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보내는 성탄절은 엉망진창?"… 뻔하지 않은 해외 크리스마스 광고 6편
"가족과 보내는 성탄절은 엉망진창?"… 뻔하지 않은 해외 크리스마스 광고 6편
  • 김희연
  • 승인 2021.12.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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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수상작으로 살펴보는 크리스마스 캠페인
현실적이거나 혹은 냉소적이거나
재치있게 표현한 캠페인으로 고객에게 유머 제공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축제의 관습을 무시하다(FLOUT FESTIVE CONVENTION)'를 주제로 연휴에 현실적이거나 냉소적인 태도를 취한 캠페인 여섯 작품을 선정해 더 워크(The Work)에 소개했다.

1. 엑스메스(XMESS, 2021)
출품사: AMV BBDO 런던(AMV BBDO LONDON)
브랜드: 에시티(ESSITY)
수상: 2021년 칸 라이언즈 필름 (Film) 부문 브론즈 라이언 수상  

에시티(Essity)와 대행사 AMV BBDO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기존의 통념과는 반대되는 '사랑은 엉망진창이다'라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캠페인 주인공은 키친타월로 고양이의 엉덩이를 닦는 할머니를 보고, 스웨터에 음료를 쏟고, 강아지가 바닥에 본 소변을 만지는 등 끔찍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가족들로 인해 엉망진창인 크리스마스지만 그는 가족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를 참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에게는 에시티의 플렌티(Plenty) 키친타월이 있기에 엉망진창인 것을 깨끗하게 치울 수 있어 든든하다. 

이 캠페인은 유머를 사용해 평범한 크리스마스에 겪을 수 있는 일상 속 좌절감을 포착해 보여줬다.

대행사는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엉망진창일지라도 우리는 그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참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2. 가장 저렴한 크리스마스 광고(THE CHEAPEST CHRISTMAS AD, 2018)
출품사: 프록시미티 뒤셀도르프(PROXIMITY DUSSELDORF)
브랜드: 리들(LIDL)
수상: 2018년 칸 라이언즈 필름 크래프트 (Film Craft) 부문 출품

리들(LIDL)은 다른 슈퍼마켓에서 비싸게 판매하는 상품과 비슷한 품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대행사 프록시미티 뒤셀도르프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크리스마스는 비싸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고객에게 알리고자 했다.

이에 경쟁사인 에데카(EDEKA)의 '크리스마스(Weihnachten) 2117' 캠페인을 최대한 저렴한 비용으로 촬영해 선보였다. '가장 저렴한 크리스마스 광고' 캠페인은 리들 제품에 실제로 사용되는 판지와 즉흥 연주를 통해 에데카 광고와 동일한 분량으로 단 일주일만에 제작됐다.

캠페인 결과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며 페이스북 조회 수 82만 뷰를 기록했다.

더 워크에 따르면 "의도적으로 로파이(Lo-fi)한 패러디를 선보인 이 캠페인은 '저렴한 가격'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대중을 사로잡는 방법을 보여줬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3. 불에 탄 크리스마스 트리(THE BURNT CHRISTMAS TREE, 2020) 
출품사: DDB 시드니(DDB SYDNEY)
브랜드: 적십자(RED CROSS)
수상: 2020년 칸 라이언즈 PR (PR)부문 본선진출

2019년 호주에서는 수개월 간 지속된 산불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적십자는 일 년 중 가장 즐거운 시기인 크리스마스에 화재로 인해 집을 잃은 피해 주민들을 돕고자 '불에 탄 크리스마스 트리' 캠페인을 대행사 DDB 시드니와 함께 기획했다.

대행사는 화재가 발생한 지역에서 불에 탄 나무, 그을린 자전거 바퀴, 화재경보기 등을 수집해 시드니 윈야드 광장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오디오 투어를 통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경험을 공유했고 나무 밑에 있는 선물을 스캔하면 화재 피해자에게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캠페인은 산불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불에 탄 크리스마스 트리'는 지지와 연대의 상징이 됐고 뉴욕타임스, CNN, 워싱터 포스트와 같은 미디어에 의해 30개국 이상에서 보도됐다.

