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뛰어든 '쿠키리스' 시대, 디지털 마케터가 주목해야 할 3가지
구글도 뛰어든 '쿠키리스' 시대, 디지털 마케터가 주목해야 할 3가지
  • 유다정
  • 승인 2024.01.1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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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쿠키 수집 중단 시작… 올해까지 점진적 중단
애플 iOS·검색엔진최적화·CRM 마케팅 주목
"다양해진 소비자 니즈…작지만 뾰족한 취향들이 뜬다"

구글이 미뤄왔던 쿠키(웹 서드파티 데이터) 중단을 시작하면서, 개인정보 보호라는 거대한 물살을 재촉하고 있다. 웹에 이어 애플리케이션 마케팅에 있어서도 타기팅(targeting)에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애플 iOS와 검색엔진최적화(SEO), 퍼스트파티데이터를 활용한 고객관계관리(CRM) 강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12일 브랜드브리프 취재 결과, 쿠키리스(cookieless, 쿠키가 없는) 시대를 맞아 국내 디지털 광고 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9조원이 넘는 시장의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업계는 거대 플랫폼의 정책에 따라야 하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으로, 그나마 유예기간이 있어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다. 

서드파티데이터 '쿠키' 수집이 중단된다. ⓒ구글
서드파티데이터 '쿠키' 수집 중단. ⓒ구글

쿠키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수집된 제3자데이터(3rd party data)를 말한다. 유저가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했는지 트래킹하고 유저의 행동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작은 텍스트 파일로, 광고주들이 주로 맞춤형 광고에 사용해왔다. 구글은 지난 4일부터 이 쿠키를 차단하는 추적 보호(Tracking Protection)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구글은 우선 전체 이용자의 1%를 대상으로 해당 기능을 적용하며 2024년 하반기까지 모든 서드 파티 쿠키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다. 크롬은 전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이용자의 1%라고 해도 약 3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쿠키 지원 중단은 구글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구글 또한 매출의 약 80%를 광고로부터 내고 있어 타격은 불가피하다. 구글은 이미 지난 2020년 쿠키 지원 중단을 발표했으며, 당초 2022년 초로 계획했던 것을 2023년 말로 연기했고 올해가 돼서야 실행에 옮긴 것이다.

구글 웹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계획안. ⓒ구글
구글 웹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계획안. ⓒ구글

구글은 웹에 이어 모바일(안드로이드)에서도 광고 식별자(GAID) 제공 제한을 계획하고 있다. 마케팅 테크놀로지 기업 에이비일팔공(AB180)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2월부터 안드로이드 이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개발자 프리뷰 및 API 출시를 반복했다. 

2022년 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발표 당시 "기술 개발에 최소 2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것을 감안해, 업계에서는 2024년이 개인정보 보호 트렌드의 정점을 찍을 해로 보고 있다.

▲ 애플 iOS를 선례로
이에 대응해 전문가들은 다소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는 애플 iOS에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이미 애플은 2021년 앱추적투명성(ATT) 정책을 통해 광고식별자(IDFA)를 제한하고 있다. 

사용자와 그 기기의 활동을 추적하기 위해선 사용자의 동의(옵트인)를 받아야 한다. 대신 앱 설치와 재설치 어트리뷰션(기여도 분석)을 위한 SKAdNetwork(SKAN)를 사용해 iOS 캠페인을 측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앱스플라이어에 따르면 2023년 iOS 매체 비용이 10% 감소했으며, 전반적으로 효율성이 크게 향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안드로이드 비중이 높아 많이 회자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시행착오를 거치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며 "국내 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iOS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 서치 애드(Apple Search Ads) ⓒ애플
애플 서치 애드(Apple Search Ads) ⓒ애플

▲ SEO와 ASO
한 마케터는 "애플에 이어 구글에서도 공지를 해왔고, 이제 때가 왔다는 느낌"이라며 "얼마나 빨리 정보를 파악하고 주어진 상황에 잘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반기는 이들도 있다. 또 다른 종사자는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시도해보길 즐기는 마케터들에게는 흥미로운 상황"이라며 "플랫폼 알고리즘의 노예가 아닌 마케팅 원론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다수의 마케터들이 유상 광고(퍼포먼스마케팅) 대비 장기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SEO(검색엔진최적화)와 ASO(앱스토어최적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각각 웹 검색 엔진과 앱 스토어에서 일정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담당 브랜드가 상단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애플 또한 ATT 도입과 함께 애플 서치 애드(Apple Search Ads)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애플 앱스토어에 처음 접속하거나, 특정 항목을 검색하거나, 앱을 알아볼 때 등 전체 방문 여정에 걸쳐 앱 광고를 게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 CRM과 MMP
결국 개인화된 서비스로 고객경험을 강화하는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퍼스트파티데이터(1st party data)를 활용하는 CRM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성과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툴인 구글애널리스틱스4(GA4), 앰플리튜드(Amplitude)나 앱스플라이어, 애드저스트, 에어브릿지 같은 모바일측정파트너(MMP)에 대한 니즈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워낙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마케팅 또한 세분화되고 있다. 작은 팬덤을 가진 인플루언서도 훨씬 많아졌다"며 "대형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작은 시그널들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필요해졌다. 작지만 뾰족한 취향들이 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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