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5000피트 항공에서 멘토링을?… 항공사가 고객을 유혹하는 방법
3만5000피트 항공에서 멘토링을?… 항공사가 고객을 유혹하는 방법
  • 김희연
  • 승인 2021.12.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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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수상작으로 살펴보는 미국 항공사 캠페인
기쁨을 보여주는 캠페인부터 프리롤(Pre-roll) 방식을 사용한 캠페인까지
항공사의 성공적인 여행자 유치 방법 보여줘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는 연말을 맞아 '연휴를 위한 집(Home for the holidays)'을 주제로 한 미국 항공사 캠페인 수상작 다섯 작품을 선정해 더 워크 (The Work)에 소개했다.

항공사가 여행자를 유치하기 위해 선보인 크리에이티브한 캠페인을 소개한다.

1. 웨스트젯 크리스마스 기적 (WESTJET CHRISTMAS MIRACLE, 2014)
출품사: 웨스트젯 캘거리 (WESTJET CALGARY)
브랜드: 웨스트젯 (WESTJET)
수상: 2014년 칸 라이언즈 브랜디드 콘텐츠 & 엔터테인먼트 (Branded Content & Entertainment) 부문 브론즈 라이언 외 1개 수상  

웨스트젯은 홀리데이 시즌 감성을 담아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크리스마스 기적' 캠페인을 기획했다.

웨스트젯은 공항에 '가상 산타' 키오스크를 설치해 항공권을 스캔한 승객에게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승객이 비행기에 탑승하면 150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승객이 받고 싶다고 한 선물을 구매해 포장한 뒤 수하물 찾는 곳에서 승객에게 선물했다.

'크리스마스 기적' 캠페인은 승객에게 실시간으로 선물을 전달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크리스마스의 따뜻함과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캠페인 결과 2013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바이럴 광고 중 하나로 꼽혔고 웨스트젯 항공권 판매량이 86% 증가했다.

더 워크는 "웨스트젯은 실시간 선물 주기 개념을 접목한 최초의 경험을 제공했고 홀리데이의 특징인 너그러움을 담아 손님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줬다"고 전했다.

2. EWR 실시간 데이터 택시탑 (EWR REAL TIME DATA TAXI-TOP, 2018)
출품사: 맥게리보웬 뉴욕 (MCGARRYBOWEN NEW YORK)
브랜드: 유나이티드 항공 (UNITED AIRLINES)
수상: 2018년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Creative Data) 부문 실버 라이언 외 1개 수상

유나이티드 항공은 2016년까지 모든 JFK 항공편을 뉴왁공항(EWR)으로 옮겨 뉴왁공항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집행했다.

뉴욕 시민들은 뉴왁공항보다 JFK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고 믿고 있다. 대행사 맥게리보웬 뉴욕은 이러한 믿음을 깨고자 실시간으로 각 공항까지의 이동시간을 보여주는 택시탑 광고를 진행했다. GPS 추적기가 장착된 125대의 택시는 이동할 때마다 거리, 교통패턴, 사고, 공사 지연 등을 정확하게 반영한다. 뉴욕 시민들은 택시탑 광고를 통해 JFK공항보다 뉴왁공항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이 캠페인은 2017년 6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됐다. 캠페인 결과 뉴왁공항의 브랜드 선호도는 39%에서 55%로 상승했다. 또한 뉴왁공항에서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한 승객이 전년 동기 대비 81만명 이상 증가했다.

더 워크는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해 사람들의 인식에 도전한 교과서적인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3. 플라이베이비스 (FLYBABIES, 2017) 
출품사: 멀렌로우 뉴욕 (MULLENLOWE NEW YORK)
브랜드: 제트블루 (JETBLUE)
수상: 2017년 칸 라이언즈 PR (PR) 부문 브론즈 라이언 수상

우는 아기와 함께 비행기를 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플라이베이비스' 캠페인은 아기와 함께 여행하는 승객에게 공감을 표현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다른 승객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격려하고자 했다.

대행사 멀렌로우 뉴욕은 어머니의 날을 기념하고자 뉴욕에서 캘리포니아주 롱비치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아기가 울 때마다 모든 탑승객에게 다음 비행 요금을 25%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제공했다. 아기가 네 번 울게 되면 탑승객은 무료 항공권을 얻을 수 있다.