더 워크에 따르면 이 캠페인은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옥외 캠페인이 사람들의 걸음을 멈추고 행동을 유도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4. 스페어 더 액트(SPARE THE ACT, 2016)
출품사: AMV BBDO 런던(AMV BBDO LONDON)
브랜드: 딕슨스(DIXONS)
수상: 2016년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Creative Data)부문 실버 라이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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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가 받고 싶은 선물을 앤디에게 알리는 옥외 광고판 모습. ⓒCannes Lion

유럽에서 가장 큰 가전 제품 판매점인 딕슨스는 자신이 받고 싶은 선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캠페인을 집행했다.

커리스 PC 월드(Currys PC World) 웹사이트에 누구로부터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원하지 않는 선물, 선물 제공자의 출퇴근 관련한 세부사항 등을 작성하면 이 자료를 바탕으로 맞춤형 포스터가 제작된다. 선물은 커리스 PC 월드에서 판매하는 키친에이드(KitchenAid)부터 비츠(Beats) 헤드폰까지 무엇이든 작성할 수 있다. 제작된 포스터는 선물 제공자의 실시간 위치를 기준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따라다니며 선물 제공자에게 어떤 선물을 사야할지 알려준다.

이 캠페인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원하는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맞춤형 포스터를 본 사람 중 54%가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선물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약 3000개 이상의 맞춤형 광고가 진행됐으며 주요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증가했다.

5.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S, 2018)
출품사: 멀렌로우 뉴욕(MULLENLOWE NEW YORK)
브랜드: 제트블루(JETBLUE)
수상: 2015년 칸 라이언즈 프로모 & 액티베이션 (Promo & Activation) 부문 실버 라이언 외 1개 수상

연휴에 가족들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고픈 사람들을 위해 제트블루(Jetblue) 항공사는 재치 있는 제트블루 보드게임을 제안했다.

한 가족이 눈꽃 모양의 종이 모빌을 만들고 있다. 딸이 종이를 자르는 모습을 본 엄마는 "그렇게 자르면 잘 못 나올 거야"라며 간섭을 하기 시작한다. 딸은 이에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만들 거라며 반항한다. 이어 엄마는 아들이 만든 것을 보고 잘 만들었다고 칭찬을 한다.

이때 제트블루의 보드게임 '겟패킹(Get Packing)'이 등장해 "당신을 거기서 꺼내 줄 제트블루의 보드게임. 모든 박스에는 왕복 비행 티켓이 들어있다"고 말하며 영상은 마무리 된다.

총 3편으로 제작된 이 캠페인은 익숙한 성가심을 웃음으로 바꿨다. 또한 왕복 비행기 티켓을 19.99달러에 제공함으로써 영상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휴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은연중에 제공했다.

6. 비평가들을 침묵시키다 (SILENCE THE CRITICS, 2020)
출품사: 마더 런던 (MOTHER LONDON)
브랜드: 이케아 (IKEA)
수상: 2020년 칸 라이언즈 필름 (Film) 부문 실버 라이언 외 2개 수상

이케아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한 첫 캠페인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매출 감소를 막고자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캠페인과는 거리가 먼 캠페인을 선보였다.

한 커플의 집에 있는 판다 모양의 도자기와 공룡은 집 상태에 불만을 갖는다. 그들은 영국의 유명 랩 장르인 그라임(grime)을 활용해 집 상태를 디스(disrespect, 상대방을 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것)하기 시작한다. 이 커플은 이케아가 집 분위기를 바꾸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리며 디스하는 판다와 공룡을 마침내 침묵시킬 수 있었다. 캠페인에 사용된 곡은 그라임 MC인 디 더블 이(D Double E)가 노래하고 공동 작곡했다.

대행사는 선물이 아닌 '호스팅(Hosting)'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음산한 사운드트랙, 의견을 가진 장식품들 그리고 신속한 집 꾸미기로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캠페인 사이에서 사람들 눈에 띄게 만들었다.

이 캠페인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주최할 때 자신의 집에 대한 남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되는 점과 진부한 장신구에 입혀지는 예상치 못한 사운드트랙을 결합해 유머러스하고 진심이 담긴 캠페인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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