. 

구글 검색 광고의 복잡한 시스템 특성상, 광고주들은 자신의 광고가 어떤 사이트에 노출되고 있는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허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구글은 브랜드의 검색 광고가 정확히 어떤 사이트에 제공되는지, 클릭이 어떤 사이트에서 이뤄졌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광고주 측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마케터들 사이에서는 구글 검색&퍼포먼스 맥스(이하 Pmax) 비용 지출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구글 측은 "해당 웹사이트들은 검색 파트너 네트워크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어느 웹사이트에서 어떤 브랜드 광고가 집행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구글 대변인은 "광고주들은 구글 어카운트 매니저를 통해 관련 보고서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 검색 광고를 사용하는 광고주들과 마케터들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구글 측이 GSP 정보를 광고주 측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이 같은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질 수 있고, 구글 검색 광고는 광고주가 GSP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옵션을 직접 체크하지 않는 한 기본으로 선택되는데 여기에는 유튜브와 지메일(Gmail), 구글맵과 같은 인기 사이트들도 대거 포함돼 있어 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논란이 계속해서 커지자, 구글 측은 애덜리틱스의 보고서 내용이 "너무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구글의 댄 테일러(Dan Taylor) 글로벌 광고 부문 부사장은 성명서를 통해 "(애덜리틱스 보고서에서) 공유된 사례는 GSP의 극히 일부인 '프로그래머블 검색 엔진(ProSE)'에서 확인된 것"이라며 "ProSE는 소규모 웹사이트들이 자신의 사이트에 곧바로 검색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무료 검색 툴(tool)"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ProSE를 사용하는 웹사이트는 어떠한 광고 수익도 얻을 수 없다"며 "ProSE 사용자들도 웹사이트 내 표시된 광고의 수익을 공유받는 것을 신청할 수는 있지만, 구글의 서비스 약관을 준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포르노 사이트와 이란, 러시아 기업 관련 사이트에 광고가 집행됐다 하더라도 해당 사이트는 광고 수익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경우 구글은 광고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판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구글은 GSP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색 부문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디어 회사인 구글의 핵심 사업으로, 지난해 전 세계 1685억 달러(한화 약 217조8705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전체 TV 시장의 약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업계는 구글의 검색 사업 중 GSP 수익이 연간 100억 달러(약 12조9300억원)에서 130억 달러(약 16조80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애덜리틱스는 광고주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에서 광고가 집행되는 검색 광고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구글의 Pmax뿐만 아니라 유튜브(YouTube)의 비디오 파트너 네트워크(video partner network), 유튜브 셀렉트(YouTube Select)도 유사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