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육엔 보쌈김치, 칼국수엔 겉절이 찾는 요즘 입맛 노렸죠"… 종가집 '김치공방'
"수육엔 보쌈김치, 칼국수엔 겉절이 찾는 요즘 입맛 노렸죠"… 종가집 '김치공방'
  • 김수경
  • 승인 2021.05.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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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마케팅만 11년째"… 대상 마케팅실 박관우 과장 인터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김치 시장 성장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맞춤형' 김치에 대한 니즈 확인
"내가 원할때 원하는 만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의 김치 브랜드"
대상 마케팅실 박관우 과장. ⓒ브랜드브리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국내 식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외식 대신 배달음식을, 마트 대신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집밥'의 중요성이 도드라졌다.

한국인의 밥상에 매일 오르는 김치도 새로운 변화를 마주했다. 최근 소비자들은 집 냉장고에서 늘 꺼내먹던 평범한 김치 대신 수육에는 보쌈김치를, 칼국수에는 겉절이를 찾기 시작했다. 밑반찬이 아닌, 특정 상황에 따라 독립적인 요리로써 김치를 밥상에 올리는 것이 트렌드가 된 것이다.

국내 1위 김치 브랜드 '종가집'을 운영하는 대상은 최근 맞춤형 김치 브랜드 '종가집 김치공방'을 론칭하고 달라진 '요즘 입맛' 잡기에 나섰다.

뉴데일리경제 브랜드브리프팀은 11년째 종가집 김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대상 마케팅실의 박관우 과장을 만나 '김치공방'의 브랜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박관우 과장은 "코로나 이후 온라인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김치 구매 패턴에 큰 변화가 왔다"며 "1인 가구의 증가로 소량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이 두가지 트렌드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김치의 영역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러 소비자 지표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소비자들은 내가 먹고싶은 특정 요리, 내가 원하는 맛에 딱 어울리는 김치를 선택해 구매하기 시작했다"며 "맞춤형 김치가 아직까지는 작은 시장이지만, 종가집이라는 신뢰도 높은 브랜드를 새로운 트렌드에 접목시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종가집 김치공방'이다. 원하는 맛의 김치를 필요한 양만큼 주문하면 당일 담가 출고한다. 한끼 식사에 알맞은 300g부터 주문이 가능해 다양한 김치를 맛 볼 수 있다. 태양초·태양초전라도·매운맛 포기김치, 갓담근 생생아삭·잘익은 톡톡아삭김치, 보쌈·열무얼갈이·총각김치, 고갱이·통얼갈이 겉절이 등 10종의 맞춤형 김치를 전용 제조라인에서 김치 전문가가 직접 담근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맞춤형 김치인 만큼 '김치공방'의 가격은 일반 포기김치를 기준으로 기존 종가집 포장 김치에 비해 약 10% 가량 높게 책정됐다. '김치공방'은 대상 온라인몰 '정원e샵'과 카카오메이커스 등 다양한 커머스 채널에 입점해있다.

종가집 김치공방. ⓒ대상

박 과장은 "오프라인 매장은 진열 공간이 한정 돼 있고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을 취급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김치를 선보이는 데 제약이 많았다"며 "김치공방은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다양한 김치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김치 브랜드"라고 정의했다.

이어 "봄에는 봄동달래 겉절이, 여름에는 열무 얼갈이 김치가 정말 맛있는데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이런 제철 김치를 선보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김치공방은 계절마다 가장 맛있는 원료로 만든 제철 별미 김치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양성과 함께 '김치공방'이 가장 주안점을 두는 브랜드 핵심 가치는 신선함이다.

그는 "소비자가 주문하는 즉시 김치를 담가 당일 출고하기 때문에 갓 담근 김치의 맛이 핵심"이라며 "소비자 반응 중 '겉절이가 신선하고 정말 아삭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어찌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김치공방의 핵심 콘셉트를 우리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의 입에 제대로 전달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던 중요한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대상 마케팅실 박관우 과장. ⓒ정상윤 기자

고급형 김치 시장에서 첫 발을 뗀 '김치공방'은 브랜드를 넘어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박관우 과장은 "국내 김치 시장은 B2C 기준 2000억원 규모다. 김치공방은 이의 5% 가량인 연간 100억원의 매출을 올해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수도권 거점마다 센트럴 키친을 만들어 전국 어디서 주문해도 갓 담근 신선한 김치를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안착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11년여 간 김치 마케팅을 담당해오면서 김치 시장의 변화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봐왔다.

닐슨에 따르면 종가집은 2020년 기준 3023억원 규모 국내 김치 시장에서 점유율 41.5%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0년 1억4451만 달러를 기록한 김치 수출액 중 종가집 비중은 41%에 달해 1위를 기록했다.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지만 CJ제일제당과 다양한 자체브랜드(PB)의 등장으로 김치 시장 경쟁은 계속해서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한국인의 1인당 하루 평균 김치 섭취량도 매년 줄고 있다는 점도 김치 업계의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가집은 김치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알몸으로 배추를 절여 논란이 된 중국산 김치 파문으로 국산 김치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진데다, 김치를 직접 담가먹지 않고 사먹는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박 과장은 "김치 마케팅만 11년째 해오고 있다. 초반에는 종가집이 워낙 독보적인 1위 김치 브랜드였기 때문에 조금은 정체됐던 부분이 있었던게 사실"이라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국내 김치 상품화율은 30% 미만이다. 두부가 9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김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본다"며 "김치공방처럼 소비자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숨겨진 니즈를 발견해 김치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면 종가집의 성장 모멘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종가집은 세계김치연구소, 서경덕 교수, 김태호 PD 등이 참여한 김치 다큐멘터리 '김치유니버스'를 선보였다"며 "김치 1위 브랜드로써 김치 종주국인 한국의 김치 역사와 문화, 글로벌 위상을 알리는 활동도 꾸준히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상 마케팅실 박관우 과장. ⓒ정상윤 기자