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사상 최초 '술 없는 월드컵'의 승자가 된 버드와이저의 마케팅 전략
[단독 인터뷰] 사상 최초 '술 없는 월드컵'의 승자가 된 버드와이저의 마케팅 전략
  • 김수경
  • 승인 2023.01.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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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서 맥주 판매 금지하자 하루만에 글로벌 전략 전환한 버드와이저
월드컵 우승국에 맥주 재고 보내는 'Bring Home The Bud' 캠페인 성공적으로 펼쳐
"지역 문화와의 협력·민첩한 파트너십 중요" 토드 알렌 버드와이저 글로벌 총괄 부사장
버드와이저 '브링 홈 더 버드(Bring Home the Bud)' 캠페인. ⓒ버드와이저

사상 최초로 아랍 국가에서 열렸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은 최초의 '겨울 월드컵'인 동시에 술을 금지하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최초의 '술 없는 월드컵'으로도 주목 받았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버드와이저(Budweiser)는 월드컵 시즌에 팔지 못하게 된 술이 창고 가득 쌓이자, 곧바로 묘수를 떠올렸다. 맥주 재고 물량을 월드컵 우승국으로 보내, 승리의 기쁨을 함께 만끽하기로 한 것이다. 자칫하면 브랜드에 위기가 될 수 있었던 '술 없는 월드컵'을 새로운 기회로 바꾼 버드와이저는 이번 '월드컵 마케팅'의 승자로 떠오르며 많은 브랜드들에게 영감을 선사했다.

브랜드브리프는 토드 알렌(Todd Allen) 버드와이저 글로벌 총괄 부사장과의 단독 서면 인터뷰를 통해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펼친 버드와이저의 '브링 홈 더 버드(Bring Home The Bud)' 캠페인 전략에 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토드 알렌 부사장은 "카타르에서 음주가 금지됐을 때, 우리는 공식 맥주 스폰서로서 전세계 팬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며 "거의 하룻밤 사이에 수년 동안 세웠던 계획을 버리고 새로운 글로벌 캠페인으로 전환해야만 했다. 우리가 원래 계획했던 이야기를 '#BringHomeTheBud'로 새롭게 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 월드컵 당시 경기장 인근 지정 구역에서는 일반 맥주를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개막 이틀을 앞둔 지난해 11월 18일(현지시간) 주류 판매 금지가 결정되면서 버드와이저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맥주를 팔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되면서 금전적 손실을 입는 것은 물론, 현지를 방문한 축구팬들이 버드와이저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조차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버드와이저는 카타르 내 맥주 판매 금지 소식이 전해진 뒤 하루 만인 11월 19일, 월드컵 우승국에게 맥주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은 'Bring Home The Bud' 캠페인을 공개했다. 월드컵 경기장 내 독점 판매 기회를 박탈당한 위기 상황에 굴하지 않고, 우승국에게만 주어지는 포상으로 버드와이저를 내 걸면서 스스로 승리를 상징하는 맥주 브랜드가 되기로 한 것이다.

버드와이저 '브링 홈 더 버드(Bring Home the Bud)' 캠페인. ⓒ버드와이저

버드와이저는 월드컵 응원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주니어, 라힘 스털링과 파트너십을 맺고 그들의 SNS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경품 QR 코드를 공개하는 '더 드랍(The Drop)' 이벤트를 펼치고 사인 유니폼과 1년 무료 맥주 쿠폰, FIFA 월드컵 여행권 등을 제공했다. 또한 AB InBev의 B2B 영업 플랫폼 'BEES'를 통해 선수들이 제공하는 챌린지, 인센티브, 경품을 제공하는 등 전세계 120만 개 매장에서 소비자들과 만났다.

뿐만 아니라 릴 베이비와 싱글 앨범 'The World is Yours To Take'를 발표했으며, 이 곡은 2022년 FIFA 월드컵의 공식 주제가 중 하나로 지정됐다. 이 밖에도 월드컵 기념 글로벌 NFT 출시, 현지 DJ, 음악가, 아티스트, 은퇴한 유명 축구 선수들과 함께 한 음악 공연 등 스포츠와 문화를 연결하는 마케팅을 전방위적으로 펼쳤다. 

