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맨과 매스맨의 만남"… 오비맥주 비밀 조직 '드래프트라인'의 전략은?
"매드맨과 매스맨의 만남"… 오비맥주 비밀 조직 '드래프트라인'의 전략은?
  • 김수경
  • 승인 2022.03.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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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인베브 사내 크리에이티브 조직 '드래프트라인' 이끄는 유혜진 상무 인터뷰
"드래프트라인, 데이터 중심의 크리에이티브 랩"
"담대한 크리에이티비티로 브랜드와 비즈니스의 성장 견인할 것"
오비맥주 유혜진 상무. ⓒ정상윤 기자

세계 최대 맥주 회사인 AB인베브(AB InBev)가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가 선정한 '2022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Creative Marketer of the Year)'를 수상했다. 이 상은 크리에이티브하고 혁신적인 마케팅 솔루션을 통해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끈 그 해 최고의 글로벌 기업에 수여하는 영예로운 상이다.

그간 비즈니스에 중점을 둬 온 AB인베브가 크리에이티비티 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게 된 계기는 내부 크리에이티브 조직인 드래프트라인(Draftline)의 공이 크다. 광고대행사에게 외주를 주고 협업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드래프트라인이 광고·마케팅 프로젝트의 중추적 역할을 맡게되면서 AB인베브는 그 어느때보다 과감하고 용감한 캠페인을 펼칠 수 있게 됐고 이는 고스란히 유의미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됐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AB인베브의 자회사인 오비맥주의 유혜진 상무를 만나 드래프트라인의 역할과 비전에 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드래프트라인. ⓒ오비맥주

유혜진 상무는 "드래프트라인은 단순히 내부에서 광고를 만들고 마케팅을 펼치는 인하우스 에이전시가 아니다. 매드맨(mad men, 광고 크리에이티브)과 매스맨(math men, 데이터)이 함께 만드는 데이터 중심의 크리에이티브 랩"이라고 드래프트라인을 정의했다.

이어 "최근 디지털을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채널은 다변화했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 데이터를 획득하고 사용하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을 귀찮게 하는 광고를 원치 않는 시대가 됐다"며 "세상이 변하면 비즈니스와 크리에이티브도 변해야만 한다. 광고대행사의 역량을 내재화하고 이를 내부 데이터와 밀접하게 결합하기 위해 드래프트라인이 생겨났다"고 드래프트라인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드래프트라인은 내부 조직이다보니 브랜드 오너십을 갖고 브랜드와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장기적 관점의 캠페인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며 "전략부터 크리에이티브, 프로덕션까지 모든 과정에서 데이터를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드래프트라인의 마케팅 ROI(투자 대비 효과) 또한 외부 에이전시에 비해 4분기 연속 높았다"고 강조했다.

오비맥주 유혜진 상무. ⓒ정상윤 기자

드래프트라인은 미디어와 광고, 컨설팅, 프로덕션, 리서치, 잡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온 45명의 인력들로 구성 돼 있다. 각자 담당하는 업무는 조금씩 다르지만 모든 핵심은 데이터에 있다.

유혜진 상무는 "이제 데이터는 기본이 됐다. 변화하는 미디어를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전략과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 과정에서 데이터를 이해하는 능력이 필수"라며 "사람이 도출해내는 인사이트와 객관적 수치가 있는 데이터는 엄연히 다르다. 드래프트라인은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소비자 중심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드래프트라인의 핵심 업무는 단순히 광고대행사의 업무를 내재화해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내외부 파트너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효율적으로 조율하는 것이다.

유 상무는 "광고와 마케팅, 소셜미디어 채널 관리 등은 회사 내부 팀을 비롯해 광고대행사나 소셜미디어 업체 등 외부 파트너들과도 협업 할 일이 많다"며 "데이터를 통해 변화하는 트렌드와 소비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소비자를 귀찮게하는 광고가 아닌 즐길 수 있는 스토리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는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각 프로젝트에 맞는 적합한 포맷과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드래프트라인은 바로 그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협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포도맛 호가든(호가든 그린 그레이프) 출시와 오비라거 재론칭, 소비자가 직접 카스의 모델을 선정하는 '성덕대첩' 캠페인, 블루 플레이 그라운드 AR 캠페인, 올 뉴 카스 투명병 리뉴얼, 필굿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은 드래프트라인의 역량과 협업이 성공적으로 결합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꼽힌다.

그는 "드래프트라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티브적 접근이 얼마나 성공적일 수 있는지를 증명해나가고 있다"며 "최근 대세가 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경우, 빠르게 트렌드를 파악하고 적합한 타이밍에 공개해 버즈량을 폭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를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연결시키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브랜드와 소비자를 잘 아는 인하우스가 참여해 성과가 더 좋았던 것 같다"고 평했다.

오비맥주 유혜진 상무. ⓒ정상윤 기자
오비맥주 유혜진 상무. ⓒ정상윤 기자

오비맥주는 카스, 오비라거, 한맥, 카프리, 필굿 등 로컬 브랜드를 비롯해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코로나, 벡스, 레페 등 AB인베브의 글로벌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AB인베브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한국 특색에 맞는 로컬 인사이트를 광고와 마케팅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유혜진 상무는 "글로벌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에 맞춰 무엇을 빼고 무엇을 더해야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업팀의 최종 소비자 접점이 진열대라면, 드래프트라인의 마지막 터치 포인트는 미디어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국내 소비자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미디어와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것이 한국 드래프트라인의 미션"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드래프트라인은 크리에이티비티를 위해 태어난 조직인 만큼, 즐겁고 자유롭게 일하며 인하우스만이 선보일 수 있는 담대한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크리에이티비티로 브랜드와 비즈니스의 성장을 견인하고, 드래프트라인을 21세기 마케팅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성장시켜나가고 싶다"는 비전을 전했다.

AB인베브는 지난 2018년 사내 크리에이티브 조직인 드래프트라인을 선보였다. 드래프트라인은 미국과 호주, 멕시코, 콜롬비아, 남아프리카 등 여러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에는 2019년 도입됐다. 현재 AB인베브는 전세계적으로 약 1000여명의 인력을 드래프트라인에 배치했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인하우스 크리에이티브 시스템은 이미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디지털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고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고 데이터 및 내부 정보 유출 등의 위험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인하우스의 당위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AB인베브 외에도 넷플릭스, P&G, 아마존, 링크드인 등도 성공적인으로 인하우스를 정착시킨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AB인베브는 오는 6월 2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2022 칸 라이언즈 어워즈 무대에 올라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 상을 받게 될 예정이다.

오비맥주 유혜진 상무. ⓒ정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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