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얼마입니까?"… '탄소계산기'의 등장
"당신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얼마입니까?"… '탄소계산기'의 등장
  • 김희연
  • 승인 2021.1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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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수상작으로 살펴 보는 지속가능성
개인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에 기후위기 대응 인식 필요함을 전해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는 '지속가능성 중심의 크리에이티비티 (Sustainability driven creativity)'를 주제로 캠페인 수상작 중 산업에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고 변화를 주도한 여섯 작품을 선정해 더 워크 (The Work)에 소개했다.

더 워크는 "오늘날 크리에이티비티 캠페인은 소비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주제 선정 이유를 밝혔다.

1. H&M 룹 (H&M LOOOP, 2021)
출품사: AKQA 스톡홀름 (AKQA STOCKHOLM)
브랜드: H&M (H&M)
수상: 2021년 칸 라이언즈 부문 디자인 (Design) 부문 그랑프리 외 2개 수상

미국 환경보호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700만 톤의 섬유 쓰레기가 매립지에 버려졌으며 이는 환경 오염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는 친환경 및 윤리적 소비 트렌드에 대응해 지속 가능한 패션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많은 의류 중 87%가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지고 있다.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H&M은 홍콩 리서치 인스티튜트(Hong Kong Research Institute of Technology)와 함께 세계 최초의 매장 내 의류 재활용 시스템인 룹(Looop)을 개발했다.

룹은 낡은 의류를 세척하고 실로 만든 후 새로운 옷을 짠다. 이 기계는 스톡홀름에 위치한 H&M 드로트닝가탄 매장에 전시돼 있으며 소비자들은 적은 비용을 들여 헌 옷을 새 옷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H&M 룹 캠페인은 스웨덴에서 코로나19 규제가 한창이던 때 집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체험을 신청했다.

대행사 AKQA 측은 "재활용 시스템을 직접 경험할뿐만 아니라 재활용 과정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비자와 룹을 연결시키는 몰입형 경험을 만들고자 했다"며 룹 프로젝트에 대해 밝혔다.

2. 2030 탄소계산기 (THE 2030 CALCULATOR, 2021)
출품사: 두코노미 스톡홀름 (DOCONOMY STOCKHOLM)
브랜드: 두코노미 (DOCONOMY)
수상: 2021년 칸 라이언즈 지속가능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부문 그랑프리 수상

기후 위기의 심각성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달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스웨덴의 임팩트 테크 회사인 두코노미는 개인과 기업이 환경에 주는 영향을 교육하고 나쁜 영향을 감소시키는 것을 돕기 위해 임팩트 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두코노미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결정은 탄소 발생량이 적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기 위해서 브랜드는 탄소 발생량을 라벨에 표기해야 한다. 탄소 발생량 라벨을 붙이는 것이 비싸서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비자들을 위해 두코노미는 2030 탄소계산기를 제작했다.

2030 탄소계산기는 누구나 쉽게 제품의 탄소 발생량을 측정할 수 있다. 이는 제조업체에게는 지속 가능한 소싱, 제조 및 유통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소비자에게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 캠페인이 소개된 후 소규모 스타트업부터 몇몇 세계 500대 기업까지 수백 개의 기업이 2030 탄소계산기를 사용했다.

3. addresspollution.org (ADDRESSPOLLUTION.ORG, 2021)
출품사: AMV BBDO 런던 (AMV BBDO LONDON)  
브랜드: 센트럴 오피스 오브 퍼블릭 인터레스트 (COPI, CENTRAL OFFICE OF PUBLIC INTEREST)
수상: 2021년 칸 라이언즈 그랑프로 포 굿 헬스 (Grand Prix For Good Health) 부문 그랑프리 외 5개 수상

런던에서는 매년 대기오염으로 인해 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한다. 대기 오염은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사람들은 이를 무시하곤 한다. 대기 오염 데이터가 있지만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센트럴 오피스 오브 퍼블릭 인터레스트(COPI)는 어떻게 하면 런던 시민들이 대기 오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정부에 조치를 요구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전의 캠페인에서는 건강상의 위험에만 초점을 맞춰 제대로 된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캠페인에서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많이 이야기하는 부동산 가격과 연결시켰다.

이 캠페인은 BBC, 굿모닝 브리튼(Good Morning Britain), 채널 4(Channel 4)와 같은 주요 미디어에서 논의됐고 36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도달했다. 또한 46만5467개 이상의 런던 가구에서 대기질 보고서를 만들었고 이전보다 2배 이상의 부동산이 관리에 들어갔다.

유럽 기후 연합(European Climate Coalition)은 여기에 두 가지 오염 물질을 추가해 전국적으로 시스템을 확장할 수 있는 자금을 지원했고 부동산 중개업자는 대기오염 정보를 공개할 법적 의무를 갖게 됐다.

