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애드 정성수 대표 "디지털 시대의 광고·마케팅, 전문성의 영역 넓어진다"
HS애드 정성수 대표 "디지털 시대의 광고·마케팅, 전문성의 영역 넓어진다"
  • 김수경
  • 승인 2021.06.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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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광고학회 'ACE' 토크 두 번째 주자 HS애드 정성수 대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불러온 광고 업계의 위기와 기회에 대한 인사이트 공유
한국광고학회 'ACE' 토크 시리즈 두 번째 주자로 나선 HS애드 정성수 대표(우)와 사회자 인하대학교 김상훈 교수. ⓒ한국광고학회

"누군가는 TV 광고 시대가 저물고 디지털 광고 시대가 왔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 영역을 구분짓기보다 디지털 시대의 광고,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이라고 해야 더 분명한 지향점이 보일 것입니다."

정성수 HS애드 대표이사가 지난 17일 오후 한국광고학회의 'ACE' 토크 시리즈에 출연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은 광고 산업의 위기와 기회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이 날 사회를 맡은 인하대학교 김상훈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속화 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응하는 광고업계의 현황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정성수 대표는 "과거에는 TV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인지시켰지만 요즘은 모바일로 브랜드를 검색하고 실시간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났다"며 "이제는 개인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커머스나 SNS를 통한 고객의 구매 전환을 올릴 수 있는지 그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니 마사지기 클럭이나 수분 충전 음료 링티의 경우,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시작했지만 이 브랜드들이 최근 TV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며 "디지털 광고로 큰 관심을 끌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타깃 모수가 줄어들거나 디지털 상의 자극이 줄자, TV 광고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알릴 필요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유효한 TV 광고 매출로 직결시킬 수 있도록 활용한 사례"라며 "디지털 광고와 전통 TV 광고간의 융합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지난 2019년 컨설팅 업체 액센츄어(Accenture)가 광고대행사 드로가5(Droga5)를 인수한 사례를 들며 "당시 액센츄어는 컨설팅과 테크에 강하지만 크리에이티비티가 발휘되기는 힘들다고 말했고, 드로가5는 스토리텔러로서 좋은 크리에이티비티를 갖고 있지만 클라이언트가 데이터를 주지 않아 어려운 점이 있다는 얘길 했다"며 "두 회사는 이제 한 팀으로서 새로운 경험의 고객 여정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몇 해 전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 뉴욕 오피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딜로이트의 회사 슬로건은 크리에이티브 디지털 컨설턴시(creative digital consultancy)였다"며 "전통적인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는 클라이언트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크리에이티비티라는 새로운 영역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 사례처럼 결국 모든 수단들이 융합돼서 디지털 시대의 광고의 핵심인 구매 결정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해졌다"며 "TV광고를 대체하는 디지털 광고의 시대가 아닌, TV광고와 융합된 디지털 광고의 시대인 것이다. 이는 광고 전문성의 영역이 더 넓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역설했다.

HS애드 정성수 대표. ⓒ한국광고학회

HS애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아 회사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정 대표는 "HS애드라고 하면 전통매체(ATL) 전문 에이전시로 생각하지만 올해 사업 결과를 예측해보니 ATL 비중은 전체 매출의 33%였고 디지털 영역이 42%였다"며 "점점 디지털 영역 비중이 올라가면서 데이터 관련 인력도 계속해서 충원하고 있고 고객의 경험을 데이터로 진단하고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등 CX(Customer eXperience) 부문의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 업계는 분명 큰 변화를 맞았지만 광고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정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광고업의 본질은 컨슈머 센싱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를 움직이기 위한 유효한 모든 수단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시대의 광고 캠페인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전통적 방식은 물론,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까지 잘 할 수 있는 융합형 플레이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30여년 간 광고업계에 종사해 온 정성수 대표는 업의 전문성과 자존감을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광고인으로서 자존감을 가지려면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즉 캠페인의 결과와 성과가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광고주가 좋다고 해서, 광고주가 시킨다고 일을 해서는 안된다. 이는 전문성의 열망을 스스로 포기하고 자존감 또한 스스로 망가뜨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HS애드 입사를 꿈꾸는 예비 광고인들에게 "스펙이나 경력, 역량도 중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광고 일이 과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광고라는 일을 그냥 직장으로 선택할지, 자신의 업으로 선택할지를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광고를 좋아하고 광고 DNA를 계속 유지해가고 싶어하는 재목인가를 심층적으로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광고회사가 힘든 3D 업종이란 이야기도 많이 있다. 물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망이 없다면 광고회사는 분명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직장이 아닌, 업의 관점에서 광고를 선택했다면 액티브하고 에너제틱하게 일할 수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과제와 새로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광고회사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 52시간제 도입과 코로나19 이후 재택 근무가 시행되면서 야근이나 주말 근무가 사라지고 재택이 활성화되는 등 광고회사의 업무 환경이 많이 변화했다는 설명도 함께 전했다.

사회자인 김성훈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광고산업의 진흥을 위해 어떤 논의가 필요한지에 대해 물었다.

정성수 대표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위기이기도 하고 기회이기도 하다"며 "개인적으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의 변화는 전문성의 영역이 넓어지는 계기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아쉬운 것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마케팅을 하기에 기존의 커미션을 기반으로 한 광고 대행 수수료 제도가 디지털 광고 시대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디지털 마케팅은 훨씬 더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더 긴 시간이 필요하며 고도의 솔루션을 만들어야 하는데, 기존의 매체 수수료 체계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마케팅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광고업계의 수익모델에 대해 업계와 학계가 같이 고민하고 토론하고 솔루션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30여년 전 신입사원으로 광고업을 처음 시작했을때, 동기들끼리 조를 짜서 실습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했던 때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전 날 잠을 5분도 못 자고 발표를 해야했던 중압감 때문에 정말 죽을것 같았는데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고 나니 에너지와 성취감이 생겼다. 그 때의 그 감정이 지금까지 계속 광고를 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요즘 신입사원들의 실습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보면 연륜 없이도 경이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MZ세대의 우수성을 느낀다"며 "후배들이 초심을 잃지 않도록 그 기억을 유지해 나가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광고학회가 진행하는 'ACE' 토크 시리즈는 광고계를 대표하는 기업 CEO와의 일대일 대담 프로그램이다. 'ACE' 토크 시리즈에는 국내 광고산업을 이끌고 있는 광고대행사, PR대행사 및 매체대행사 등 10개 기업의 CEO들을 매달 한 명씩 초대해 광고계의 주요 현안과 향후 발전방향, 기업경영원칙, 후배광고인을 조언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축적된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지난달 'ACE' 토크 시리즈 1화에는 제일기획의 유정근 대표와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한상필 교수가 출연해 국내 광고산업이 직면한 위기와 현안에 대해 심도깊은 대담을 펼쳤다.

광고학회의 'ACE' 토크는 매달 광고학회 공식 유튜브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다음화에는 시너지힐앤놀튼 코리아의 정현순 대표가 출연할 예정이다.

지난 1989년 발족한 한국광고학회는 광고, 홍보, 마케팅, 소비자 분야의 국내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학회로서 광고 및 광고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광고산업 및 학술연구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학술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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