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KFC도 와퍼의 집이 될 수 있습니다"… 버거킹의 경쟁사 활용법
"맥도날드·KFC도 와퍼의 집이 될 수 있습니다"… 버거킹의 경쟁사 활용법
  • 김수경
  • 승인 2022.04.04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쟁업체인 맥도날드와 KFC 끌어들여 재치있게 버거킹 앱 강조
"배달 앱 사용하면 모든 집이 와퍼의 집 될 수 있어"
퍼블리시스 몬트리올 대행
버거킹 앱 캠페인. ⓒ버거킹

글로벌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버거킹(Burgerking)이 경쟁업체를 교묘하게 활용한 재치있는 광고를 선보였다.

4일 광고·디자인·소셜미디어 전문 매체인 디자인택시(DesignTaxi) 보도에 따르면 버거킹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홍보하기 위한 신규 광고에서 최대 경쟁 업체인 맥도날드와 KFC를 적극 활용했다.

이 광고는 버거킹 앱을 통해 주문하면 어느 곳에서나 버거킹의 대표 메뉴인 와퍼를 즐길 수 있다는 간결한 메시지를 전한다. 또한 광고 집 현관 앞에 배달된 버거킹 봉투를 보여주는 단순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광고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버거킹의 경쟁업체인 맥도날드와 KFC를 상징하는 요소들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광고에는 맥도날드의 브랜드 대표 색상인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꾸며진 집이 등장한다. 왼편에는 맥도날드의 감자튀김을 상징하는 듯 한 빨간색 우산통과 노란색 우산이 놓여있으며, 오른편에 있는 벤치에는 과거 맥도날드 대표 마스코트로 활동했던 로날드 맥도날드(Ronald McDonald)가 즐겨 신던 광대 신발과 노란색 옷이 있어 자연스럽게 맥도날드를 상기시킨다. 

버거킹 앱 캠페인. ⓒ버거킹

두 번째 광고에는 KFC를 대표하는 빨간색과 흰색으로 꾸며진 집이 나온다. 현관문 양 옆에는 KFC의 치킨 바구니를 꼭 닮은 화분에 닭다리 모양의 나무가 심어져 있고, 현관문 왼편에는 KFC의 창업주이자 브랜드의 상징인 커넬 샌더스(Colonel Sanders)의 검은 지팡이가 놓여져있어 곧바로 KFC를 떠오르게 한다.

이오 자코우스키(Iwo Zakowski) 버거킹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책임자는 "버거킹 앱의 배달 기능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쉽게 모든 집에서 와퍼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버거킹은 이 광고를 통해 "배달 앱을 사용하면 모든 집이 와퍼의 집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캠페인은 퍼블리시스 몬트리올(Publicis Montréal)이 대행했다.

광고에서 경쟁사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은 버거킹의 전매특허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난 2018년 12월 버거킹이 앱을 출시할 당시 진행한 '와퍼 디투어(The Whopper Detour)' 캠페인(FCB뉴욕(FCB Newyork) 대행)이다.

버거킹은 맥도날드 매장을 기준으로 200m 반경 안에서 앱으로 주문한 고객에 한해 와퍼를 단돈 1센트(한화 약 12원)에 판매했다. 그 결과 버거킹 앱 출시 48시간만에 앱 다운로드 순위가 686위에서 1위로 상승했으며 출시 9일만에 150만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프로모션 기간에 모바일 판매량은 전과 비교했을때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와퍼를 단돈 1센트에 판매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진행된 버거킹 디지털 프로모션 신기록보다 40배나 더 증가한 수익을 만들어내며 기록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

'와퍼 디투어'는 2019년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티타늄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크리에이티비티를 인정 받았다.

이 밖에도 2017년 핼러윈 데이 때 '로날드 맥도날드' 분장을 하고 버거킹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무료로 와퍼를 제공한 'ScaryClownNight' 캠페인(로라 멀렌로우 마드리드(LOLA Mullenlowe Madrid) 대행),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맥도날드의 광고를 불태워 버거킹 광고로 바꾼 고객에게 무료 와퍼 쿠폰을 제공한 2019년 'Burn that AD' 캠페인(데이비드 상파울루(DAVID Sao Paulo) 대행)도 최대 경쟁업체인 맥도날드를 활용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다.

버거킹의 매장 수는 맥도날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업계 1위인 맥도날드를 자극하고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현실적 한계를 뛰어넘는 효과적인 브랜딩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