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디코딩] 구글·메타 독과점 체제 흔들… 디지털 광고 시장이 변한다
[미디어 디코딩] 구글·메타 독과점 체제 흔들… 디지털 광고 시장이 변한다
  • 권경은
  • 승인 2023.0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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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미국 디지털 광고 매출 구글·메타 비중 48.4%, 2023년 44.9%로 전망
아마존·틱톡 등의 빠른 성장세로 구글·메타 입지 좁아져
개인정보 보호 이슈도 디지털 광고 시장 구조 변화에 영향 미쳐
구글(좌), 메타 로고. ⓒ각사

구글(알파벳)과 메타(구 페이스북)가 사실상 독과점 해 온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온라인 광고비 지출 50% 이상은 구글과 메타에 집행돼 왔다. 사실상 두 기업의 독과점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WSJ에서는 미국 조사업체인 인사이더 인텔리전스(Insider Intelligence Inc.)의 분석 결과와 전망을 인용해 2022년 미국 디지털 광고 매출에서 구글과 메타가 차지하는 비중이 48.4%를 기록했고 2023년에는 44.9%로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4년부터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 매출의 50% 이상은 이후 구글과 메타가 차지해 왔는데 두 기업의 비중이 계속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과 메타의 광고 사업은 성장 중이지만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세보다는 속도가 느리다. 구글과 메타의 성장세가 느려진 이유는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은 두 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기기 회사와 플랫폼 회사 간 경쟁이며, 두 번째는 플랫폼 회사 간의 경쟁이다.

우선, 미디어 기기 회사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 간의 경쟁을 보면 이용자들은 스마트폰 등 물리적 미디어 기기가 있어야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소셜 활동과 일상 활동 기록은 플랫폼에 남기 때문에 메타 같은 SNS 회사들은 이용자 정보를 추적하는 방식의 광고로 매출을 얻어 왔다.

지난해 메타의 광고 성장세가 꺾인 표면적인 이유는 애플이 이용자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정책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2021년 6월 애플에서는 앱 회사들에서 애플 기기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경우, 이용자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투명한 앱 트래킹(App Tracking Transparency·APP)'이라는 정책을 내놨다.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이 동의한다고 간주하고 데이터 수집을 하는 '옵트 아웃(Opt-out)'에서, 사전에 동의를 받고 동의를 한 사람에 한해 추적을 하는 '옵트 인(Opt-In)' 방식으로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변경한 것이다.

그 결과 검색, 쇼핑 기록 등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광고주들에게 맞춤형 광고를 판매하던 SNS 회사들은 광고 매출에 치명적 손실을 입었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추적해도 되냐는 질문을 받자 대부분 '안 된다'라고 답했고, SNS 회사들은 이러한 답을 한 이용자들에게는 맞춤형 광고를 붙일 수 없게 된 것이다.

당시 WSJ의 자매지인 바론즈(Barron) 등 업계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개인정보보호정책(ATT) 뒤에는 자사의 앱스토어, 스트리밍 등의 플랫폼을 활용해 디지털 광고 사업을 성장시키려는 전략이 깔려 있었다. 애플은 ATT 정책에 힘입어 이후 광고 사업 매출이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와 달리 구글의 경우, 이용자들의 자발적 활동인 검색 기반 광고 매출이 크기 때문이 애플의 ATT 정책으로 인한 타격은 적었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미디어 플랫폼들이 늘어나면서 구글 역시 향후 광고 매출의 하락이 예상된다.

3위 업체인 아마존(Amazon)과 같은 상거래 사이트, 4위 업체인 틱톡(TikTok)과 같은 숏폼 동영상 플랫폼들이 뒤를 좇고 있고 스트리밍 플랫폼도 적극적으로 광고 시장에 뛰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구글이 미국의 디지털 광고 시장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은 28.8%에서 2023년에는 26.5%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틱톡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틱톡은 2022년 전체 시장의 2%를 차지했고 2023년에는 2.5%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역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민감해지고 있고, 스트리밍 업체들 또한 광고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 미국 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흔들리듯 한국의 디지털 광고 시장 구조도 어떤 변화를 맞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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