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매장에 '도심형 농장'이?… "탄소배출 줄인 지속가능한 먹거리 꿈 꿔"
이케아 매장에 '도심형 농장'이?… "탄소배출 줄인 지속가능한 먹거리 꿈 꿔"
  • 김수경
  • 승인 2021.12.28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SDGs] 이케아의 지속가능한 푸드 비전 '파르마레'
'사람과 지구에 친화적인 전략' 일환으로 이케아의 신념과 비전 공유
"2022년까지 푸드 20%를 식물 제품으로 대체, 레스토랑 음식물 쓰레기 50% 감축 목표"

요즘 TV와 신문, 광고에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지속가능성'이란 인간과 지구 생태계가 미래에도 유지될 수 있는 제반 환경의 가능성을 뜻합니다. 국제연합(UN)은 2015년 정상회의에서 17가지 아젠다를 담은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발표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SDGs를 알게 됐고 저도 그 노력에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한 때 텀블러를 열심히 들고 다녔는데 쓰레기통 마다 가득 쌓인 일회용품을 마주할 때 답답하고 불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와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면서 우리는 새로운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곳곳에선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발자취를 좇으며 함께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IKEA)의 첫 번째 한국 매장인 광명점에는 세계 최초의 도심형 농장인 '파르마레(FARMARE)'가 운영되고 있다. 스웨덴어로 '농부'를 뜻하는 '파르마레'는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지속가능한 재배 방식으로 채소를 재배한다. 작물을 기르는데 필수적인 물도 순환식으로 사용해 일반 농법 대비 약 90%의 수자원을 절약하고 있으며 재배된 채소를 이케아 푸드 매장에서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재료 운반이나 보관 등에 따르는 탄소배출도 없다.

환경 파괴의 주범인 탄소배출을 줄이면서도 더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도입한 이케아 '파르마레'는 사람과 지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이케아의 '사람과 지구에 친화적인 전략(People & Planet Positive Strategy)'의 일환으로,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이케아의 신념과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옥종욱 이케아 광명점 푸드 매니저를 만나 이케아 푸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푸드 비전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옥종욱 매니저는 "이케아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의미있는 공간을 고민하던 중 스웨덴 출장을 다녀 온 동료가 보여 준 수경재배 관련 사진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직접 기른 채소를 매장에서 판매하면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케아 광명점 '파르마레'를 둘러보고 있는 옥종욱 이케아 광명점 푸드 매니저. ⓒ정상윤 기자

지난 2020년 8월 이케아 광명점에 문을 연 '파르마레'에서는 친환경 수경재배 방식으로 '카이피라'와 '프릴아이스'를 재배한다. '파르마레'에서 생산된 채소는 바로 옆 이케아 푸드 매장에서 샐러드와 샌드위치의 재료로 사용된다.

옥 매니저는 "파르마레에서 재배된 채소가 이케아 푸드 전체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라며 "비록 적은 양이긴 하지만, 파르마레가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는 어떠한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보다 강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케아 광명점 푸드 매장을 찾은 많은 고객들은 '파르마레'를 본 뒤 사진을 찍거나 직원에게 다양한 질문을 건네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파르마레'는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실천하는 공간인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이를 알리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옥종욱 이케아 광명점 푸드 매니저. ⓒ정상윤 기자

옥 매니저는 2014년 이케아에 합류하기 전, 글로벌 고급 호텔과 국내 유수의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근무했다. 이후 극소수의 고객을 위한 파인다이닝에서, 다수의 일반 고객을 위한 먹거리로 그의 고민도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그는 "호텔에서 일할 때는 고급 식재료를 쓰고 버리는 양도 상당했다. 현실적인 먹거리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반면 이케아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매일 삶에서 더 좋은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비전을 갖고 있는 만큼 낮은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고민한다. 속도 면에서는 조금 더딜 수 있지만 이케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케아가 제공하는 식재료와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 고급 호텔 레스토랑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이케아가 전세계에서 제공하는 모든 먹거리는 7가지 원칙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케아의 7가지 푸드 제조 원칙. ⓒIKEA

이케아 푸드는 제품을 생산할 때 모든 영양 밸런스와 책임 있는 크기 등을 고려하며, 인간과 지구 모두에게 좋은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기반 식품을 연구한다. 또한 동물복지를 실천하며 천연재료를 사용하고 음식 손실과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음식을 모두가 함께 즐겁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옥종욱 매니저는 "파르마레뿐만 아니라 이케아 푸드의 모든 제품에는 이 7가지 원칙이 녹아있다"며 "탄소 배출량이 기존 미트볼 대비 4%인 플랜트볼, 100% 야채로만 만든 베지볼과 베지 핫도그를 출시했으며 연어와 대구 등 생선은 책임 양식을 통해 공급된 제품을 판매하며 커피와 초콜릿, 잼 등도 모두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제품을 판매한다. 까다로운 지속가능성 규정을 지키면서도 품질과 맛에는 전혀 차이가 없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까지 이케아 푸드 제품의 20%를 식물 제품으로 대체하고 이케아 레스토랑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50%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처리해 비료화하는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옥종욱 이케아 광명점 푸드 매니저. ⓒ정상윤 기자

옥종욱 매니저는 "이케아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생활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는 만큼, 홈퍼니싱 제품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먹거리 또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일상 생활에서 누구나 손쉽게 환경에 기여하고 지속가능성을 실천할 수 있는 분야 또한 먹거리이기 때문에 모두가 함께 고민한다면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기 힘든 현실적 어려움 중 하나는 기업 입장에서는 크게 돈이 되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커머스와 연결하기 위한 고민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누구나 손쉽게 친환경 채소를 기를 수 있는 가정용 '파르마레'를 판매한다면 이케아가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파르마레는 이케아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푸드 비전을 고객들이 눈으로 직접 보고 알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케아는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꾸준히 선보이며 빅 브랜드 중 가장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8년 회계연도 기준, 이케아레스토랑은 52개국 423개 매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연간 이케아푸드 이용 고객은 약 6억8000만여명으로, 연간 이케아 매장 방문객 수인 7억600만여명의 약 96%에 달한다. 

옥종욱 이케아 광명점 푸드 매니저. ⓒ정상윤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