이 프로모션은 비행기에서 아기가 우는 것은 탑승객에게 짜증나는 일이 아닌 기분 좋은 일로 만들었다. 프로모션을 촬영한 영상은 어머니의 날 6일 전에 온라인에 공개됐다.

대행사는 인기 있는 육아 사이트를 활용해 캠페인에 대한 사회적 대화가 이뤄지도록 만들었고 블로거로 활동하는 엄마들에게 캠페인 영상과 함께 아이들과 비행하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도록 했다. 이 캠페인은 입소문을 타며 미국의 유명 아침 방송인 굿모닝 아메리카와 선데이 투데이에 보도됐다.

4. 버진 아메리카 블라 항공 (VIRGIN AMERICA BLAH AIRLINES, 2016)
출품사: 일레븐 샌프란시스코 (ELEVEN SAN FRANCISCO)
브랜드: 버진 (VIRGIN)
수상: 2016년 칸 라이언즈 프로모 & 액티베이션 (Promo & Activation) 부문 브론즈 라이언 수상

버진 아메리카는 다른 항공사와 차별점을 보여주는 캠페인을 선보였다. 

대행사 일레븐 샌프란시스코는 '블라(BLAH)'라고 불리는 가상의 항공사를 만들어 이륙부터 착륙까지 5시간 45분 동안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비행을 재현한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에는 실제 사람 대신 더미 인형을 활용해 영혼 없는 모습을 표현했다. 그리고 맛없는 음식과 재미없는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보여주며 다른 항공사를 통해 비행하는 것이 형편없는 이유를 담았다.

영상은 지루한 비행을 담고 있지만 대행사는 사람들이 흥미를 끌만한 매력적인 영상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두 편의 희극적인 기내 영화를 영상에 담았다. 또한 '블라' 버전의 기내 오디오 사전 채널도 만들었다. 평범한 대화와 이상한 꿈의 시퀀스가 결합된 '블라'는 보는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지게끔 했다.  

이 캠페인은 다른 항공사를 베이지색과 평범함으로 표현함으로써 버진 아메리카의 활기찬 서비스가 빛을 발하도록 했다. 고객들은 영상을 통해 버진 아메리카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5. 델타 항공 (DELTA AIR LINES, 2015)
출품사: 위든+케네디 뉴욕 (WIEDEN+KENNEDY NEW YORK)
브랜드: 델타 에어 (DELTA AIR)
수상: 2015년 칸 라이언즈 프로모 & 액티베이션 (Promo & Activation) 부문 실버 라이언 외 1개 수상

델타항공은 고객이 출장을 위한 비행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멘토링 프로그램 '이노베이션 클래스(Innovation Class)' 캠페인을 제작했다. '이노베이션 클래스'는 비행 중 같은 업계의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다.

대행사 위든+케네디 뉴욕은 한 해 동안 델타의 타깃 고객과 관련한 주요 이벤트를 다음과 같이 기획해 실행했다.

1. 2014년 3월 밴쿠버에서 열린 TED 행사에 맞춰 페블 스마트워치(Pebble Smartwatch) 설립자 에릭 미기코브스키(Eric Migicovsky)를 멘토로 선정

2. 2014년 5월 뉴욕시에서 열린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s)에 맞춰 수석 셰프 숀 브록(Sean Brock)를 멘토로 선정

3. 2014년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를 위해 길트 그룹(Gilt Group) 공동 설립자 알렉산드라 윌키스 윌슨(Alexandra Wilkis Wilson)를 멘토로 선정

4. 2015년 2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미(Grammy) 멘토로 프로듀서 라이언 루이스(Ryan Lewis) 프로듀서를 선정

이 캠페인 항공사가 단순히 사람들을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출품 자료에 따르면 4편의 멘토링 프로그램에 3550명이 참가를 희망했고 1만882명이 향후 이벤트에 대한 이메일 수신에 동의했다.

더 워크는 "장거리 비행을 학습의 기회로 전환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했다"며 캠페인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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