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비티'를 위한 '데이터', 구글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크리에이티비티'를 위한 '데이터', 구글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 김수경
  • 승인 2023.08.2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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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 키노트 세션
아트웰 느와일라 구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크리에이티브 부문장
"크리에이티비티 성공시키려면 데이터 활용이 중요… 기존 성공 사례에서 배워야"
8월 23~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려
아트웰 느와일라 구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크리에이티브 부문장. ⓒ브랜드브리프

[부산 = 김수경 기자]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와 데이터(data)의 상관관계는 이미 수 많은 성공 캠페인에서 입증됐다. 크리에이티비티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데이터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 우리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MAD STARS) 키노트 무대에 선 아트웰 느와일라(Artwell Nwaila) 구글(Google)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크리에이티브 부문장은 크리에이티비티와 데이터의 성공적 결합을 위한 구글의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아트웰 부문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한 한 세제 브랜드의 캠페인 성공 사례를 들며 발표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세제 브랜드 광고는 아이들이 더럽힌 세탁물을 어머니가 깨끗하게 빨아주는 모습을 담은 전형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다. 그 때문에 경쟁사들과의 차별화가 어렵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그는 구글의 검색 데이터에서 그 답을 찾았다고 밝혔다. 

아트웰 부문장은 "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을 것 같은 20대 남자들이 구글에서 세탁 세제를 적극적으로 검색한다는 데이터를 확인했다. 이들은 부모가 사용하던 세제를 그대로 사용하고, 냉수 또는 온수를 사용하는 세탁 방식 또한 부모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인사이트를 발견했다"며 "데이터를 통한 이같은 깨달음은 세탁 세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고, 성공적인 크리에이티비티를 위한 촉매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크리에이티브는 사업에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로 크리에이티비티가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비중은 49%에 달한다. 미디어 36%, 브랜드 15%인 것을 감안하면, 크리에이티비티는 수익을 증대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아무리 좋은 브랜드라도, 미디어를 최적화 하더라도, 크리에이티브가 좋지 않으면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없다는 얘기다. 크리에이티비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데이터"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보지 않으면, 타깃을 명중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데이터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아트웰 느와일라 구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크리에이티브 부문장. ⓒ브랜드브리프

그렇다면, 크리에이티비티의 각 과정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아트웰 부문장은 크게 브리핑(briefing), 아이디어 구상, 개발, 캠페인 종료 후 단계에서 데이터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1. 브리핑
한 조사에 따르면 61%의 고객들은 자신과 상호작용하는 브랜드가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문제는 브리핑 단계에서 발생한다. 이 단계에서는 피상적인 인구 통계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

사례 1. 스포츠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분야이고 게임은 아이들이 즐겨하며, 여자들은 대부분 가정주부라는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그러나 구글 데이터에 따르면 스포츠 용품 구매자의 60%는 여성이고, 비디오 게임 검색의 45%는 35세 이상이 차지했으며, 가정용품을 검색하는 유저의 40%는 남성들이었다.

사례 2. 영국의 국왕인 찰스 3세와 유명 가수인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은 모두 1948년에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결혼을 두 번 했고 자녀가 있다. 또한 반려견을 키우는 것도 똑같다. 인구 통계 데이터 상으로 보면, 두 사람은 비슷한 카테고리로 묶일 수 있지만 이는 잘못된 접근 방식이다. 

아트웰 부문장은 "피상적인 인구 통계학적 데이터만으로는 제대로 된 데이터를 볼 수 없다. 그 외의 것을 알아야 한다"며 "고객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며, 이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2. 아이디어 구상
보석같은 데이터의 발견은 아이디어 구상에 큰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그 데이터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는 복잡하고 어려운 전문가 수준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이해하기 쉽고 접근이 쉬운 직관적 데이터도 훌륭한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매년 미국 슈퍼볼 시즌이 되면 로마 숫자 읽는 방법과 관련한 검색량이 증가하고, 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엔 캐나다 이민비자 검색량이 증가했다"며 "구글 트렌드가 알려주는 검색 데이터만 봐도 많은 트렌드를 알 수 있고 여러 아이디어 콘셉트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구글 검색창에 하나의 단어를 넣으면 자동으로 문장이 완성되는 자동완성 기능도 훌륭한 데이터 제공 소스로 활용할 수 있다"며 "구글의 기본적인 데이터에서 훌륭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3. 개발
개발 단계에서는 구글, 유튜브, 틱톡 등 온라인 채널에서 입증된 성공 사례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는 이를 'ABCD'라고 이름 붙인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A는 주목 끌기(attention), B는 브랜딩(branding), C는 연결(connection), D는 지시하기(direction)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명확한 브랜딩을 통해 소비자들과 감정적으로 연결된 뒤, 소비자 행동을 이끌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아트웰 부문장은 "2만5000개 이상의 유튜브 사례 데이터를 분석했다. 속도가 빠른 광고와 느린 광고 중 어느 쪽이 건너뛰기 할 확률이 높은지, 광고에서 브랜드 노출은 나중에 하는게 나은지 먼저 하는게 나은지와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어냈다"며 "ABCD와 같이 이미 충분한 데이터 분석이 돼 있는 성공 사례를 활용하는 것도 굉장히 효과적"이라고 추천했다.

4. 캠페인 종료 이후
마지막으로 그는 99%의 크리에이터들이 실행하지 않는 캠페인 종료 후 분석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했다. 이 과정이야말로, 훌륭한 성과를 내기 위해 경쟁자와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트웰 부문장은 "캠페인 종료 후 분석은 이전 캠페인과 새로운 캠페인의 브리프 간 가교역할을 한다"며 "이전 캠페인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요소가 가장 큰 효과를 냈는지를 꾸준히 분석하면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광고를 만들때마다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아트웰 느와일라 구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크리에이티브 부문장. ⓒ브랜드브리프

끝으로 아트웰 부문장은 "우리 모두가 데이터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데이터라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것"이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티비티의 핵심은 결국 인간의 능력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크에이티비티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지성이다. 여러분 또한 이를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무대를 마쳤다.

2023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리부트!(REBOOT! 팬데믹 이후 새로운 전략으로 다시 시작)'를 주제로 부산 벡스코 및 해운대 일원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전 세계 마케팅·광고·디지털 콘텐츠 업계 전문가들과 인기 크리에이터 등 총 58인의 연사가 참여했다. 전체 콘퍼런스 일정 및 자세한 정보는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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