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테슬라·프라이탁이 선택한 플랫폼 29CM "광고 대신 PT합니다"
JTBC·테슬라·프라이탁이 선택한 플랫폼 29CM "광고 대신 PT합니다"
  • 김수경
  • 승인 2020.08.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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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치열한 미디어 경쟁 속, 브랜드 경쟁력 찾기 위한 새로운 도전"
29CM "PT는 브랜드의 가치를 찾는 작업"
(좌측부터) 김수정 29CM PM, 김영우 JTBC 과장, 김혜진 JTBC 실장, 김혜인 29CM 팀장. ⓒ정상윤 기자
(좌측부터) 김수정 29CM PM, 김영우 JTBC 과장, 김혜진 JTBC 실장, 김혜인 29CM 팀장. ⓒ정상윤 기자

"고객이 몰랐던 브랜드의 숨은 가치를 찾아드립니다."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Tesla)와 스위스 친환경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에 이어 종합편성채널 JTBC까지, 일반적인 광고 집행을 선호하지 않는 브랜드들을 사로잡은 플랫폼이 있다.

제품과 서비스를 주로 전달하는 일반적인 광고 대신, 브랜드의 숨은 가치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는 브랜드PT(Presentation)를 선보이는 29CM(이십구센티미터)가 그 주인공이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29CM와 함께 최근 브랜드 PT를 진행한 JTBC 브랜드실의 김혜진 실장과 김영우 과장, 29CM의 김혜인 팀장과 김수정 프로젝트 매니저(이하 PM)를 JTBC 신사옥에서 만났다.

이번 프로젝트는 JTBC와 29CM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레거시 미디어인 TV 방송 채널을 보유한 JTBC가 웹 전용 플랫폼인 29CM를 선택했고, 29CM에 있어 대형 미디어와의 PT는 JTBC가 처음이었다.

김혜진 JTBC 실장은 "미디어 사업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전통 매체도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매일 다양하고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지고 레거시와 디지털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점에서, 시청자들이 JTBC를 봐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결국 JTBC의 브랜드 이미지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영우 JTBC 과장은 "개별 프로그램 홍보가 아닌, JTBC의 브랜드 메시지를 핵심 타깃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번 PT를 기획했다"며 "JTBC의 이미지를 29CM만의 관점으로 보여주면 타깃층에게도 새롭게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협업 배경을 설명했다.

(좌측부터) 김영우 JTBC 과장, 김혜진 JTBC 실장. ⓒ정상윤 기자
(좌측부터) 김영우 JTBC 과장, 김혜진 JTBC 실장. ⓒ정상윤 기자

내년에 개국 10주년을 맞는 JTBC는 TV로만 즐기는 방송 채널을 넘어 브랜드 경험을 TV 밖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JTBC의 슬로건인 '다채로운 즐거움'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한 4층 규모의 '제이티비씨 플레이(JTBC play)'를 홍대 인근에 오픈하고 다양한 브랜드 굿즈도 선보인다.

김혜진 실장은 "방송사의 소비자를 시청자로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시청 패턴이 많이 바뀌면서 JTBC의 경쟁자도 타 방송 채널이 아니라 네이버, 유튜브, 동물의숲 등으로 확장했다. 우리가 기존 방식대로 프로그램을 보여주기만 하고 시청자들만 소비자로 규정한다면 기업 성장과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를 유저(user, 사용자)로 바꿀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싶었다"며 "JTBC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장하기 위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게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우 과장은 "우리가 콘텐츠 공급자 마인드로 프로젝트를 바라봤다면 29CM는 사용자 관점에서 피드백을 많이 줬다"며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가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기획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JTBC X 29CM 브랜드 PT. ⓒ29CM
JTBC X 29CM 브랜드 PT. ⓒ29CM

29CM가 선보인 JTBC 브랜드 PT에는 프로그램 홍보 대신 JTBC 브랜드와 관련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아나운서, PD, 드라마 CP 등 JTBC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부터 BI와 전용 서체에 담긴 의미, 로고 플레이를 담은 굿즈 등을 29CM만의 톤앤매너로 소개한다. 이와 함께 'JTBC 플레이' 공간을 29CM만의 감각으로 담아냈다. PT는 기업의 홍보 책자라기보다 브랜드의 스토리와 문화, 화보 등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담은 웹진에 가깝다. 

