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10명 중 9명, 인플루언서 신뢰 못 해"… '내돈내산' UGC가 뜬다
"소비자 10명 중 9명, 인플루언서 신뢰 못 해"… '내돈내산' UGC가 뜬다
  • 김수경
  • 승인 2023.06.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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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피로증·디인플루언서 대두… 인플루언서 신뢰도 하락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UGC)에 대한 신뢰도 높아져
"UGC, 제품 홍보하는 더욱 진정성있는 방법으로 주목"
관련사진. ⓒAdobe Stock

소비자 10명 중 9명 가량은 더 이상 인플루언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제 브랜드 마케팅에 있어 광고비나 협찬을 받는 인플루언서 콘텐츠 대신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 이하 UGC)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UGC 에이전시 엔트라이브(EnTribe)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은 점점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염증을 느끼고 있으며 소비자가 직접 제작한 브랜드 관련 콘텐츠를 찾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언서 콘텐츠와 UGC를 각각 활용한 브랜드를 소비자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진행한 엔트라이브의 이번 설문은 2023년 4월 18세부터 60세 사이의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자 중 86%는 UGC에 언급된 브랜드를 신뢰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한 반면,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고 답한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81%는 브랜드가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것이 해당 브랜드에 대한 인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부정적 영향 또한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고, 51%는 인플루언서 게시물은 읽지 않고 건너 뛴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2%는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제품을 구매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제품을 구매한 사람의 42%는 구매를 후회한다고 밝혔다.

엔트라이브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아담 돈부시(Adam Dornbusch)는 이번 설문 결과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UGC 마케팅으로 초점을 바꾸고 있는 브랜드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넘쳐나는 인플루언서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최근 '인플루언서 피로증(Influencer fatigue)', '디인플루언서(de-influencer)'와 같은 용어들이 대두되는 것 또한 이같은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아담 돈부시 CEO는 "엔트라이브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일부 기업들만 UGC를 원했고 다른 기업들은 UGC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이제 대부분의 기업들은 UGC가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더욱 진정성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소비자들, 특히 Z세대는 인플루언서들이 돈을 받고 일을 한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며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을 홍보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게 되는 순간부터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진정성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UGC는 실제 고객 또는 브랜드의 진정한 팬들에 의해 제작되는 콘텐츠를 뜻한다. UGC 크리에이터들은 광고비나 스폰서십만으로 움직이는 전통적인 인플루언서와는 달리 고유의 목적을 갖고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다는 특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이라는 뜻의 신조어로, 협찬이나 광고비를 받지 않고 본인의 돈으로 직접 구입한 제품에 대한 리뷰를 올릴 때 사용하는 말)' 콘텐츠가 대표적인 UGC로 꼽힌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UGC에서 언급된 제품 추천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트라이브의 설문 조사 응답자의 90%는 친구나 가족의 영향을 받아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82%는 더 많은 UGC를 마케팅에 통합 활용하는 브랜드에서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더 높다고 답했다.

UGC가 뒷광고(인플루언서가 광고주에게 제품 협찬이나 금전 등의 대가를 받았지만 이를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하더라도 알아보기 어렵게 표시한 광고성 게시물)와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넘어설 수 있을지, 브랜드 담당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글로벌 마케팅 분석업체 인플루언서마케팅허브에 따르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세계 마케팅 시장 규모는 2016년 17억 달러(한화 약 2조3000억원)에서 2022년 164억 달러(약 21조8000억원)로 커졌으며 올해는 211억 달러(약 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