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 익는 시간 '3분', 소비자의 마음을 훔친 '만화 광고' 전략
라면이 익는 시간 '3분', 소비자의 마음을 훔친 '만화 광고' 전략
  • 김희연
  • 승인 2021.06.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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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라면 포장지에 3분 만화 넣어 만화책 핵심 타깃층 공략
새로운 매체를 미디어 수단으로 활용한 아이디어 돋보여
2002 칸 라이언즈 미디어 부문 브론즈 수상

[칸 뉴노멀] 코로나19 위기 상황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경제와 문화가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으며 사람들의 생활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칸 라이언즈에서 공개된 글로벌 크리에이티비티를 통해 뉴노멀 시대를 위한 다양한 영감(inspiration)을 제안합니다.

칸 라이언즈 코리아는 소비자가 제품을 이용해보도록 유도하는 창의적이고도 매력적인 샘플링 기법을 사용한 역대 수상작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기 전에 먼저 써 볼 수 있도록 샘플을 제공하는 샘플링 이벤트는 소비재 업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홍보 전략이다. 칸 라이언즈 수상작들은 혁신적인 샘플링을 통해 유머러스하게 소비자들과 의사 소통하고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도록 만들었다. 

3 Minutes Comic.ⓒCannes Lions
3 Minutes Comic.ⓒCannes Lions

3. 매거진 (Magazine)
수상내용: 2002 미디어(Media) 부문 골드(Gold)
출품사: 덴츠(Dentsu Tokyo) 
광고주: 쇼가쿠칸 (Shogakukan)

일본의 주요 출판사 중 하나인 쇼가쿠칸(Shogakukan)은 사전, 문학, 그림책 외에도 '포켓몬스터', '도라에몽', '피구왕 통키' 등을 게재한 만화 잡지사로도 유명하다. 쇼가쿠칸은 10·20대 남성들의 만화 잡지 구독률 및 매출 증대를 위해 전통적인 홍보 방법이 아닌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일본 내 만화 잡지의 최대 유통 채널은 편의점이다. 광고대행사 덴츠는 만화 잡지와 인스턴트 라면 간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만화잡지를 소비하는 주요 독자와 인스턴트 라면을 즐기는 소비자층이 10·20대 남성들로 동일했다. 덴츠는 인스턴트 라면을 새로운 미디어로 삼아 제품 안에 짧은 만화를 넣기로 했다.

라면이 익는 동안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3분.

덴츠는 인스턴트 라면 제조사와 협력해 이 지루한 시간을 달래줄 '3분 만화(3 Minutes Comic)'를 제품 포장지 안에 넣었다. 청년층을 타깃으로 한 빅 코믹 만화 500만개를 인스턴트 라면 포장지에 담아 일본 편의점의 95%에 해당하는 4만3000개의 편의점에 배포했다.

이 캠페인은 미디어 예산 없이 진행됐지만 당시 TV에 소개됨으로써 큰 화제가 됐다. 이후 만화 잡지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물론, 전년도 대비 인스턴트 라면 판매량도 증가했다.

쇼가쿠칸의 '매거진' 캠페인은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지난 2002년 미디어 부문 골드 라이언을 수상했다. 칸 라이언즈는 당시 이 캠페인이 저예산으로 진행된 효과적이면서도 새로운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오는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100% 디지털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