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광고 뒤에 맥주 광고가?… 벨기에 '주필러'의 영리한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
벤츠·BMW 광고 뒤에 맥주 광고가?… 벨기에 '주필러'의 영리한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
  • 김수경
  • 승인 2020.0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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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간 써 온 음주 경고 문구 수정
음주운전과 직접적 연관있는 자동차로 초점 옮겨 강력한 메시지 전달

벨기에 1위 맥주 브랜드 주필러(Jupiler)가 자동차 광고 바로 뒤에 붙인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으로 호평받고 있다. 

10일 글로벌 광고 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AdAge)에 따르면 주필러는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 BMW, 푸조(Peugeot), 르노(Renault) 등 자동차 광고 바로 뒤에 짤막한 광고를 붙여서 선보이고 있다.

라디오와 TV에서 자동차 광고가 끝나면 곧 이어 주필러 광고가 이어진다. 주필러는 이 광고를 통해 "사랑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를 주의해서 사용합시다. 운전할때는 음주하지 마세요. 주필러(Cars built with love are to be used with care. Don't drink when you drive. Jupiler)"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광고를 본 시청자들은 마치 하나의 이어진 광고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주필러는 음주와 관련한 벨기에의 오래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광고 캠페인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주필러는 지난 1992년부터 벨기에에서 생산하는 모든 맥주에 '사랑으로 양조한 맥주를 주의해서 마십시오.(Beer brewed with love is to be consumed with care.)'라는 음주 경고 문구를 삽입해 왔다. 음주와 음주운전에 대해 소비자들이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매우 부드러운 메시지로 전달했다.

주필러 측은 "지난 30여년 간 전달해 온 이 메시지가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벨기에는 여전히 음주운전과 관련한 최악의 기록을 갖고 있는 나라 중 하나"라고 밝혔다.

벨기에 음주운전 관련 통계에 따르면 연중 약 150명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망하고 4명 중 1명의 운전자는 지난 한 달 안에 음주운전을 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주필러는 오래된 음주운전 경고 메시지를 바꾸고 'Don't drink when you drive'와 같은 단호한 문구를 추가했다. 또 기존 음주운전 예방 광고가 술에만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주필러는 음주운전과 가장 직접적 연관이 있는 자동차로 시선을 옮겼다.


주필러는 마지막으로 "자동차 브랜드들은 안전을 위해 매년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다"며 "그 자동차들에게 가장 중요한 안전 옵션인 취하지 않은 운전자가 되자"고 강조했다.

주필러는 벨기에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가장 많은 시즌인 '브뤼셀 자동차 엑스포(Brussels Car Expo)'를 앞두고 방송되는 자동차 광고의 바로 뒷 시간을 구매해 광고를 집행했다. 이 캠페인은 BBDO가 제작 대행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