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가 발렌시아가·임신테스트기·기묘한이야기와 만나면 생기는 일
이케아가 발렌시아가·임신테스트기·기묘한이야기와 만나면 생기는 일
  • 김희연
  • 승인 2021.12.14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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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수상작으로 살펴보는 이케아 캠페인
이케아의 창의성을 보여준 캠페인 다섯 작품 소개
재치와 유머로 소비자에게 다가가

유머러스한 캠페인은 브랜드에 어떤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킬까.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는 이케아(IKEA) 수상작 중 유머를 담은 다섯 작품을 선정해 더 워크 (The Work)에 소개했다.

1. 리테일 테라피 (RETAIL THERAPY, 2017)
출품사: 오케스탐 홀스트 스톡홀름(AKESTAM HOLST STOCKHOLM)
브랜드: 이케아 (IKEA)
수상: 2017년 칸 라이언즈 사이버 (Cyber) 부문 브론즈 라이언 외 2개 수상
 

대행사 오케스탐 홀스트는 구글 검색창에서 스웨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인관 관계에 관한 문제를 찾고 실제로 가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맵핑(Mapping)했다. 여기에는 "남편이 코를 골아요", "그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해요", "아들이 컴퓨터 게임을 너무 많이 해요" 등과 같은 검색어가 있다.

오케스탐 홀스트는 이러한 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이케아 제품들을 찾은 뒤 이름을 해당 검색어로 변경했다. 사람들이 구글에서 관계 문제를 검색했을 때 그 키워드와 일치하는 이케아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캠페인은 관련성 있고 재밌는 해결책으로 소비자와 이케아를 연결시켰으며 이케아가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 결과 '리테일 테라피' 캠페인은 1억7500만 미디어에 도달했고, SNS에서 10만 건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세계 500개 이상의 뉴스 미디어에 소개됐다. 

더 워크는 "제품 이름을 보다 감성적이고 재치 있는 이름으로 변경해 이케아 가구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며 친근한 방식으로 이케아 제품과 소비자를 연결한 점에 주목했다.

2. 비평가들을 침묵시키다 (SILENCE THE CRITICS, 2020)
출품사: 마더 런던 (MOTHER LONDON)
브랜드: 이케아 (IKEA)
수상: 2020년 칸 라이언즈 필름 (Film) 부문 실버 라이언 외 2개 수상

이케아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한 첫 캠페인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감소를 막고자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캠페인과는 거리가 먼 캠페인을 선보였다.

한 커플의 집에 있는 판다 모양의 도자기와 공룡은 집 상태에 불만을 갖는다. 그들은 영국의 유명 랩 장르인 그라임(grime)을 활용해 집 상태를 디스(disrespect, 상대방을 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것)하기 시작한다. 이 커플은 이케아가 집 분위기를 바꾸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리며 디스하는 판다와 공룡을 마침내 침묵시킬 수 있었다. 캠페인에 사용된 곡은 그라임 MC인 디 더블 이(D Double E)가 노래하고 공동 작곡했다.

대행사는 선물이 아닌 '호스팅(Hosting)'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음산한 사운드트랙, 의견을 가진 장식품들 그리고 신속한 집 꾸미기로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캠페인 사이에서 사람들 눈에 띄게 만들었다.

이 캠페인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주최할 때 자신의 집에 대한 남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되는 점과 진부한 장신구에 입혀지는 예상치 못한 사운드트랙을 결합해 유머러스하고 진심이 담긴 캠페인을 완성했다.

3. 이케아, 발렌시아가에 응답하다 (IKEA RESPONDS TO BALENCIAGA, 2017) 
출품사: 아크네 스톡홀름 (ACNE STOCKHOLM)
브랜드: 이케아 (IKEA)
수상: 2017년 칸 라이언즈 PR (PR) 부문 실버 라이언 외 2개 수상

