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광고는 위장 친환경!"… '그린워싱' 꼬집는 패러디 포스터 등장
"벤츠 광고는 위장 친환경!"… '그린워싱' 꼬집는 패러디 포스터 등장
  • 김수경
  • 승인 2022.08.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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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 맞아 선보인 광고 캠페인, '그린워싱' 비판에 직면
지속가능성 검토 플랫폼인 웨어프롬, 10데이즈와 협업해 패러디 포스터 공개
"광고대행사, 스스로를 돌아보고 그린워싱 광고에 대한 책임감 가져야" 비판
메르세데스 벤츠의 'Nature or Nothing' 캠페인(좌)과 이를 비판한 웨어프롬과 10 Days의 'Nothing or Nature' 캠페인(우). ⓒ메르세데스 벤츠, 웨어프롬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 이하 벤츠)가 최근 공개한 광고가 그린워싱(greenwashing, 위장 친환경)이라는 강도높은 비판을 받으며 이를 꼬집는 패러디 포스터까지 등장했다.

19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위크(Adweek)의 보도에 따르면 벤츠는 나뭇잎과 꽃, 벌집, 번개 등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모습 위에 브랜드의 로고이자 엠블럼인 '삼각별'을 그려낸 'Nature or Nothing'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 캠페인은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벤츠가 멕시코에서 선보인 광고로, 벤츠가 목표로 하는 친환경 전략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은 레오버넷 콜롬비아(Leo Burnett Colombia)가 대행했다.

캠페인이 공개되자 링크드인(LinkedIn)과 같은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지만, 이후 지속가능성 검토 플랫폼인 웨어프롬(Wherefrom.org)의 강도높은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웨어프롬 측은 벤츠가 환경보호를 충분히 하고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벤츠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2039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수소차로 전환하고 전 세계 공장을 친환경 공장으로 바꿔 탄소 배출량을 대폭 감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앰비션 2039(Ambition 2039)'를 지난 2019년 발표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0년, 벤츠 본사가 있는 독일을 비롯해 미국과 한국 등에서 벤츠 측이 배출가스 저감 성능을 조작하고 허위·과장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드러나 각종 소송에 휘말리고 과징금을 받는 등 소비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Nature or Nothing' 캠페인(위)과 이를 비판한 웨어프롬과 10 Days의 'Nothing or Nature' 캠페인(아래). ⓒ메르세데스 벤츠, 웨어프롬

이에 웨어프롬은 런던의 광고대행사인 10데이즈(10 Days)와 협업해 벤츠의 'Nature or Nothing' 캠페인 포스터를 패러디한 새로운 광고 캠페인 'Nothing or Nature'를 공개하고 벤츠의 '그린워싱'을 꼬집었다.

이 포스터는 벤츠의 캠페인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기름 유출, 산불, 메마른 땅, 녹는 빙하 등 심각한 기후 변화로 인해 고통받는 자연의 모습 위에 벤츠의 '삼각별' 로고를 그려 넣었다. 다만, 번개가 치는 장면을 담은 벤츠의 포스터는 그대로 유지했다.

웨어프롬 관계자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폭풍의 빈도가 증가했다. 그 사실을 보여주는 번개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웨어프롬이 공개한 포스터는 벤츠 광고 속 문구인 "새로운 차세대 전기차, 이미 여기 있습니다(The new electric vehicle generations… it’s already here)"를 "기후 변화, 이미 여기 있습니다(Climate change. It’s already here)"로 수정하고, 'Stop the Wash(그린워싱을 멈춰라)'라는 메시지를 추가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Nature or Nothing' 캠페인(좌)과 이를 비판한 웨어프롬과 10 Days의 'Nothing or Nature' 캠페인(우). ⓒ메르세데스 벤츠, 웨어프롬

웨어프롬 측은 이번 캠페인이 벤츠뿐만 아니라, '그린워싱'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있는 광고 산업 전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웨어프롬은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공개한 보고서를 인용해 "기업들이 강조하는 친환경 문구 중 42%는 과장됐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완전히 거짓"이라며 "많은 브랜드들이 이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10 데이즈의 창립자이자 전략 책임자인 조지 화이트(George White)는 "(벤츠의 광고는) 그린워싱"이라며 "광고를 통해 메르세데스를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일시하고, 소비자들이 메르세데스를 친환경 회사라고 믿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리에이티브를 담당하는 광고대행사들은 스스로를 냉철하게 돌아보고, 그린워싱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으로서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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