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디코딩] "초당 2억8000만원"… 슈퍼볼 광고의 가성비
[미디어 디코딩] "초당 2억8000만원"… 슈퍼볼 광고의 가성비
  • 권경은
  • 승인 2023.02.1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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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 하프-타임 플러쉬(Super Bowl Half-Time Flush)'라는 말이 있다. 매년 슈퍼볼이 열리는 일요일, 하프타임 시간이 되면 미국 화장실 변기의 물 내리는 양이 급증해 하수처리시설에 부하가 생길 정도가 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일을 참으면서까지 슈퍼볼 경기를 집중해 본다는 말이다.

슈퍼볼은 미국 내에서만 인기있는 스포츠 이벤트지만, 광고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광고비에 대한 소식만으로도 뉴스가 될 정도다(올해 광고비는 초당 2억8000만원 이상이라고 한다). 공개된 데이터들을 활용해 1990년 이후 광고료 추세를 시각화해 보니 수퍼볼 광고료는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그림 1>).

수퍼볼 광고비 (닐슨 등 공개된 데이터를 재구성)
<그림 1> 슈퍼볼 광고비
(닐슨 등 공개된 데이터를 정리해 시각화)

그럼 슈퍼볼 광고비는 정말 금액 만큼의 가치가 있는 걸까? 올해 광고가 거의 매진됐다고는 하지만 불경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슈퍼볼 광고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 그동안 광고를 해 오던 브랜드들도 광고 집행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었을 듯 하다. 주류 제품 영역에 대한 독점 광고권을 오랫동안 유지하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가 올해 독점권을 포기한 것을 보면 그러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슈퍼볼 광고비의 가치는 노출(시청률, 시청자 수 등) 혹은 몰입(engagement) 등을 수치화한 데이터를 통해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슈퍼볼 방송 시청 데이터는 조사회사인 닐슨(Nielson)에서 1950년부터 측정해 발표해 오고 있다. 이를 정리해 글로벌 조사 회사인 스태티스타(Statista)가 시각화한 내용을 보면 슈퍼볼 시청률은 확연히 하향세에 있다(<그림 2>).

물론 슈퍼볼은 술집이나 식당 등에서 공동 시청(co-viewing)을 많이 하므로 시청률만으로는 시청 행태를 포착하기 어렵다. 이에 닐슨은 슈퍼볼의 경우 집 바깥에서 공동 시청(co-viewing)하는 경우를 포착하기 위해 별도 조사를 따로 시행한다. 최종적으로 집계된 시청자 수의 추세를 공개된 닐슨 데이터를 이용해 시각화했다(<그림 3>). 시청자 수가 2016년 이후부터 감소세를 보이다 2021년부터 소폭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퍼볼 시청률
<그림 2> 슈퍼볼 시청률 @Statista

 

수퍼볼 시청자 수 (닐슨 등 공개된 데이터를 정리해 시각화)
<그림 3> 슈퍼볼 시청자 수
(닐슨 등 공개된 데이터를 정리해 시각화함) 

물론, 소셜 미디어 상의 대화 등 몰입 정도를 볼 수 있는 데이터들을 함께 고려할 필요는 있지만 슈퍼볼 시청률이나 시청자 수 추세를 놓고 볼 때, 슈퍼볼 광고의 가성비는 따져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며칠 뒤 거액을 투자해 집행하는 슈퍼볼 광고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올해 슈퍼볼에는 어떤 광고들이 들어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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