4. 르노 - 빌리지 일렉트리크 (RENAULT-VILLAGE ELECTRIQUE, 2020)
출품사: 퍼블리시스 콘실 파리 (PUBLICIS CONSEIL PARIS)
브랜드: 르노 (RENAULT)
수상: 2020년 칸 라이언즈 아웃도어 (Outdoor) 부문 그랑프리 외 2개 수상

르노 자동차는 지금 당장 어디서나 전기차를 이용하는 것에 문제가 없음을 사람들에게 알릴 방법을 찾고자 했다.

퍼블리시스 콘실 파리는 프랑스에서 가장 외딴 마을에서 전기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모든 곳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도시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남부 지역에 위치한 애피(Appy) 마을에 100% 전기 자동차 도시를 만들었다.

이 캠페인은 애피의 모든 주민에게 르노 전기차 조에(ZOE)를 3년 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6개월 후 마을을 관찰한 결과, 사람들은 전기차를 이용하는데 자율성 부족이나 인프라 부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며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대행사는 이를 15분짜리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TV와 온라인에 방송해 일반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이 얼마나 쉽고 가능한지를 증명했다.

퍼블리시스 콘실 파리 측은 "지난 몇 년 동안 자동차 산업은 전기 자동차를 판매하는 데 약 10억 유로를 지출했다"며 "사람들은 모두 미래가 전기차에 있다는 데 동의하지만, 오늘날 전기차를 구매할 준비가 된 사람은 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머지 93%는 여전히 더 많은 자율성과 기반 시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대도시에서 전기차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기차 분야의 선두 주자인 Renault는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전기차로의 전환이 현재 어디서나 가능하다는 것을 확신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5. 종이로 된 약병 (THE PRESCRIPTION PAPER PILL BOTTLE, 2021)
출품사: 사치 & 사치 웰니스 뉴욕 (SAATCHI & SAATCHI WELLNESS NEW YORK)
브랜드: 티쿤 올람 메이커스: TOM (TIKKUN OLAM MAKERS: TOM)
수상: 2021년 칸 라이언즈 인더스트리 크래프트 (Industry Craft) 부문 실버 라이언 수상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반적인 약병은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과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프로필렌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이 약병은 사이즈가 작아 재활용 센터에서 사용되는 금속 선별 장치 구멍에서 빠져나와 90%는 재활용되지 않는다.

결국 약병은 매립지나 해양 쓰레기장에 버려지고 분해되는 데 수십 년이 걸려 지구를 오염시킨다. 대행사 사치 & 사치 웰니스 뉴욕은 분해되는 재료인 종이로 된 약병을 만들었다. 종이로 된 약병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 플라스틱, 인공 접착제와 독성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 코팅하지 않는다.  
• 물, 빛, 어린이 보호 포장에 대한 FDA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
• 빈 병은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

사치 & 사치 웰니스 뉴욕은 "종이로 된 약병 출시 이후 사이트 방문 및 다운로드가 24% 증가했다"며 "독립 약국에서 큰 약국까지 종이로 된 약병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 3년 동안 수십억 개의 플라스틱 알약 병을 10%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6.  코드 오브 컨셔스 (CODE OF CONSCIENCE, 2020)
출품사: AKQA 상 파울로 (AKQA SAO PAULO)
브랜드: 인스티투토 라오니 (INSTITUTO RAONI)
수상: 2020년 칸 라이언즈  부문 실버 라이언 외 1개 수상

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보호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자연 보호 구역의 3분의 1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마존과 같은 지역의 삼림벌채가 전례 없는 비율에 도달하고 있다.

인스티투토 라오니(Instituto Raoni)와 캠페인을 대행한 대행사 AKQA 상 파울로는 전 세계 기업 및 NGO와 협력해 숲을 위한 사이버 피난처(Cyber Shield)인 코드 오브 컨셔스(Code of Conscience)를 만들었다. 

코드 오브 컨셔스는 보호 구역에서 대형 차량의 사용을 제한하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이다. 차량에 탑재된 GPS를 사용해 차량이 보호 구역을 침해했을 때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차량의 사용을 제한하고 보호 구역의 감독을 담당하는 기관에 메시지를 보낸다.

코드 오브 컨셔스는 2019년 노벨 평화상 후보이자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운동가인 라오니 메투크티레(Raoni Metuktire)가 등장하는 영상과 함께 2019년 9월 12일 아마존의 날에 출시됐다.

캠페인 결과 라틴 아메리카 정부는 아마존 근처에 사용되는 중장비, 트럭 및 보트에 대해 콘드 오브 컨셔스 이행을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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