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타고 '칸 라이언즈 라이브'로 떠나자
메타버스 타고 '칸 라이언즈 라이브'로 떠나자
  • 권경은 기자
  • 승인 2021.06.22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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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6월 21~25일까지 100% 디지털로 열려
'메타버스' 기술 접목해 글로벌 커뮤니티와 네트워킹
"아직은 어색한 사용감… 향후 잠재력 기대"
스페이셜 웹으로 접속하면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가상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Cannes Lions
스페이셜 웹(Spatial Web)으로 접속하면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가상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Cannes Lions

"메타버스(Metaverse)가 뭐야? 난 새로 생긴 광역버스인 줄 알았어."

IT와는 거리를 쌓고 사는 친구조차 ‘메타버스’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다고 했다. 메타버스가 요즘대세임이 확실하다. ‘메타버스’는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라는 단어 –자동차 버스가 아니라- 에서 “하나’라는 의미를 갖는 접두사 ‘uni’를 뺀 후, 초월적(beyond)인 것을 의미하는 ‘메타(meta)’ 접두사를 결합시켜 만든 말이다. 

1992년 미국의 공상과학 소설인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스노우 크래쉬>의 주인공은 미국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아바타로 존재하는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를 오가며 활약한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 위에 얹어져 연동되는 가상 공간이다. 물리적 세계와 맞물려(seamless) 돌아가는 공간으로서 가상의 공간일 수도 있고 물리적 공간을 재현한 형태일 수도 있다.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가상 공간 안에서 아바타를 이동시킬 수 있는 조작버튼. ⓒCannes Lions
2021 칸 라이언즈 라이브 가상 공간 안에서 아바타를 이동시킬 수 있는 조작버튼. ⓒCannes Lions

 2021년 칸 라이언즈 라이브의 메타 버스 공간은 후자형, 즉 칸을 재현한 공간으로 보인다. 프랑스 칸(Cannes)의 복제형 공간을 통해 칸에서의 경험과 유사한 경험들을 제공하고자 한 듯 하다. 키보드나 조이스틱을 조작하여 행사장의 메인 무대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듣거나 세미나 룸으로 가서(teleport) 강연을 들을 수 있다. 

또한 같은 세미나 룸에 들어와 있는 다른 온라인 참관단들과 채팅이나 화상 대화를 할 수 있다. 프로필 이미지를 설정하면 하단에 원형으로 아바타로 나타나고, 웹캠을 켜면 아바타 위에 화면이 더해지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여주게 된다. 해변 지역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해변 지역에서 요트를 타거나 야자수로 둘러싸인 빌라를 둘러 보다 보면 구석 구석에서 반짝 반짝 빛나는 코인을 발견하게 된다. 

해변에 떠있는 코인을 가져오면 스페이셜 웹상에 있는 가상 월렛에 저장할 수 있다. ⓒCannes Lions
해변에 떠 있는 코인을 가져오면 스페이셜 웹상에 있는 가상 월렛에 저장할 수 있다. ⓒCannes Lions

바톰즈(Vatoms)의 공간 웹 솔루션 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 기술이 구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톰즈의 NFT(Non Fungible Token) 코인들이 대규모로 곳곳에 드랍(drop)되어 있으므로 클릭해 전자 지갑에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메타버스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3D 웹이다. 

3D 웹을 지칭하는 여러 용어들이 있었지만 메타버스 개념이 기존의 공간 기반 웹과 다른 점은 보다 스마트한 쌍둥이 공간(Smart Twin)이라는 점이다. 데이터 면에서는 블록체인 (BlockChain) 기술을, 로직에서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t)을, 인터페이스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기술이 결합되어 구현되는 3D 웹이라고 할 수 있다(René & Mapes, 2019). 이러한 새로운 기술들이 맞물려 구현될 때 메타버스는 웹 2.0과 전적으로 다른 단계, 그리고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René & Mapes, 2019).  

칸 라이언즈 라이브 첫 날, 3D 웹 공간을 통해 칸 행사장과 해변을 둘러보았다. 인터페이스는 인공적인 느낌이었고 이동의 방식도 익숙치 않아 처음엔 불편했다. 작은 세미나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 진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세미나 룸에서 우연히 마주친 참관단 중 한 명은 “Awkward(여기 이상해)”라는 채팅을 보내기도 했다. 

앞으로 이런 공간에 사람들이 몰릴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공간을 둘러보고 나올 때는 그사이 익숙해 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2009년 칸에서 트위터가 소개되었던 때가 생각났다. 

2009년 칸 라이언즈 세미나에는 트위터 창립자 ‘비즈 스톤(Biz Stone)’이 연사로 나왔고 질의 응답을 스크린을 통해 했었다. 참관단들이 핸드폰으로 보낸 질문이 화면에 뜨면 이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당시 “그냥 손 들고 질문하지? 왜 불편하게 문자를 보내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나도 같은 방에 있는 친구나 동료에게도 톡을 보내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칸은 혁신적 미디어를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칸 무대에 오른 미디어 브랜드들은 향후 몇 년간 영향력을 미치곤 한다. 메타버스는 앞으로 어떤 영향력을 미치게 될까?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는 한 3D 웹은 적어도 이런 국제 행사의 경우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것은 분명한 듯 하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단지 가상현실의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데이터, 로직, 인터페이스, 프로토콜, 프로그래밍 모든 면에서 새로운 기술이 구현되어 생기는 새로운 체제이다. 따라서 그 잠재력이 현실로서 실현될 때는 아직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권경은 객원 기자·국민대학교 겸임교수]

참고문헌
Rene, G., & Mapes, D. (2019). In the Spatial Web: How Web 3.0 Will Connect Humans, Machines, and AI to Transform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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