오리지널 프락타을 확인하는 방법. ⓒCannes Lions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Demmna Gvasalia)는 2017 발렌시아가 SS 남성복 컬렉션에서 이케아의 파란색 장바구니인 프락타(FRAKTA)에서 영감을 받은 캐리 쇼퍼백(Carry Shopper Bag)을 선보였다. 소셜 미디어에서 사람들은 발렌시아가의 캐리 쇼퍼백과 이케아의 프락타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행사 아크네는 이에 대응해 오리지널 프락타을 확인하는 방법을 재치있게 설명했다. 프락타와 캐리 쇼퍼백을 구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흔들어 봐라.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진짜다. 
둘째,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키 기어부터 벽돌, 심지어는 물을 넣을 수 있다. 
셋째, 더러운 곳에 던져 봐라. 정원에 있는 호스로 더러워진 부분을 간단히 씻어낼 수 있다. 
넷째, 가격 택을 확인해라. 단돈 $0.99이다.  

더 워크는 "이케아가 민첩하게 행동함으로써 이케아의 재미있는 면을 소비자에게 보여줬다"고 평했다.

4. 이케아 임신 테스트 광고 (IKEA PEE AD, 2018)
출품사: 오케스탐 홀스트 스톡홀름 (AKESTAM HOLST STOCKHOLM)
브랜드: 이케아 (IKEA)
수상: 2018년 칸 라이언즈 프린트 & 퍼블리싱 (Print & Publishing) 부문 골드 라이언 외 2개 수상

이케아는 패밀리 멤버십 홍보를 위해 가족의 구성원이 늘어나는 순간에 집중한 '이케아 임신 테스트 광고' 캠페인을 기획했다.

캠페인은 '광고에 오줌을 싸라'라는 표제를 제외하고는 언뜻 보기에는 아기 침대를 판매하기 위한 평범한 인쇄 광고처럼 보인다. 그러나 표시된 부분에 소변 샘플을 떨어트렸을 때, 임신인 경우에는 패밀리 멤버십 가격이 지면에 나타난다.

캠페인 실행을 위해 대행사는 의료 엔지니어들과 긴밀한 협력했다. 기존의 임신 테스트기에서 기술적 발전을 이뤄 인터랙티브한 기능을 약 4개월에 걸쳐 완성했다.

출품 자료에 따르면 캠페인 결과 브랜드 선호도가 65%에서 79%로 14% 증가했다. 또한 1200만 달러의 수익을 얻었고 광고에 실린 아기 침대는 품절됐다.

5. 리얼 라이프 시리즈 (REAL LIFE SERIES, 2019)
출품사: 퍼블리시스 마드리드 (PUBLICIS MADRID)
브랜드: 이케아 (IKEA)
수상: 2019년 칸 라이언즈 인더스트리 크래프트 (Industry Craft) 부문 실버 라이언 외 4개 수상

심슨
리얼 라이프 시리즈 - 심슨가족. ⓒCannes Lions

아랍에미리트 인구의 대부분은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케아는 이들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캠페인이 필요했다.

대행사 퍼블리시스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방의 가구들을 이케아 가구로 바꿔 보여줌으로써 홍보하기로 했다. 그들은 가장 아이코닉한 방이 등장하는 프렌즈(Friends),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그리고 심슨(Simpson)을 선정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익숙한 각각의 방에 있는 가구들을 이케아 가구로 대체해 보여줬다. 

리얼 라이프 시리즈 - 프렌즈. ⓒCannes Lions

대행사는 캠페인 실행을 위해 먼저 이케아 카탈로그에서 수천 개의 아이템을 수집하고 아이코닉한 공간에 딱 맞는 가구를 찾았다. 그 뒤 두 달 간의 검색 끝에 TV 프로그램 안의 공간과 가장 유사한 작품을 선정했다. 선정된 작품을 3D 아티스트에게 보내 이케아의 가구를 TV프로그램 공간과 매끄럽게 통합해 인쇄 광고와 POS 포스터로 제작했다. 대행사는 '리얼 라이프 시리즈' 캠페인이 이케아 캠페인 중 가장 많이 대중들에게 공유된 캠페인이라고 밝혔다.

더 워크는 "사람들에게 프렌즈, 기묘한 이야기와 같은 집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이케아 가구를 사면 될지를 보여줬다"며 "이케아는 세대를 초월해 강력한 매력을 지닌 TV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을 끌어들임으로써 조립식 가구 이상의 큰 의미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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