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하기 어려운 '블랙스완 시대', PR 업계는 다시 공동체를 논하다
예측하기 어려운 '블랙스완 시대', PR 업계는 다시 공동체를 논하다
  • 유다정
  • 승인 2023.1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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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시대의 PR' 발간 기념 북토크 열려
"초개인화와 함께 공동체에 대한 갈망 계속"
온오프라인 무너지는 경계… 새로운 소통 필요
14일 '블랙스완 시대의 PR' 발간 기념 북토크에서 성민정 중앙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유다정 기자
14일 '블랙스완 시대의 PR' 발간 기념 북토크에서 성민정 중앙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유다정 기자

테크놀로지(기술)가 코로나19의 '첨병' 역할을 했다면 엔데믹을 맞아 공동체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초개인화 시대에서도 느끼는 소통의 '갈증'이 터져나온 셈이다.

14일 '블랙스완 시대의 PR' 발간을 기념하는 북토크가 강남구 소재 최인아 책방에서 열렸다. 

블랙스완 시대는 '검은 백조'와 같이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던 재난이 실제로 벌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한국PR협회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달라진 사회 현상을 PR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했다.

책의 서문과 북토크의 진행을 맡은 성민정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테크놀로지, 그리고 사회적·문화적 발전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나눠 이 시대를 정리했다. 

성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팩데믹을 겪은 데 이어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기술 덕분에 인류는 다시 연결될 수 있었지만 이 욕구는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었다.

성민정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인이 부각되고, 초개인화라는 키워드가 화두에 오른 반면 공동체에 대한 갈망도 계속됐다"며 "(사회적 연결이) 코비드로 인해 가속화되긴 했지만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필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말했다.

14일 '블랙스완 시대의 PR' 발간 기념 북토크에서 성민정 중앙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유다정 기자
14일 '블랙스완 시대의 PR' 발간 기념 북토크에서 성민정 중앙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유다정 기자

이재승 대한적십자사 기획조정실장은 적십자사의 시작이 지난 1918년 스페인 독감이었다는 것을 상기했다. 한 나라만의 힘으로는 감염병의 유행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전 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된 끝에 적십자사가 탄생했고, 코로나19 또한 역사의 반복이라는 설명이다. 

이재승 실장은 '공포가 이성을 지배하지 않도록 하는' 공익 PR의 힘을 강조했다. 직격타를 맞았던 여행업은 공익 PR의 주요 사례로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여행이 우리를 떠났습니다'라는 짧은 광고를 유튜브에서 진행해 1300만뷰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었다.

조영석 아시아나항공 전무는 "모든 것이 봉쇄되고 격리될 시절에도 옆에 '우리'가 있다는 것을 호소하는 정서적 접근을 한 것이 통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인터넷과 미디어 등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글로벌 연대가 있을 수 있었다. 특히 기술과 함께 '콘텐츠'가 부상하며 여러 차원에서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성민정 교수의 분석이다. 

황유선 글램잇 대표는 "인간은 진화하면서 살아남았다"며 "이전에는 본성과 본능을 표출하고 발현할 기회가 없었지만 이제는 디지털 세상에서 부캐(두 번째 캐릭터)를 통해 상호작용하면서 나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팝업스토어는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 고아진 제일기획 인터랙티브 익스피어런스팀장은 "코로나 사태 당시 모든 PR과 캠페인이 온라인으로 전환했으나 결국엔 '휴머니티'"라며 "회귀의 욕구가 큰 만큼 완전한 대전환이 아닌 하이브리드, 즉 온오프라인 복합적 형태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방지연 LF 홍보팀장 또한 "팝업스토어가 코로나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 이후엔) 고객을 짧은 기간 동안 몰입해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소비자들이 더 좋은 경험을 쌓고,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똑똑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4일 강남구 소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블랙스완 시대의 PR' 발간 기념 북토크에서 저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유다정 기자
14일 강남구 소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블랙스완 시대의 PR' 발간 기념 북토크에서 저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유다정 기자

'mukbang'으로 표기되는 '먹방(먹는 방송)'이나 '오징어게임' 등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K-콘텐츠의 유행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재인 다트미디어 고문은 "OTT가 TV와 극장을 대체하고, 레거시 미디어의 빈자리에 SNS가 자리잡고 있다"며 "디지털화가 심화되면서 가짜와 편견이 플랫폼에 넘쳐나는 현상들이 자연 치유가 되지 않고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용 KPR 전무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말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앱이 합쳐지고 있다. 바로 슈퍼앱"이라며 "애플리케이션은 여전히 젊은 세대와 주류(메인스트림)에게 유리한 마케팅 툴로, 세대간 디지털 격차에 관한 문제도 PR업계의 과제"라며 북토크를 마무리했다. 

국내 최고 PR 전문가들이 꼽은 32개의 트렌드를 집대성한 '블랙스완 시대의 PR'에는 성민정 교수를 비롯해 조삼섭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 이재승 대한적십자사 기획조정실장, 신호창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 교수, 김재인 다트미디어 고문, 이옥진 조선일보 기자, 김주호 한국PR협회 회장 겸 KPR 사장, 김지영 Visa Korea 전무, 조영석 아시아나항공 전무, 김희진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부사장, 임지현 카카오게임즈 부사장, 고아진 제일기획 팀장 등 다양한 PR 전문가 34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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