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은 왜 영국 최하위 축구팀 '스티브니지'의 스폰서를 자처했을까?
버거킹은 왜 영국 최하위 축구팀 '스티브니지'의 스폰서를 자처했을까?
  • 은현주
  • 승인 2021.07.1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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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하이라이트 담은 랩업(Wrap-Up) 공개
칸 라이언즈, 가상의 게임세계로 침투한 크리에이티브 캠페인 출품 늘어
"크리에이티비티의 가능성 확장하는 기술 응용에 주목"
데이비드 마드리드가 대행한 버거킹의 스티브니지 챌린지. ⓒCannes Lions
데이비드 마드리드가 대행한 버거킹의 스티브니지 챌린지. ⓒCannes Lions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를 주최하는 칸 라이언즈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열린 디지털 축제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Cannes Lions Live)'의 주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5일간의 라이브 기간동안 공유한 세미나 콘텐츠 205편과 전세계 53개국에서 출품한 982개 수상작품들을 모두 분석한 랩업(Wrap-Up) 자료다.

랩업 보고서는 8개 주제를 중심으로 나눠져 있으며 이 주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1500여명 이상의 마케터와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토대로 선정됐다.

칸 라이언즈 한국사무국에서는 각 주제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두번째 주제는 '유행일까 미래일까'(A Fad or the Future?)이다. 

2021년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효과 부문(Creative Effectiveness Lions)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폴 베르지(Jean-Paul Berge) BBDO 아시아 회장겸 CEO는 "테크놀로지는 아이디어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가능하게 하는 촉매제"라고 설명했다.

마케팅 트렌드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WAR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게임을 즐기는 전세계 인구는 약 34억명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팬데믹은 새로운 기술의 적용을 가속화했고 틱톡(TikTok)과 트위치(Twitch)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반의 플랫폼의 성장을 촉진시켰다.

칸 라이언즈는 "사람들이 트위치(Twitch)에서 보내는 시간은 지난해 대비 2배 늘었으며 하루 방문자 중 31%가 Z세대"라고 전했다.

리지 놀란(Lizzie Nolan) 2021 칸라이언즈 미디어(Media) 부문 심사위원은 "게임은 더이상 괴짜(nerds)들만의 영역이 아니"라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빙고 게임을 하거나 다양한 e스포츠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칸 라이언즈는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비티 중, 게임 세계로 브랜드를 확장시킨 버거킹의 스티브니지 챌린지(Stevenage Challenge) 캠페인에 주목했다.

제목: 스티브니지 챌린지(Stevenage Challenge) 
출품사: 데이비드 마드리드(DAVID MADRID)
브랜드: 버거킹(Burger King)
수상: 2020 칸 라이언즈 다이렉트(Direct Lions),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 액티베이션(Brand Experience & Activation Lions), 소셜 & 인플루언서(Social & Influencer Lions) 라이언즈 부문 그랑프리 등 11개 라이언 수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브랜드는 현실 세계뿐만 아니라 가상세계에서도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칸 라이언즈는 현실 세계에서의 게임의 인기를 반영해 최근 '다이렉트 부문'(Direct Lions) 하위 카테고리에 게임 부문(Gaming)을 추가했다. 버거킹의 '스티브니지 챌린지' 캠페인은 게이밍(Gaming) 카테고리에 출품해 올해 다이렉트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이다.

버거킹은 2018년 영국 축구 4부리그에 해당하는 그다지 성적이 좋지 않은 스티브니지팀 후원사로 참여했다. 유명 축구팀의 후원사로 참여하는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만 가능한 일이지만 버거킹은 스티브니지팀을 후원함으로써 전 세계 축구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FIFA 20' 게임 속 선수 유니폼에 버거킹 로고를 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이머들은 FIFA20 커리어 모드를 통해 현실 세계의 소속팀과 무관하게 각자 원하는 선수들을 한팀으로 구성해 경기를 진행 할 수 있다. 버거킹은 이러한 기능을 잘 이해했고 게이머들이 스티브니지팀으로 경기를 뛰고 골을 넣으면 보상으로 버거킹 앱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스티브니지 챌린지'를 진행했다.

FIFA20 게임 론칭 이후 트위터에는 약 2만5000여개의 스티브니지 챌린지 골 득점 비디오가 공유됐다. 현실 세계에서 최하위 성적을 기록했던 스티브니지팀은 온라인 상에서 단숨에 최강팀이 될 수 있었다.

칸 라이언즈는 "버거킹의 스티브니지 챌린지 캠페인으로 스티브니지 축구팀 역사상 최초로 팀 유니폼 티셔츠가 품절되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버거킹 로고가 그려진 스티브니지 유니폼. ⓒStevenagefc.com
버거킹 로고가 그려진 스티브니지 유니폼. ⓒStevenagefc.com

이어 칸 라이언즈는 "버거킹은 현실 세계에서의 스폰서십을 활용해 게임이라는 가상세계에도 큰 영향력을 끼쳤다"며 "게임이 인기를 끌며,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구분하는 경계가 희미해졌다"고 밝혔다.

버거킹뿐만 아니라 다이렉트 부문에서 게임 관련 수상작은 50여편 가량이 된다.

데비 반 데븐(Debbi Vandeven) 2021 칸 라이언즈 소셜&인플루언서 부문 심사위원장은 "우리가 얼마나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현실과 가상현실을 오가는 내용을 그린 영화)에 가까워졌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그러나 많은 브랜드들이 가상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시장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칸 라이언즈 랩업 자료는 칸 라이언즈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칸 라이언즈가 새롭게 론칭한 '라이언즈 멤버십'을 구독하면 '칸 라이언즈 라이브' 프로그램과 칸 라이언즈에서 발행하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들을 1년 내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라이언즈 멤버십' 등록비는 249 유로(한화 약 33만7000원)이며,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의 일환으로 30대 미만에게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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