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 급식카드 등록하면 결식아동에 초대장 발송"… 젊은 아이디어로 '선한영향력가게' 살린다
"앱에 급식카드 등록하면 결식아동에 초대장 발송"… 젊은 아이디어로 '선한영향력가게' 살린다
  • 유다정
  • 승인 2024.01.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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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태 선한영향력가게 의장 인터뷰
"회원사 3800여곳, 정작 결식 아동들은 잘 알지 못해 홍보·마케팅 절실한 상황"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YLC)' 한국대표 선발대회, 올해 과제로 '선한영향력가게' 홍보 방안 제안
급식카드 디자인 단일화하고, 배너 알림을 통해 결식 아동에 '초대장' 발송하는 아이디어가 수상
오인태 의장 "선한영향력가게 사단법인화 매진, 아이들이 더 편안하게 방문해주길 바라"
강남구 소재 선한영향력가게 사무실에서 오인태 의장 ⓒ서성진 기자
오인태 선한영향력가게 의장. ⓒ서성진 기자

결식 아동들에게 무료로 음식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한영향력가게' 참여사가 전국 3800개를 넘어섰지만 정작 결식 아동들은 이를 잘 알지 못해 홍보·마케팅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있다. 그 가운데 국내를 대표하는 주니어 크리에이터들이 '선한영향력가게'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브랜드브리프는 올해 칸 라이언즈 코리아가 주최한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YOUNG LIONS COMPETITION, 이하 YLC) 한국대표 선발대회에 출제기관으로 참여한 선한영향력가게의 오인태 의장을 만나 단체가 직면한 과제와 앞으로의 운영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선한영향력가게는 지난 2019년 6월 서울 홍대에 위치한 레스토랑 '진짜파스타'의 대표인 오인태 의장이 결식 아동에게 무료로 파스타를 제공하면서 시작됐다. 일명 '돈쭐', 바이콧(buycott, 불매운동의 반대말) 유행의 시발점으로, 해당 사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선한영향력가게는 회원사가 전국 3800여 곳에 달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식사를 비롯해 이·미용, 피트니스, 법률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결식 아동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강남구 소재 선한영향력가게 사무실에서 오인태 의장 ⓒ서성진 기자
오인태 선한영향력가게 의장. ⓒ서성진 기자

오인태 의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따뜻한 자영업자는 크게 늘어났지만, 회원사를 찾는 결식 아동은 많지 않다는 점이 내내 아쉬웠다"고 운을 뗐다.

오 의장에 따르면, 결식 우려 아동들에게 선한영향력가게가 잘 알려지지 않아 실제로 이용하는 아동들의 숫자가 적은 상황이다. 또한 현재 사용되는 결식 아동 급식카드가 지역 및 카드사에 따라 디자인이 다르다는 문제도 있다. 가게 직원들이 급식카드임을 인지하기 어렵고, 아이들은 급식카드를 꺼내 일일이 설명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선한영향력가게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결식 아동들이 더욱 편하게 가게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YLC 한국대표 선발대회' 출제기관으로 참여하게 됐다. 

YLC 한국대표 선발대회에서는 '급식카드는 낙인이 아닌 권리'라는 것을 핵심 메시지로, 선한영향력가게 회원사들을 자선사업이 아닌 아이들의 '이모' 또는 '삼촌'과 같이 기댈 수 있는 역할로 전달하기 위한 아이디어 제안을 과제로 제시했다.

2024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 한국대표 선발대회 미디어 부문 실버를 수상한 김지영, 장민혁(제일기획) 팀의 작품 ⓒ칸 라이언즈 코리아
2024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 한국대표 선발대회 미디어 부문 실버를 수상한 제일기획(김지영, 장민혁) 팀의 작품. ⓒ칸 라이언즈 코리아

칸 라이언즈 코리아가 수십여팀의 제안을 심사한 결과, 제일기획의 김지영 카피라이터와 장민혁 프로가 선한영향력가게를 위해 제안한 'Pay, attention to us' 캠페인이 미디어 부문 실버를 수상했다. 이 캠페인은 삼성페이 앱 내에서 급식카드를 통일된 하나의 디자인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선보여 호평 받았다. 스마트폰에 삼성페이를 다운로드하고 급식카드를 등록하면 지역이 달라도 똑같은 디자인의 모바일 급식카드가 뜨고, 배너 알림을 통해 근처 선한영향력가게 매장으로부터 결식 아동들이 초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오인태 의장은 "아무래도 후원없이 개인이 운영하다보니, 여러 한계점들이 여실히 들어났다. 아이디어, 홍보 장소, 비용 등 다양한 어려움이 있다"며 "YLC 한국대표 선발대회 수상작의 디자인도 정말 좋았고, 아이디어가 현실화 된다면 아이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갈 것 같다"고 호평했다.

강남구 소재 선한영향력가게 사무실에서 오인태 의장 ⓒ서성진 기자
오인태 선한영향력가게 의장. ⓒ서성진 기자

오인태 의장은 올해 선한영향력가게를 사단법인으로 정식 승인받아 제대로 된 체계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단법인은 등기를 통해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기부금 및 수입에 대한 면세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를 위해 오 의장은 본업인 '진짜파스타' 가게를 이달부로 정리하고 새로운 광고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카페나 음식점처럼 고객이 장시간 체류하는 매장에 흘러 나오는 음악 사이에 광고를 내보내는 형식이다. 광고주에게는 새로운 매체가 생기는 셈이다. 선한영향력가게에도 자금을 보충할 예정이라는 것이 오 의장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오인태 의장은 결식 아동들에게 "전국에 많은 이모, 삼촌들이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편안하게 방문해줬으면 좋겠다"며 "이모, 삼촌들도 노력할테니 너희도 조금만 용기를 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칸 라이언즈가 매년 주최하는 YLC는 만 30세 이하의 주니어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크리에이티비티 백일장'이다. 약 70여개 국가에서 예선을 거쳐 YLC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과제는 주로 자선단체 또는 비영리 기구에서 제시하며, 이번 YLC 한국대표 선발대회에서는 선한영향력가게와 더불어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과제 출제자로 참여했다. 올해는 제일기획을 비롯해 KT, 이노션, 대홍기획, 스튜디오좋, 디마이너스원  소속 30세 이하 영 크리에이터들이 한국 대표로 YLC에 참가한다. 31일 오후 3시부터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2024 YLC 한국대표 선발대회 시상식이 열린다. 시상식에는 골드 부문 수상자들의 프레젠테이션(PT)과 더불어 심사위원 및 역대 수상자들의 대담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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