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화재에도 텀블러 속 얼음은 그대로"… 소셜 마케팅 역사에 길이 남을 '스탠리'
"차량 화재에도 텀블러 속 얼음은 그대로"… 소셜 마케팅 역사에 길이 남을 '스탠리'
  • 김수경
  • 승인 2023.11.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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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상황에서도 강인한 제품력 보여준 스탠리 텀블러 영상, 틱톡서 화제
스탠리 회장, 고객에게 보내는 틱톡 영상 게재하며 발 빠른 대응… 마케팅 효과 극대화
1913년 탄생한 스탠리, 소셜미디어·인플루언서 마케팅에 공 들이며 Z세대까지 공략
차량 화재 속에서도 살아남은 스탠리 텀블러. ⓒTikTok

Z세대(Gen Z)들의 필수품으로 불리는 텀블러 브랜드 스탠리(Stanley)가 역사에 길이 남을 소셜미디어 마케팅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다니엘(Danielle)이라는 이름의 여성은 자신의 틱톡(TikTok) 계정(@danimarielettering)에 하나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자신의 기아차에 불이 나 차량 내부가 불에 탄 모습을 보여주던 여성은, 컵홀더에 있던 스탠리의 퀜처(Quencher) 텀블러를 흔들어 보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탠리에 담긴 음료가 새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음료가 녹는 건 어떨까요? 어제 불이 났는데, (텀블러 안에) 얼음이 아직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공개된 이후 현재(21일 기준)까지 830만 개의 '좋아요'와 5만4200개 이상의 댓글을 받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후 X(옛 트위터)에도 해당 영상이 바이럴되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상을 본 많은 누리꾼들은 "스탠리는 이 여성에게 텀블러를 보내줘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영상이 전하는 브랜드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하다. 차량 내부가 불에 탄 극한의 상황에서도 여전히 텀블러 속 음료를 차갑게 유지하는 제품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스탠리의 진정성을 극적으로 보여준 것. 브랜드가 아닌 실제 고객으로부터 나온 꾸밈없는 목소리였기에 그 파장은 더욱 컸다.

스탠리의 제품력만큼이나 눈길을 끈 것은 회사의 속도감 있는 마케팅이었다. 스탠리 측은 틱톡 영상에 대한 소셜미디어 내 관심이 폭증하자, 단 몇 시간 내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했다.

스탠리의 테렌스 레일리(Terence Reilly) 회장은 영상이 공개된 다음날인 16일, '다니엘'에게 전하는 1분 가량의 영상 메시지를 스탠리 틱톡 채널(@stanleybrand)에 올렸다.

그는 "우리는 당신이 올린 영상을 봤다. 정말 큰 시련을 겪었지만 당신이 안전해서 다행"이라고 전한 뒤 "(해당 영상은) 스탠리 제품이 우리의 삶을 위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에게 스탠리 제품을 보내줘야 한다는 무수한 댓글을 봤다. 우리는 당신에게 스탠리 제품을 보낼 것이고 거기에 특별한 것을 더하려 한다"며 "이전에도 한 적이 없고 아마 앞으로도 하지 않을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당신에게 차량을 선물하고 싶다"는 깜짝 발언을 내놨다. 스탠리 측은 다니엘에게 선물할 차량 브랜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테렌스 레일리 회장의 틱톡 영상은 현재 430만 개의 '좋아요'와 4만8433개의 댓글을 받으며 다시 한 번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에 의해 바이럴되기 시작했다. 많은 누리꾼들은 스탠리의 강력한 제품력과 함께 발 빠른 마케팅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스탠리의 틱톡 마케팅은 소셜미디어 상에 퍼지는 이슈와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감지해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브랜드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 준 최고의 성공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스탠리는 지난 8월, 미국 오스틴에 본사를 둔 에이전시인 GSD&M을 틱톡 대행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테렌스 레일리 회장이 등장한 틱톡 영상은 대항사가 아닌 본사의 인하우스 소셜팀이 시애틀 본사에서 촬영해 제작했다고 스탠리 측은 밝혔다.

스탠리 텀블러. ⓒ스탠리

1913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아웃도어 브랜드로 시작한 스탠리는 최근 몇 년 동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새롭게 브랜딩하며 소셜미디어와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을 펼쳐오고 있다. 그 결과, 기존 세대는 물론 젊은 층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스탠리의 파스텔톤 '퀜처' 텀블러는 Z세대의 손에 들린 상징적인 텀블러로 불린다. 스탠리 측에 따르면 '퀜처' 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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