김혜인 29CM 팀장은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260여개 브랜드와 PT를 진행했지만 JTBC와 같은 대형 미디어와의 협업은 처음이었다"며 "단순히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구매 경험과 오프라인 경함까지 연결시켜야 하는데, 그 플로우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29CM의 PT는 독창적인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를 소개하는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이자 미디어 채널이다. 29CM는 여기에 커머스를 결합해 제품 구매와 고객 경험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자체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수정 29CM PM은 "PT를 본 사람들이 TV 밖에서도 JTBC의 다채로운 즐거움을 경험하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JTBC가 제작한 콘텐츠를 볼 때 숨겨진 브랜드 가치를 찾을 수 있고 JTBC 플레이 매장에 직접 가보고 싶고, JTBC 굿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PT를 통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혜진 JTBC 실장은 "그동안은 JTBC TV 안에서만 즐거웠다면 이제는 TV 밖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며 "JTBC 플레이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좌측부터) 김혜인 29CM 팀장, 김수정 29CM PM. ⓒ정상윤 기자
(좌측부터) 김혜인 29CM 팀장, 김수정 29CM PM. ⓒ정상윤 기자

JTBC의 브랜드 PT를 비롯해 29CM가 선보이는 모든 PT에는 29CM만의 감성과 톤앤매너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29CM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맞지 않는 브랜드와의 협업은 정중히 거절할만큼 자부심과 아이덴티티가 강한 플랫폼이다.

PT는 브랜드사가 제공하는 자료를 단순 재가공하거나 편집하지 않고 콘텐츠 기획부터 자료 수집, 화보 촬영, 제작, 홍보,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29CM만의 색깔로 새롭게 창조해낸다. 테슬라, 프라이탁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29CM를 먼저 찾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김혜인 팀장은 "PT는 고객이 몰랐던 브랜드의 가치를 찾아주는 작업"이라며 "PT를 보고 해당 브랜드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다거나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는 고객 피드백을 들을 때마다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PT를 진행하는 브랜드사는 우리에게 광고주가 아닌 협력사"라고 강조하며 "광고 대행사가 광고주를 설득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면 29CM PT팀은 기획 단계부터 자기 설득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라면 이 제품을 사고 싶을까? 나라면 이 이벤트에 응모하고 싶을까? 나라면 이 콘텐츠를 재밌어 할까? 이러한 질문을 거듭한다"며 "나 스스로를 설득해야 고객 설득도 가능하다. 철저한 자기 설득 과정을 거치고 나면 더욱 단단한 결과물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29CM은 온라인 기반의 미디어 커머스로서 고객들의 일상 가까이에서 삶의 질을 올려주는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수정 PM은 "커머스라고 하면 단순히 쇼핑을 떠올리는데 29CM은 물건을 사기 전부터 시작해 쇼핑을 즐기는 모든 과정에서 재밌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며 "29CM이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 속에서 세련된 크리에이티비티를 발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기를 꿈 꾼다"고 밝혔다.

김혜인 팀장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믿고 볼 수 있는 콘텐츠,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물건만 파는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 큐레이션,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 고객들의 삶의 질을 올려주는 곳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마지막으로 "29CM만의 색깔로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에 집중할 것"이라며 "오래돼도 늙지 않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 더 새롭고 업그레이드 된 PT를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29CM는 국내외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소개하는 온라인 편집숍이다. 최신 유행 아이템을 보다는, 소비자가 알지 못했던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를 발굴하고 그들이 지닌 가치를 29CM만의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한다. 현재 240만 이상의 회원과 470만 명의 월간 방문자를 보유하고 있다.

29CM는 지난 2018년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에 인수됐다. 29CM은 현재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된 스타일쉐어와 상품 입점, 서비스 개발, 마케팅 분야에서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