토드 알렌 부사장은 "버드와이저의 목표는 스포츠와 문화를 연결하는 창의적인 경험을 제시함으로써 이전에 없던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이었다"며 "집에서든 경기장에서든 자신의 꿈을 계속 추구하도록 영감을 주기 위해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주니어, 라힘 스털링, 그래미상 수상 래퍼인 릴 베이비 등 스타들의 강력한 스토리를 활용한 광고와 마케팅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버드와이저는 지난 2018년 월드컵 때보다 두 배 많은 70개 이상의 국가에서 대대적인 월드컵 캠페인을 펼쳤으며 그 결과 FIFA 팬 페스티벌에는 전세계 43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인터랙티브 QR 코드를 활용해 10억 개 이상의 한정판 FIFA 월드컵 병 버드와이저를 판매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버드와이저 '브링 홈 더 버드(Bring Home the Bud)' 캠페인. ⓒ버드와이저

월드컵 결승이 치러진 12월 18일,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버드와이저는 약속대로 남은 재고 물량을 모두 아르헨티나로 보냈고, 12월 19일부터 아르헨티나 곳곳에서는 버드와이저로 가득한 'Bring Home the Bud' 파티가 펼쳐졌다.

토드 알렌 부사장은 "부에노스아이레스, 투쿠만, 산타페, 코리엔테스, 로사리오, 코르도바 등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진행된 잊을 수 없는 축제를 끝으로 FIFA 월드컵을 마무리했다"며 "우리는 버드와이저 FIFA 월드컵 팩을 제공했고 모스카, 차파 & 카스텔로, 후아니 라보르다와 같은 현지 DJ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음주 가능한 4만 명이 넘는 이들이 브링 홈 더 버드 파티를 즐겼고, 배달 서비스 타다(TaDa)를 통해 집에서 버드와이저를 마신 이들도 수십만 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대표적 배달 서비스인 제(Ze)와 타다의 주문량은 월드컵 이전 대비 각각 11%, 23% 증가했으며, 타다는 전년 같은 시기 대비 주문량이 4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버드와이저 '브링 홈 더 버드(Bring Home the Bud)' 캠페인. ⓒ버드와이저

버드와이저의 'Bring Home the Bud' 캠페인은 총 10만 개 이상의 기사를 생성했고 2550억 회 이상의 노출을 달성했으며 모든 후원 브랜드들의 소셜 미디어 언급량 중 절반을 차지하는 등 아르헨티나 현지뿐만 아니라 전세계 미디어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번 월드컵은 믿을 수 없는 여정이었고, 저뿐만 아니라 모든 아르헨티나인에게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버드와이저의 슬로건인)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라(The World is Yours To Take)'는 꿈을 이루기 위한 저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던 훌륭한 방법이었습니다. 우리를 응원해주고 지지해주신 모든 팬분들께 '브링 홈 더 버드'를 안겨드릴 수 있게 돼 매우 기쁩니다" - 리오넬 메시 인스타그램 게시글 

특히 메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릴스(Reels)에 올린 메시지가 1억3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버드와이저는 광고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이 게시글은 릴스 역사상 가장 높은 조회수로 전해졌다.

토드 알렌(Todd Allen) 버드와이저 글로벌 총괄 부사장. ⓒ버드와이저

토드 알렌 부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Bring Home The Bud' 캠페인의 성공 요인으로 '지역 문화와의 협력'과 '민첩성'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모든 국가의 지침, 종교, 지역 관습을 존중하는 동시에 팬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30년 이상 FIFA 월드컵을 후원해 온 스포츠 후원 기업으로서 그간 고유한 문화와 협력해 온 전문성을 활용한 결과, 위기를 극복했을 뿐 아니라 기대 이상의 성과도 낼 수 있었다"고 역설했다.

이어 "거의 하룻밤 사이에 글로벌 전략을 크게 전환하고 새로운 포괄적 전략을 개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민첩한 파트너가 되는 것의 중요성도 깊이 깨달았다"며 "또한 전세계 음악가, 아티스트, 크리에이터와 협력하면서 차세대 인플루언서를 파악하고 그들과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인사이트도 얻게 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문화, 음악, 스포츠가 만나는 소비자와의 모든 접점에 버드와이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림으로써 새로운 팬을 확보할 수 있었고 기존 팬들에게는 감사함을 전할 수 있었다"며 "버드와이저는 프리미어 리그 및 FIFA 여자 월드컵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축구계와 계속 함께하는 것은 물론, 버드(Bud) X 뮤직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팬들과 나눌 수 있는 글로벌 무대를 제공할 것"이라는 향후 전략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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