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 저물고 어드레서블TV가 온다… KT·SK·LG유플러스 상용화 경쟁
TV광고 저물고 어드레서블TV가 온다… KT·SK·LG유플러스 상용화 경쟁
  • 김수경
  • 승인 2020.01.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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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전통 TV광고 한계 넘어 고객별 맞춤형 광고 가능…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
IPTV 3사, 올 연말 상용화 목표로 기술 개박 박차
ⓒ브랜드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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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케이블을 제치고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IPTV(인터넷프로토콜TV)가 어드레서블TV(addressable TV) 광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기있는 TV 방송 프로그램에 광고가 몰리던 시대가 저물고 이제 고객 맞춤형 광고가 개개인의 TV속으로 성큼 다가갈 전망이다.


9일 IPTV업계에 따르면 KT와 SK, LG유플러스 등 IPTV 사업자들이 올 하반기 어드레서블TV 광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드레서블 TV는 데이터에 기반한 TV광고 구매 및 송출이 가능한 프로그래매틱 TV(Programmatic TV)의 하위 개념으로, 가구별 타깃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최신 광고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지난 2018년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존 TV광고는 광고주가 광고를 제작해 프로그램 제작자나 방송 사업자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 단위로 계약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예를 들면 '미스터트롯'이나 '나혼자산다', '아는형님'과 같은 프로그램 단위로 앞과 뒤, 중간에 붙는 광고를 구입한 뒤 방송사가 각 가정의 TV로 같은 시간, 같은 광고를 내보내는 방식이다. 전체 시청자들은 동시에 똑같은 광고를 시청하게 된다.

이는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방식으로, 정확한 타기팅(targeting)을 할 수 없어 예산 손실이 크고 정확한 광고 성과 측정이 어려우며 중복률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어드레서블TV 광고는 방송사가 아닌 IPTV 플랫폼 사업자가 개인에게 광고를 내보내는 방식이다.

플랫폼 사업자는 가구별 시청 이력과 가구 구성원, 성별, 연령, 특성, 관심사와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연관성이 높은 가구별 맞춤형 광고를 송출하게 된다. 실시간 채널에서도 맞춤형 광고 송출이 가능하다.

디지털 광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어떤 가구에서 어떤 광고를 보는지 분석할 수 있고 이는 더욱 정교한 타기팅을 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된다"며 "광고 효과 분석도 기존 TV에 비해 훨씬 정확하게 할 수 있어 광고주들의 수요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재원 인크로스 대표이사. ⓒ브랜드브리프
이재원 인크로스 대표이사. ⓒ브랜드브리프

전통 매체로 분류되는 TV와 케이블TV의 광고비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어드레서블 TV 광고는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4월 SK텔레콤은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 지분 34.6%를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국내 3위 디지털 미디어 대행사인 인크로스와 손잡고 디지털 광고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고 다양한 ICT 기술을 접목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이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IPTV 서비스인 'Btv'에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적용하기 위해 인크로스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이재원 인크로스는 대표는 현재 SK텔레콤 광고사업유닛장과 SK브로드밴드 광고사업그룹장을 겸하고 있다.

인크로스는 지난해 11월 29일 열린 IR(기업설명회)에서 "어드레서블 TV를 통해 디지털로 전환하면 TV 광고의 가치가 재고 되고 잃어버린 광고 시장 점유율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2020년 연말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앞서 지난해 9월, SBS와 업무 협약을 맺고 SBS플러스 채널에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채널을 시청하는 모든 Btv 고객에게 실시간 맞춤형 상품 TV광고를 내보내고 어드레서블 TV 광고를 우선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인크로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TV광고와 디지털 광고를 따로 했다면 어드레서블 TV가 상용화된 후에는 통합될 것"이라며 "광고 효과는 플랫폼을 통해 통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 16개 PP 주요 관계자들이 협약식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T
KT와 KT스카이라이프, 16개 PP 주요 관계자들이 협약식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T

'올레tv'를 서비스하고 있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어드레서블 TV 광고 상용화를 앞두고 최근 16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채널 AD-Network' 공동 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채널 AD-Network는 PP의 광고를 한 곳에 통합해 판매하고 운영한다. KT에 따르면 각각의 채널이 개별로 광고를 운영할 때보다 확대된 규모에서 다수의 사업자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다양한 광고 상품을 구성할 수 있어 시너지를 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T는 협약을 맺은 16개사 외에도 다양한 PP사와 협력을 확대해간다는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올 하반기 어드레서블 TV 광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미 일부 올레tv 자체 광고에는 자체 개발한 스트리밍 방식의 어드레서블 TV 광고가 송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의 자회사이자 국내 최대 디지털 미디어랩사인 나스미디어는 어드레서블 TV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등 함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SBS 일부 채널에서 어드레서블 TV 광고 기술을 테스트하는 등 타사와 마찬가지로 올 연말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바코
ⓒ코바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는 어드레서블 TV 광고 상용화를 앞두고 관련 광고 상품 판매 제도와 규제 등을 협의하고 있다. 코바코는 현재 KBS와 MBC, EBS 및 지상파 라디오 광고의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코바코 관계자는 "명확한 타깃 광고가 가능한 어드레서블 TV 광고 기술은 전통 TV 광고를 보완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며 "다만 다수의 대중에게 대대적인 광고를 원하는 광고주들은 계속해서 전통적인 TV 광고 노출을 원하기 때문에 TV 광고 물량이 전적으로 어드레서블 TV로 옮겨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새로운 기술이나 기기가 생기면 새로운 제도가 생긴다"며 "어드레서블 TV 광고 판매제도 등 새로운 협의가 필요한 부분을 IPTV 사업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드레서블TV 광고 상용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드레서블TV 광고가 상용화되면 지상파 TV 광고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며 "IPTV 사업자인 통신사가 방송 시장을 주도하게 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주도권은 계속해서 IPTV로 기울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방송통신위원회의 '2018 방송매체 이용 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PTV 가입률은 40.3%로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2019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산정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303만4309명(6개월 평균)으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약 54만명이 증가했다. 

이 기간 사업자 유형별 가입자 수는 KT 708만1177명, SK브로드밴드 485만5775명, LG유플러스 411만187명으로 IPTV 3사가 1~3위를 차지했다.

과기정통부와 코바코가 발표한 '2019년 방송 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총광고비는 전년 대비 3.2% 늘어난 13조9156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방송 광고는 3조392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7.2%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지상파TV(1조2352억원·13.1%↓)와 케이블PP(1조6646억원·2.8%↓), 위성방송(504억원·1.3%↓), 케이블SO(1275억원·9.4%↓) 등 대부분 매체의 광고비가 줄어든 반면 IPTV는(1166억원·0.4%) 소폭 성장했다.

관련 업계에선 올해도 IPTV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등 유료방송 M&A(인수합병)로 IPTV 3강 구도는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M&A가 완료되면 IPTV 3사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80%(KT-KT스카이라이프 31.31%, LG유플러스-CJ헬로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4.03%)를 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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