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 염색 중단하자 35년 다닌 직장서 해고"… 도브, 브랜드를 회색으로 물들이다
"흰머리 염색 중단하자 35년 다닌 직장서 해고"… 도브, 브랜드를 회색으로 물들이다
  • 김수경
  • 승인 2022.08.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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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브, 직장 내 연령차별에 반대하는 '#KeepTheGrey' 캠페인
"여성들이 자신의 흰머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지지"
에델만(Edelman) 대행
ⓒDove

유니레버(Unilever)가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 도브(Dove)가 직장 내 연령차별에 반대하는 '#KeepTheGrey' 캠페인을 선보이고 자사의 브랜드 로고와 이미지를 모두 회색빛으로 물들였다.

24일 글로벌 마케팅 전문 매체 더 드럼(The Drum) 및 외신 보도에 따르면 도브는 직장 내 연령차별에 반대하고, 여성들이 자신의 흰머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을 지지하기 위해 '#KeepTheGrey' 캠페인을 선보였다.

지난해 소셜미디어에서의 과도한 이미지 수정을 비판하는 '리버스 셀피(Reverse Selfie)' 캠페인을 통해 여성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할 수 있도록 북돋았던 도브가,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노화의 현상 중 하나인 '흰머리'를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도브가 새롭게 공개한 회색빛 브랜드 로고. ⓒDove
도브가 공개한 회색빛 브랜드 로고. ⓒDove

도브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우리는 어떤 결과에도 상관없이, 우리 자신만의 방식대로 나이들어가야 한다"며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진 여성들이 직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그래서 도브는 회색이 되기로 했다"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도브는 직장 내 연령 차별에 직면한 나이 든 여성들과 흰머리를 가진 여성들에 대한 지지의 의미로 브랜드 로고를 기존 금색에서 회색으로 바꿨다.

또한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흑백으로 바꾸고 해시태그 '#KeepTheGrey'를 표시하는 것으로 도브의 캠페인을 지지해 줄 것을 부탁했다. 도브는 "우리가 함께 함으로써 그들만의 방식대로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여성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도브는 페미니스트 작가인 펠리스 슈워츠(Felice Schwartz)가 설립한 글로벌 비영리 단체인 캐털리스트(Catalyst)에 10만 달러(한화 약 1억3420만원)를 기부했다. 캐털리스트는 모든 일터를 여성을 위한 포용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브의 '#KeepTheGrey' 캠페인은 캐나다 CTV 내셔널 뉴스의 앵커 겸 수석 에디터인 언론인 리사 라플람(Lisa LaFlamme)이 직장을 잃은지 일주일만에 공개 돼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리사 라플람은 35년 간 CTV에 근무했지만, 더 이상 흰머리 염색을 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밝힌 뒤 회사로부터 갑자기 해고 당하면서 논란이 됐다.

리사 라플람은 지난 8월 15일 트위터(Twitter)에 올린 2분 분량의 영상을 통해 "35년 만에 CTV와의 계약이 갑작스럽게 종료된 것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며 "58세의 나이지만, 나는 여전히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의 영상이 공개되자, 여론은 CTV의 해고 결정이 매우 연령차별적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 가운데 등장한 도브의 '#KeepTheGrey' 캠페인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온 직장 내 연령차별 문제점을 다시 한 번 공론화하고, 여성들의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지지하면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캠페인을 대행한 에델만(Edelman)의 메리 소로카(Mary Soroka) 글로벌 어소시에이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Global Associate Creative Director)는 자신의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도브의 연령차별 반대 캠페인이 리사 라플람의 이야기로부터 일정 부분 영감을 받았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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