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젖소, 몰카까지?… 서울우유의 황당한 시대착오적 광고 논란
여성=젖소, 몰카까지?… 서울우유의 황당한 시대착오적 광고 논란
  • 김수경
  • 승인 2021.12.08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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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로 변하는 여성, 이를 몰래 촬영하는 남성 등장… "젠더 감수성 결여" 지적
2003년 누드 퍼포먼스 이후 2021년 또 다시 심각한 성차별적 광고로 뭇매
광고 비공개 전환 후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서 비판 이어져
여성이 젖소로 변하는 서울우유 광고. ⓒ서울우유 유튜브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서울우유 광고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해당 광고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젠더 감수성이 심각하게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우유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베일에 감춰져있던 그들의 정체는..? 서울우유 유기농 우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카메라를 든 한 남성 탐험가가 산속을 헤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는 "강원도 철원군 청정지역. 자연 그대로의 깨끗함을 간직한 그곳에서 우리는 마침내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걸 성공했다"고 말하며 흰 옷을 입은 여성들을 멀리서 지켜본다. 이 여성들은 개울가 근처 나뭇잎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고 있다.

이어 남성은 "청정 자연의 깨끗한 물을 마시고 친환경 유기농 식단을 고집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들. 조심스럽게 접근해보기로 하는데"라고 말하며 자신의 카메라로 몰래 이들을 촬영하기 시작한다.

여성이 젖소로 변하는 서울우유 광고. ⓒ서울우유 유튜브

이어 풀밭에서 스트레칭을 하던 여성들이 젖소로 바뀌고 "깨끗한 물, 유기농 사료, 쾌적한 청장 자연 속 유기농 목장에서 온 순도 100% 서울우유, 유기농 우유"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우유를 마시며 웃고 있는 탐험가의 모습을 보여주며 광고는 끝난다.

이 광고가 공개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것이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젖소로 변하는 여성들 틈에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 명 나오기는 하지만, 광고의 전체적인 내용과 분위기를 봤을 때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것이 불쾌하고 역겹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또 여성들의 모습을 몰래 카메라에 담는 남자 탐험가의 모습이 불법촬영 범죄를 연상하게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광고를 본 네티즌들은 "광고수준이 놀랍습니다. 여자를 사람으로 안 보는 수준", "살다살다 이렇게 소름끼치는 광고 처음 봄. 이게 진짜 2021년에 나온게 맞나요? 광고 덕분에 불매합니다. 이런 광고만든걸 자랑이랍시고 댓글 이벤트까지하다니 회사 진짜 대단", "기업과 광고 제작자의 성인지 감수성 없음이 이렇게 드러난다. 젖소=여성으로 비유하는 단순함과 그걸 도촬(도둑촬영)하는 남성까지... 2000년대 초반 누드 퍼포먼스 했던 시절의 감수성에서 조금도 성장하지 못한 광고"라는 댓글을 남겼다.

서울우유 측은 논란이 커지자 8일 오후 해당 동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네티즌들의 비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 2003년 여성 누드모델 3명을 출연시켜 분무기로 상대방 몸에 우유 등을 뿌리는 제품 홍보 퍼포먼스를 펼쳤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해당 광고를 담당했던 직원은 공연음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