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반려견이 나를 버렸다"… 유기견 방지 공익광고의 반전
"사랑하는 반려견이 나를 버렸다"… 유기견 방지 공익광고의 반전
  • 김수경
  • 승인 2022.08.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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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은 반려견의 마음 전달하기 위한 '반전' 스토리텔링
"개가 버림받았을 때 느끼는 것과 같은 감정을 관객들이 느끼길 바라"
하바스 포르투갈(Havas Portugal) 대행

어느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영문도 모른 채 버림 받는다면, 우리는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1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 Age)의 보도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동물보호 NGO 단체인 애니멀라이프(Animalife)가 반전이 돋보이는 공익광고 '산책(The Walk)'을 통해 유기견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나섰다.

광고는 아치(Archie)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주인에게 산책을 나가자고 재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아치의 주인은 밤이 너무 늦어 산책을 가려하지 않았지만, 아치의 계속되는 짖음에 결국 집 밖으로 산책을 나서게 된다.

아치는 여느날과 달리 걸음을 재촉하며 주인을 계속해서 낯선 길로 이끈다. '집에 가자'는 주인의 말에도 아치는 계속해서 산책을 고집한다. 어두운 도심 속 골목 골목을 지나 인적이 드문 낯선 숲 속에 다다르자, 아치는 이내 주인의 손을 벗어난다. 이후 아치는 주인을 한 번 물끄러미 쳐다본 뒤, 주인을 버리고 쏜살같이 달아나버린다.

주인은 어두운 숲 속에서 애절한 목소리로 아치의 이름을 부르며 쫓아가지만, 떠난 아치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끝내 길을 잃고 녹초가 된 주인은 추위와 두려움에 떨며 웅크려 누운 채 아치를 기다린다.

광고는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들은 절대 당신을 버리지 않을 겁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Animalife의 'The Walk' 캠페인. ⓒHavas Portugal

애니멀라이프에 따르면 포르투갈에서 매년 여름 버려지는 개들의 수는 하루 120여마리에 달한다. 다른 반려동물도 포함할 경우, 연간 유기되는 동물은 3만 마리 이상이다.

이번 캠페인을 대행한 하바스 포르투갈(Havas Portugal)은 포르투갈 내 유기견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주인과 반려견의 모습을 반전시켜 보여주는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를 선보였다. 사람들이 자신의 반려견을 버릴 때 하는 행동을 그대로 반려견이 주인에게 하는 행동으로 투영시킨 것.

하바스 포르투갈의 다니엘 주빌로트(Daniel Jubilot) 카피라이터는 "이 아이디어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는다면 기분이 어떨까?'하는 단순한 인사이트에서 비롯됐다"며 "개가 버림받았을 때 느끼는 것과 같은 감정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개와 사람의 입장을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하바스 포르투갈은 앞서 애니멀라이프와 함께 '카르마(Karma, 업보)' 캠페인에서도 유기견을 주제로 한 캠페인을 선보여 호평 받았다.

이 광고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뒤 경찰견으로 활동하던 유기견이 공항에서 한 남성을 보고 계속해서 짖으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경찰견이 계속해서 짖자, 경찰들은 그 남성의 모든 짐을 다 검사하고 그의 옷까지 다 벗긴 뒤 철저하게 조사한다. 남성에게서는 어떠한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견은 짖음을 멈추지 않는다. 이후 남성은 그 경찰견이 과거 자신이 버렸던 반려견임을 깨닫게 된다.

광고는 "그는 절대로 당신을 잊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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