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펩시와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2인자 펩시가 코카콜라에 보내는 도전장
"햄버거, 펩시와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2인자 펩시가 코카콜라에 보내는 도전장
  • 김수경
  • 승인 2021.06.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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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 코카콜라 제공하는 맥도날드·버거킹·웬디스에 러브콜
햄버거 포장지 속 '펩시' 로고 포착해 '펩시' 브랜드 메시지 강조
2위 브랜드로서 1위 코카콜라의 아성에 꾸준히 도전하는 크리에이티브 선봬
베이너 미디어(VaynerMedia)·알마(Alma) 대행
#BetterWithPepsi 캠페인. ⓒ펩시

"햄버거, 펩시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코카콜라(Coca-Cola)가 장악하고 있는 햄버거 시장에 펩시(Pepsi)가 강렬한 도전장을 냈다. 펩시는 코카콜라를 제공하고 있는 세계 3대 햄버거 체인인 맥도날드(Mcdonald's)와 버거킹(Burger King), 웬디스(Wendy's)의 대표 마스코트들을 광고에 등장시키며 펩시를 선택해 줄 것을 호소했다.

1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Adage) 보도에 따르면 펩시는 'Better with Pepsi' 캠페인을 선보이고 펩시를 제공하지 않는 햄버거 체인들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 캠페인에는 맥도날드의 '로날드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킹', 웬디스의 '웬디'를 유추할 수 있는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얼굴이 나오지는 않는다. 각 마스코트의 한쪽 손에는 브랜드의 대표 햄버거인 '빅맥'과 '와퍼', '데이브 싱글'이 있고, 반대쪽 손에는 펩시가 들려 있다. 

#BetterWithPepsi 캠페인. ⓒ펩시

또 다른 광고 이미지에는 3개의 햄버거 체인의 포장지에서 발견한 펩시의 브랜드 로고를 강조한다. 구겨진 햄버거 포장지 속에 펩시를 상징하는 빨간색, 흰색, 파란색으로 이뤄진 지구촌 로고가 등장하며 펩시는 'Better With Pepsi'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햄버거 브랜드 마스코트들이 등장한 광고는 베이너 미디어(VaynerMedia)가, 햄버거 포장지 속 펩시 브랜드 로고를 강조한 광고는 알마(Alma)가 각각 대행했다.

토드 카플란(Todd Kaplan) 펩시 마케팅 부사장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다루기 꺼려했던 사실에 주목 할 필요가 있었다. (3개 햄버거 체인) 모두 펩시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그러나 펩시는 도전적인 브랜드로서 위대한 유산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근 많은 소비자들이 패스트푸드를 가정에서 배달해 먹고 있다. 펩시 측은 이러한 소비 패턴 변화가 펩시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카플란 부사장은 "집에서 햄버거를 주문할 때 음료수나 감자 튀김 등의 옵션은 주문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가정 내 소비로의 전환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줄 수 있다"며 "햄버거는 펩시와 먹었을 때 더 잘 어울린다"고 강조했다.

펩시의 이번 광고 슬로건인 'Better With Pepsi'는 지난 8월 펩시가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펩시가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즐겨먹는 23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약 60%는 맥도날드의 '빅맥', 버거킹의 '와퍼', 웬디스의 '데이브 싱글'을 먹을때 코카콜라보다 펩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펩시는 맛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들이 '코카콜라보다 펩시가 햄버거의 맛을 더 향상시킨다'고 동의한 사실을 강조했다.

카일 셰딕스(Kyle Shadix) 펩시코(PepsiCo) 글로벌 음료 부문 연구 소장은 "펩시의 독특한 맛과 산뜻한 시트러스 성분은 지방을 분해하고, 육즙이 많은 햄버거에 신선하고 깨끗하면서도 즐거운 맛을 선사한다"고 밝혔다. 

Pep’s Place. ⓒ펩시

펩시는 최근 온라인 사이트 '펩스 플레이스(Pep's Place)'를 오픈하고 펩시 음료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햄버거와 사이드 메뉴, 디저트 등을 추천해주고 있다. 

#BetterWithPepsi 캠페인. ⓒ펩시

현재 미국 10대 버거 체인점 중 컬버스(Culver's)를 제외한 9곳 모두 펩시가 아닌, 코카콜라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코카콜라가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는 창업자인 '레이 크록(Ray Kroc)'이 1955년 일리노이주에서 맥도날드 체인점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쭉 코카콜라를 제공해오고 있다. 맥도날드는 2007년 펩시코의 다른 음료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펩시나 다이어트 펩시를 매장에서 제공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지난해 처음으로 버거킹 매출을 앞지르며 미국 내 2위 햄버거 브랜드가 된 웬디스는 1986년 펩시의 모회사가 경쟁사인 KFC를 인수하자 매장에서 제공하는 콜라를 펩시에서 코카콜라로 교체했다. 버거킹은 1983년부터 1990년까지 펩시를 제공했지만 이후 코카콜라로 바꿨다.

펩시는 1975년부터 시작한 '펩시 챌린지 맛 테스트' 등을 통해 2인자로서의 위치를 인정하는 동시에, 1위 업체인 코카콜라의 아성에 꾸준히 도전하는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선보인 슈퍼볼 광고 'More than OK'에서도 2위 브랜드로서의 위치를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 이 광고는 고객이 식당에서 콜라를 주문하려고 할 때 직원들이 "펩시도 괜찮나요?(Is Pepsi OK?)"라고 묻는 것이 당연시되는 현실에 반기를 들었다.

광고 모델로 등장한 배우 스티브 카렐(Steve Carell)은 직원의 문구에 강한 이의를 제기하며 "펩시는 괜찮은 것 그 이상(Pepsi is more than OK)"이라고 말하며 펩시의 맛을 강조했다. 펩시의 2019년 슈퍼볼 광고는 굿비 실버스타인 & 파트너스(Goodby, Silverstein & Partners)가 대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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