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이 싸우는 게임 '모노폴리', 아이들의 정서에 좋을까?
10명 중 8명이 싸우는 게임 '모노폴리', 아이들의 정서에 좋을까?
  • 김수경
  • 승인 2022.09.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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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폴리, 아이들이 부정적 감정 다룰 수 있는 방법 가르쳐준다"
'싸움'이라는 부정적 키워드, 차별화된 브랜드 USP로 풀어내
케셀스크라머(KesselsKramer) 대행
해즈브로 '모노폴리' 캠페인. ⓒHasbro

전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클래식 보드게임 모노폴리(Monopoly)는 아이들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모노폴리를 보유한 글로벌 완구 기업 해즈브로(Hasbro)가 그 물음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14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위크(Adweek)의 보도에 따르면 해즈브로는 모노폴리가 아이들의 분노 문제에 어떻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는 광고 캠페인을 공개했다.

지난 1935년부터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되고 있는 모노폴리는 8세 이상부터 즐길 수 있는 보드 게임으로, 플레이어가 보드에 있는 땅을 구입한 뒤 그 위에 별장과 빌딩, 호텔과 같은 건물을 지어 다른 플레이어들이 모두 파산할때까지 해당 부동산에 대한 사용료를 받는 게임이다. 해즈브로는 자사 연구 결과, 10명 중 8명이 모노폴리 게임을 하면서 싸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즈브로의 베네룩스(Benelux) 지사는 이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플레이어들이 모노폴리 게임을 즐길 때 감정적으로 변하고 때때로 논쟁을 일으키는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이 개인의 감정 개발에 잠재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즈브로 '모노폴리' 캠페인. ⓒHasbro

해즈브로 베네룩스는 모노폴리 게임을 하며 분노와 화, 짜증을 느끼는 아이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포스터 5종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모노폴리 게임을 하면서 싸우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의 분노를 진정시키고 참을성을 기르며, 패배를 받아들이는 방법과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동 심리학 전문가인 크리스타 오크마(Krista Okma) 박사는 "싸움은 아이들이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만의 한계를 설정하며, 자신의 입장을 내세우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입장도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며 "또한 모노폴리 게임을 끝낸 뒤 '이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다른 사람을 항상 이기는 것이 꼭 필요한가'와 같은 중요한 질문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노폴리 베네룩스의 플로어 피터스(Floor Peters) 브랜드 매니저는 "다른 어떤 게임도 모노폴리만큼 당신을 좌절시키고 짜증나게 만들 수 없다"며 "싸움은 모노폴리만의 최대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경쟁사 대비 특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캠페인은 자칫 모노폴리의 약점으로 꼽힐 수 있는 '싸움'이라는 부정적 키워드를 차별화된 브랜드 USP로 풀어낸 역발상 크리에이티비티가 돋보인다. 

해즈브로 베네룩스의 모노폴리 캠페인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케셀스크라머(KesselsKramer)가 대행했으며, 포스터 사진은 포토그래퍼 에릭 스미츠(Erik Smits)가 촬영했다.

해즈브로 '모노폴리' 캠페인. ⓒHasb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