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마코 이어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 폐업… 중견 광고대행사 '휘청'
코마코 이어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 폐업… 중견 광고대행사 '휘청'
  • 김새미 기자
  • 승인 2018.06.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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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손실 13억으로 적자 전환, 당기순손실 15억
디지털 광고 중심으로 중견 광고대행사 세대 교체 진단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 CI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 CI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

올해 2월 부도난 코마코에 이어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도 지난달 조용히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중견 광고대행사인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이하 그레이프)가 지난 5월31일 폐업했다.

지난 1996년 설립돼 22년 업력의 그레이프는 2016년 기준 매출액 77억3563만원 규모의 중견 광고대행사다. 주력 업종은 TV, 라디오, 신문, 잡지, 세일즈 프로모션(SP) 등의 광고대행과 광고물 작성 등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3억2151만원으로 전년 대비 44.14%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은 25억1551만원에서 12억5647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 2016년 영업이익 3억5633만원에서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3억7679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억7145만원에서 당기순손실 15억5001만원으로 전환했다.

최근 몇 년간 영업활동이 잘 이뤄지지 않아 조용히 폐업에 이르렀다는 후문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그레이프는 몇 년 전부터 방송 매체 광고를 대행한 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해 그레이프가 대행한 광고는 공중파 TV광고 1편, 케이블 TV 광고 1편, 지면 광고 1편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20일 코마코가 재무상태 악화로 부도 난 이후 잇따라 중견 광고대행사의 위기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20년이 넘는 업력을 가진 곳이라 광고업계 관계자들의 충격도 상당하다.

특히 광고제작업계에서는 코마코 부도로 인한 미수금 문제로 진통을 겪은 상황이라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코마코가 부도 처리되자, 제작사는 아무런 보호장치를 갖지 못해 고스란히 미수금을 떠안게 됐다. 한국광고영상제작사협회에서 지난 3월 광고제작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개사의 미수금이 20억원에 달하며, 미수금이 5억원이 넘는 회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광고영상제작사협회 관계자는 "(그레이프 폐업으로 인한) 미수금 규모까지는 알 수 없지만 방송이 아니더라도 (영상광고물을) 제작했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중견 광고회사들이 문을 닫기 시작할 경우 지난번 코마코 부도 때처럼 똑같이 제작사 미수금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로써 중견 광고대행사들 사이에서 전통 광고에서 디지털 광고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중견 광고대행사들 사이에서 일종의 세대 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전통 매체를 주로 대행하던 중견 광고대행사들이 몰락하고, 바이럴 광고를 주로 대행하는 중소 광고대행사들이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중소 규모 광고대행사에만 국한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액 규모로 10위권 내에 드는 대형 종합광고대행사들의 경우, 굳건히 자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종합광고대행사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잘 몰랐다"며 "종합 광고대행사들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