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사, 배달기사님께 고맙다고 전해줘"… 아마존, 510만 달러 '팁' 쏜다
"알렉사, 배달기사님께 고맙다고 전해줘"… 아마존, 510만 달러 '팁' 쏜다
  • 김수경
  • 승인 2022.12.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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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에게 감사 인사하는 고객들을 대신해 아마존이 팁 제공
아마존, 이달 초 배송기사 팁 유용했다는 혐의로 소송 당해
소송 직후 공개된 캠페인, '진정성에 의문' 비판도
아마존 로고. ⓒAmazon

아마존이 음성 비서 '알렉사(Alexa)'를 통해 배달기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고객들을 대신해 배달 기사들에게 510만 달러(한화 약 67억원)의 팁을 전달한다.

16일 광고·디자인·소셜미디어 전문 매체인 디자인택시(DesignTaxi)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물류량이 급증하는 연말연시를 맞아 배달 기사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Alexa, thank my driver' 캠페인을 펼친다.

아마존의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제품을 받은 뒤 '알렉사'에게 "알렉사, 나의 배달기사에게 고맙다고 전해줘(Alexa, thank my driver)"라고 말하기만 하면, 그 즉시 해당 배달기사에게 5달러의 팁이 제공된다. 아마존은 따뜻한 감사 인사를 전한 고객들을 대신해 모든 팁을 지불할 계획이다.

아마존 배송기사들은 물류량이 급증하는 시즌이 되면 과로에 시달리고, 밤 늦게 배송할 경우 집주인으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한다. 지난 10월에는 한 아마존 배달기사가 제품 배송 중 개에 물려 사망하는 등 열악한 근무 환경에 노출 돼 있다.

아마존은 150억 번째 배송을 기념하기 위해 '감사(thank-you)' 옵션을 도입하고, 고생하는 배달 기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베릴 토메이(Beryl Tomay)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Last Mile Delivery) 부문 부사장은 "아마존이 지난 1994년 디지털 세상의 문을 연 이후, 고객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을뿐만 아니라 빠르고 편리하게 배달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배달 기사들에게 있어 배송은 단순히 물건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어려운 순간에 커뮤니티를 돕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영웅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플렉스(Amazon Flex) 사이트에 따르면, 아마존 배송기사들은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배송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시간 당 18달러(약 2만3650원)에서 25달러(약 3만2850원)를 번다. 이들 대부분은 계약직 근로자로서, 부업으로 배송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Alexa, thank my driver' 캠페인을 통해 감사 인사를 받은 100만 명의 배송기사들에게 각 5달러의 팁을 제공하고, 가장 많은 감사 인사를 받은 배송기사 5명에게는 1만 달러(약 1314만원)의 추가 보너스와 함께 이들이 선택한 자선단체에 1만 달러 씩을 기부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이번 캠페인에 총 510만 달러(약 67억원)를 투입한다.

ⓒamazon

한편 이달 초 미국 워싱턴DC 검찰은 아마존이 배달기사 몫의 팁을 유용했다고 보고 아마존닷컴과 물류회사 아마존 로지스틱스를 상대로 민사 처벌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비자들이 배달 기사에게 준 팁을 아마존이 직원 급여 등으로 전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아마존은 배달 기사들에게 6170만 달러(약 810억7380만원)를 나눠주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지었으나, 배달기사 몫의 수익을 아마존이 훔친 것이나 다름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개된 'Alexa, thank my driver' 캠페인은 해당 문제에 대한 진정성있는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 대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 아니냐는 또 다른 비판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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