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입느니 알몸으로!"… PETA 누드 광고, 30년 만에 영예로운 퇴장
"모피 입느니 알몸으로!"… PETA 누드 광고, 30년 만에 영예로운 퇴장
  • 김수경
  • 승인 2020.0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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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모피 사용 크게 줄어 목표 달성, 캠페인의 승리" 선언
일관되고 꾸준한 메시지 전달, 세상 바꾸는 광고의 힘 보여준 사례
PETA 누드 캠페인에 참여한 (좌)길리안 앤더슨(Gillian Anderson)과 아일랜드 베이싱어 볼드윈(Ireland Basinger-Baldwin).ⓒPETA
PETA 누드 캠페인에 참여한 (좌)길리안 앤더슨(Gillian Anderson)과 아일랜드 베이싱어 볼드윈(Ireland Basinger-Baldwin).ⓒPETA

세계적 동물권 보호 단체인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가 30년 간 진행해 온 '모피를 입느니 차라리 발가벗겠다(I’d Rather Go Naked Than Wear Fur)' 캠페인을 성공리에 종료한다.

최근 PETA는 지난 30년 동안 패션업계의 모피 사용이 크게 줄고 대부분 사라지는 등 목표를 달성한 만큼 해당 캠페인의 '승리'를 선언하고 광고를 중단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PETA의 누드 광고 캠페인을 기획한 댄 매튜스(Dan Mathews) PETA 수석 부사장은 "거의 모든 톱 디자이너들이 모피 사용을 중단하고 캘리포니아주는 아예 모피 사용을 금지했으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모피를 입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은 모피 살롱을 폐쇄하기로 했고 북미에서 가장 큰 모피 경매소는 파산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30년 간 PETA가 꾸준히 전해 온 캠페인 메시지가 세상을 변화시킨 것이다.

성공적인 캠페인 종료를 선언한 PETA는 이제 가죽과 양모 거래가 동물들에게 미치는 끔찍한 영향을 폭로하는데 초점을 맞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PETA의 첫 누드 캠페인에 등장한 더 고고스(The Go-Go's). ⓒPETA
PETA의 첫 누드 캠페인에 등장한 더 고고스(The Go-Go's). ⓒPETA

PETA의 'I’d Rather Go Naked Than Wear Fur' 캠페인은 지난 1992년 댄 매튜 수석 부사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세계적인 톱 스타들이 광고에 누드로 등장해 "모피를 입느니 차라리 발가벗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광고 포스터 수익금은 모두 PETA에 기부했다. 

첫 광고 캠페인엔 미국의 유명 밴드인 '더 고고스(The Go-Go's)'가 등장했으며 이후 킴 베이싱어, 파멜라 앤더슨, 에바 멘데스,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등 할리우드 배우와 가수 핑크, 와카 플로카 플레임, 슈퍼모델 크리스티 털링턴, 타이라 뱅크스, 아일랜드 베이싱어 볼드윈 등이 누드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후 샤넬, 버버리, 프라다와 같은 명품 패션 브랜드는 물론 유명인들도 PETA의 캠페인에 공감해 모피 사용을 중단했다.

PETA는 "캐나다 구스(Canada Goose)의 파카에 사용되는 모피를 만들기 위해 야생 코요테들은 철 올가미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모피 사용에 여전히 집착하는 일부 디자이너들이 있다"며 "모피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우리는 꾸준히 모피 사용에 반대해 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PETA의 누드 캠페인은 꾸준하고 일관된 광고 캠페인이 어떻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 성공 사례로 오래도록 회자 될 전망이다.

PETA 누드 캠페인에 참네브 슐만(Nev Schulman). ⓒPETA
PETA 누드 캠페인에 참여한 네브 슐만(Nev Schulman). ⓒPE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