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도 광고로 돈 버는 시대, 효율 측정할 통합 데이터 필요"… 미디어 전문가 한 목소리
"OTT도 광고로 돈 버는 시대, 효율 측정할 통합 데이터 필요"… 미디어 전문가 한 목소리
  • 유다정
  • 승인 2024.02.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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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광고 기반 OTT 서비스 확산에 따른 미디어·광고 생태계 변화 세미나 열어
지난해 총광고비 마이너스 성장, 디지털·OTT 광고 비용 확대될 것
공통되고 통합적인 데이터 필요… 미디어로써 신뢰감 줘야
"디지털 광고 수준 점점 낮아져" AI 통한 맞춤형 PPL 광고 제언도
유승철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교수. ⓒ코바코
유승철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교수. ⓒ코바코

 구독 기반이었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광고 요금제를 속속 내놓는 가운데, OTT에도 시청률과 같은 투명한 통합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는 광고 기반 OTT 서비스 확산에 따른 미디어·광고 생태계 변화 세미나를 서울 중구 소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유승철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교수는 향후 OTT 수익 기반은 광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OTT 2000만 시청자 시대다. 나이에 상관없이 전국민이 OTT를 보고 있다"면서도 "실상 OTT 사업자의 적자는 엄청난 상태"라고 말했다. 

2022년 국내 OTT 사업자의 영업손실 규모는 2959억원에 달할 정도(웨이브 -1213억원, 티빙 -1191억원, 왓챠 -555억원)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광고를 통한 수익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AVOD(광고기반 주문형 비디오)를 통한 수익이 2025년도에는 TV광고 수익을 넘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아예 FAST 채널이 뜨고 있다. FAST는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의 약자다. 즉 '광고 기반 무료 콘텐츠 스트리밍 TV 서비스'다.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지만 소비자가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편성표대로 방송되며, 중간 중간 광고가 송출되는 방식이다.

다만 케이블TV 비용이 비싼 미국 등과 달리 한국에서는 IPTV 비용이 저렴해 FAST의 매력도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유승철 교수는 "(스마트TV를 제작하는) 삼성과 LG가 있는 한국은 하드웨어와 콘텐츠 역량을 모두 갖췄다"며 "FAST를 한류의 글로벌 확산 통로로써, 우리 콘텐츠를 우리 단말기에 실어서 글로벌로 나가는 구상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변혜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 ⓒ코바코
변혜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 ⓒ코바코

변혜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유료 방송 가입자 수가 크게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OTT와 디지털로 광고비가 투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이현정 제일기획 팀장도 "2023년 방송광고비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광고 시장을 이끌어 나갔던 디지털 부문조차 상승세가 6%에 그치며 총광고비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현재 CPM(1000뷰 당 비용)이 8만5000원으로 TV 방송 광고의 3배에 달하는데, 아직까지 OTT 광고의 효과에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경쟁자가 나오면 부족한 인벤토리(광고 구좌) 문제도 해결되고, 다양한 결합 상품도 나오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승철 교수는 "회사 자체 데이터로는 미디어로써의 신뢰감을 줄 수 없다. TV 시청률과 같은 공통되고 통합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넷플릭스는 영국의 TV 시청률 조사기관 BARB과 함께하고 있고, 일본과 중국에서도 관련 제도를 고도화 중"이라고 관련 제도와 인프라 확충을 강조했다.

김상연 광운대학교 교수 ⓒ코바코
김상연 광운대학교 교수. ⓒ코바코

김상연 광운대학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PPL(간접광고)에 대한 긍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구독비를 지불하고 광고 요금제에 관심이 없는 프리미엄 구독자의 경우에도 PPL을 통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지금처럼 콘텐츠 내에 제품을 배치하는 수준이 아닌 맞춤형 광고도 가능하리라 봤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달하면서다. 가령 콘텐츠에서 뒷배경이 그냥 벽이었다면, AI를 통해 광고판을 세우는 식이다.

김상연 교수는 "대부분 평일 120분, 주말에는 180분 정도를 평균적으로 OTT 시청에 쓰고 있고, 500분 이상 시청하는 헤비 유저들도 많다"며 "프리미엄 구독자들은 '내가 원하는 콘텐츠가 있는가'가 OTT 선택의 이유인 만큼, 광고 또한 그에 맞게 제공해 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승철 교수는 "디지털 광고가 성장하는 반면, 크리에이티브의 수준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생성형 AI가 광고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데 쓰일 것이 아니라, 재밌고 흥미로운 광고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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