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50주년 맞은 힙합, 정보 전달 메신저가 되다
탄생 50주년 맞은 힙합, 정보 전달 메신저가 되다
  • 권경은
  • 승인 2023.11.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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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2023 세미나 리뷰

올해는 힙합 음악 탄생 50주년이다. 지난 1973년 미국 뉴욕의 빈민가에서 탄생한 힙합 장르는 흑인 문화를 대표하는 하위 문화로 여겨지다 80년대와 90년대 미국의 주류 음악으로 성장했고 90년대 이후에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 그리고 이제 힙합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기성 세대가 됐다.

전설적 힙합 뮤지션 대릴 맥다니엘스(Darryl McDaniels)가 지난 6월 19일 칸 라이언즈 세미나 무대에 올랐다. 이제 60의 나이를 바라보는 대릴 맥다니엘스는 비주류 음악인 힙합을 대중화시켰다고 평가받는 그룹 '런디엠씨(Run D.M.C.)'의 멤버다. '런디엠씨'는 1984년 데뷔해 2002년 해체됐다.

세미나 무대에 오른 대릴 맥다니엘스는 힙합 음악의 힘과 '릴슈가-변장의 달인(Lil Sugar-Master Of Disguise)' 캠페인에 대해 역설했다.

'릴슈가-변장의 달인' 캠페인은 지난해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 포 굿(Grand Prix for Good)'을 수상한 작품이다. 광고주는 음악과 문화를 매개로 취약 계층을 교육해 건강을 개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기관 '힙합퍼블릭헬스(Hip-Hop Public Health·HHPH)'이며, 대행사는 인터퍼블릭그룹(IPG) 산하의 건강 부문 회사인 '아레아(AREA 23)'이다.

이 세미나에는 힙합퍼블릭헬스 CEO인 로리 로즈 벤슨(Lori Rose Benson)와 AREA23의 CCO(Chief Creative Officer )인 팀 호키(Tim Hawkey)도 함께 연사로 섰다. 마지막에는 DJ 플로(DJ FLO)가 등장해 세미나는 미니 콘서트 형식으로 마무리됐다. 

'릴슈가-변장의 달인'은 설탕을 과잉 섭취할 때 발생하는 위험성에 대해 교육하기 위한 캠페인으로 힙합 음악, 스토리텔링, 게임 등의 채널을 사용했다.

캠페인 소개 영상에 따르면, 설탕을 지칭하는 명칭은 글루코즈, 덱스트로즈 등 150개 이상의 다른 명칭으로 성분표에 표기된다. 설탕은 많은 음식과 음료수에 들어가는데 과잉 섭취로 인한 건강 문제는 주로 취약 계층에서 발생한다. 

캠페인에서는 설탕 과잉 섭취의 문제를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게 만들기 위해 랩음악과 게임을 만들었다. 맥다니엘스는 변장의 달인이자 교활한 각설탕 캐릭터 '릴슈가’의 목소리와 노래를 담당했다.

맥다니엘스는 "만일 의사가 설탕의 나쁜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아이들이나 취약 계층 사람들이 듣겠는가"라고 질문하며 "힙합에는 리듬(음악)과 라임(언어)이 있어, 듣고 부르면서 부지불식간에 학습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릴 때 부르던 ABC 송은 가장 훌륭한 힙합 음악"이라고 덧붙였다.

벤슨 CEO는 "음악의 효과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음악은 더 쉽게 인지되게 만들고 더 기억에 남게 하며, 정서적으로도 치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매체와 메시지뿐 아니라 메신저로서 힙합을 선택했다"고 밝히며 "메신저로서 힙합 뮤지션뿐 아니라 아이들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캠페인을 통해 교육 받은 취약 계층 아이들이 다시 부모에게 정보를 확산할 때, 이들을 통해 부모들이 정보를 얻고 교육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벤슨 CEO에 따르면 취약 계층에서는 아이들이 속한 가정과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계발하고 성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 따라서 캠페인에서는 아이들로 하여금 건강에 대한 교육을, 재미있는 놀이처럼 느끼도록 구성했다. 게임과 그림책, 랩의 방식으로 학습을 시킴으로써, 아이들이 음식과 음료수 성분표를 보고, 설탕이 있는지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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